미국 정부가 미국의 적대 정책이 북한 인권 증진의 장애물이라는 북한의 비난을 일축했습니다. 북한 인권이 세계 평화 및 안보와 불가분의 관계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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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는 14일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권위주의 국가 중 하나”라면서 “북한의 인권 상황은 개탄스럽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이 최근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보편적 정례 인권 검토(UPR) 국가보고서에서 미국을 비난한 것과 관련한 VOA의 논평 요청에 “미국은 인권을 외교 정책의 중심에 두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The United States is committed to placing human rights at the center of our foreign policy. The DPRK is among the most repressive authoritarian states in the world. Its human rights situation is deplorable.”
대변인은 이어 “북한 인권 기록은 국제 평화 및 안보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수십 년 동안 미국은 가장 취약한 계층을 포함한 북한 주민들의 인권과 존엄을 증진하고 개선하며, 북한의 끔찍한 인권 기록에 가장 책임이 있는 자들에 대한 책임 추궁을 촉진하는 노력을 지지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The DPRK human rights record is inextricably linked to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For decades the United States has championed efforts to promote and improve respect for the human rights and dignity of North Koreans, including members of the most vulnerable populations, and to promote accountability for those most responsible for the DPRK’s egregious human rights record.”
이어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인권 침해와 학대를 기록하며, 북한의 초국가적 억압에 대응하고, 북한 안팎으로의 독립적인 정보의 흐름을 증가시키며, 북한 인권 침해와 학대에 대한 책임 규명을 촉구하기 위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인권을 포함한 모든 사안에 대해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의향이 있음을 거듭 밝힌다”고 말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We continue to work with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o raise awareness of DPRK human rights issues; document violations and abuses; counter DPRK transnational repression; increase the flow of independent information into, through, and out of the DPRK; and promote accountability for the DPRK’s human rights violations and abuses. The United States reiterates its willingness to resume dialogue with the DPRK, without preconditions, on any issue, including human rights.”
북한은 지난 9일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UPR 국가 보고서에서 “정치∙경제∙문화 모든 분야에서 주민들이 자신의 권리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조건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달성했다”고 주장했습니다.
UPR은 193개 유엔 회원국들이 4년 또는 4년 반마다 돌아가며 서로의 인권 상황과 권고 이행 여부 등을 심사하는 제도입니다.
북한은 지난 2019년 3차 UPR을 했고, 오는 11월 4차 UPR을 앞두고 있습니다.
북한은 그간의 권고 이행 결과와 향후 계획 등을 담은 국가 보고서를 4차 UPR에 앞서 제출하면서, 미국과 한국, 일본 등 ‘적대 세력’들의 적대 정책이 북한 인권 증진의 도전 과제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보고서에서 “적대 세력들이 자행해 온 고립과 억압, 군사적 위협, 봉쇄와 압박의 지속적인 움직임은 북한의 주권과 발전 이익, 그리고 평화로운 삶에 대한 인민들의 권리에 대한 가장 심각한 도전이자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적대 정책을 끈질기게 추구해 왔으며, 사회주의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해 필사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며 “이런 움직임에는 일본과 한국과 같은 다른 적대 세력들도 동참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한국과 기타 적대세력들의 음모의 결과로 2003년부터 매년 유엔 총회와 인권이사회에서 강제로 채택된 반북 ‘인권 결의안’은 우리 국가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사회주의를 전복하려는 가장 적대적이고 정치화된 수단”이라면서 “이것은 북한 주민들의 인권 향유와 국제협력을 위한 북한의 노력과 열의에 심각한 장애를 조성하고 있다”고 강변했습니다.
북한 인권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북한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14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김씨 일가 정권은 세계 최악의 인권 기록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들이 인권과 정의의 낙원이라고 주장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은 비정부기구, 시민사회단체나 민주 정부의 모든 연구와 조사들이 미국의 음모일 뿐이라고 주장한다”며 “이건 터무니없는 주장이며, 북한에는 인권 보장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This is a very common pattern as far as the North Korean regime is concerned. While the Kim family regime has one of the worst human rights records in the world they claim to be a paradise of human rights and justice. They claim that all of this research and investigation by non governmental organizations, civil society organizations, democratic governments, it's nothing but a conspiracy by the United States. A US conspiracy, this is nonsense. There is no such thing as human rights compliance in North Korea.”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또 지난해 10월 9일 중국 정부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폐막식 직후 탈북민 수백 명을 북중 접경 지역에서 강제 북송한 것과 관련해선 “우리는 수십 년간 (강제 북송 등) 이 문제를 매우 철저하게 기록해 왔다”면서 “체포돼 강제 북송되면 탈북민들은 가혹한 심문과 고문, 구타, 투옥 등에 시달린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국 남성과의 사이에서 임신한 여성에게 가해지는 강제 낙태와 영아 살해와 같은 야만적인 관행이 철저하게 기록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는 11월로 예정된 4차 UPR과 관련해선 “북한이 인권 상황이 개선됐다는 일반적인 주장을 하기 전에 2019년 UPR에서 나온 권고 사항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019년 3차 UPR 당시 북한은 구금시설에 대한 인도주의적 접근을 허용하라는 아일랜드 정부의 권고를 수용했는데, 이것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북한은 당시 UPR 답변서에서 국제사회가 제시한 262개 권고 중 63개를 거부하고 199개 중 132개를 수용해 이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지금까지 뚜렷한 개선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