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 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이번 주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난민기구(UNHCR) 집행위원회 연례 회의가 열렸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유엔난민기구와 집행위원회, 난민 현황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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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난민기구”
유엔난민기구는 분쟁과 박해, 기근 등으로 강제로 집을 떠나게 된 실향민들의 생명을 구하고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기구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945년 유엔이 창설된 지 5년 만인 1950년 출범했습니다.
유엔난민기구의 공식 명칭은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Office of the High Commissioner for Refugees)인데요. 유엔난민고등판무관 사무소라고 부르기도 하고요. 최근에는 유엔난민기구라는 명칭이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유엔난민기구를 이끄는 최고대표의 임기는 5년입니다. 유엔난민기구는 1950년 창설된 이래 지금까지 11명의 최고대표가 이끌어왔는데요. 현재 난민기구 수장은 이탈리아 출신 11대 필리포 그란디 대표입니다.
그란디 최고대표는 2016년 1월 유엔총회에서 처음 선출된 후 두 차례 연임했고요. 내년 12월 31일로 임기를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를 지낸 바 있습니다.
“집행위원회, 엑스콤(ExCOM)”
유엔난민기구 집행위원회는 영어 ‘Executive Committee’의 글자를 따서 ‘엑스콤(ExCOM)’이라고 줄여 부르기도 합니다.
유엔난민기구의 활동을 위한 실질적 기구라고 하겠습니다.
유엔난민기구 집행위원회는 1950년 유엔난민기구가 설립된 후 그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1958년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에서 결의를 채택하고 1959년 1월 1일 공식 출범했는데요. 집행위원회는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에 의해 설립됐지만, 총회나 ECOSOC의 정책 결정 기능을 대신하지 않고요. 독자적인 집행, 자문 기능을 수행합니다.
집행위원회는 매년 한 차례 스위스 제네바에서 전체 회의를 합니다. 하지만 산하에 상임위원회를 두고 필요할 때마다 여러 차례 회의를 갖습니다.
연례 전체 회의에서는 상임위원회의 전년도 업무를 검토하고, 향후 1년 간의 업무 계획을 수립합니다. 또 유엔난민기구의 연간 프로그램과 예산 등을 검토, 승인하고요. 아울러 각국 정부, 비정부기구들과의 협력 방안 등 다양한 문제를 논의합니다.
2024년 현재, 유엔난민기구 집행위원회 회원국은 미국, 한국, 중국, 러시아 등 110개국입니다.
“75차 EXCOM 연례 회의”
올해 제75차 유엔난민기구 집행위원회 회의는 10월 14일부터 18일까지 나흘 일정으로 진행됐습니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는 세계 각국 100명 넘는 각국 장관과 대표들 앞에서 오늘날 전 세계 난민 위기 사태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란디 대표는 국경을 더 엄격하게 단속하는 것만이 난민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라면서, 근본적인 원인과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더 많은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란디 대표는 올해 유엔난민기구 지원 자금은 최근 미국의 지원으로 조금 개선됐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필요한 수준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세계 난민 실태”
국제사회의 난민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전 세계에서 국지적 분쟁과 내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2년 넘게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최근 전쟁 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중동 상황은 가뜩이나 풀기 어려운 난민 문제에 더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의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어쩔 수 없이 살던 터전을 떠나야 했던 사람은 현재 약 1억2천300만 명에 달합니다.
세계 인구가 약 81억 명이니까, 80명당 1명꼴로 강제 실향민이라는 소리인데요. 하지만 전쟁과 갈등, 박해, 빈곤, 기후변화 등의 이유로 강제 이주하는 사람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한 사례로, 최근에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간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100만 명 넘는 사람이 집을 떠나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그란디 대표에 따르면 이미 약 27만 명은 시리아로 갔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시리아도 지금 10년 넘게 내전을 벌이고 있어 이들에게 결코 녹록한 곳이 아닙니다.
역시 내전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 수단에서도 피난민이 계속 발생하고 있어 우려를 더해주고 있는데요. 지난 1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실향민 수는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난민의 정의”
1951년 유엔 난민지위협약에 따르면 ‘난민(refugee)’은 인종과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 정치적 견해 등에 따른 박해를 피해 고국에서 탈출한 사람으로, 국제법의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하고 수용하는 것은 전적으로 개별 주권 국가의 결정이고 판단입니다.
‘이주민(migrant)’이라는 용어는 국제법적인 정의는 없는데요. 일반적으로 더 나은 삶을 위해 자발적으로 살던 곳을 떠나 다른 나라로 이주한 사람들을 말합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전 세계 각국에서 온 이민자들의 다른 말이 이주민이라고 하겠습니다.
이주민은 생명이나 자유를 잃을 수 있다는 공포 없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국내 실향민(Internally Displaced Person·IDP)’은 내전이나 폭력, 인권 유린 등의 상황이 발생해 강제적으로, 또는 의무적으로 고향이나 거주지에서 떠나도록 내몰린 사람들을 말합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강제로 살던 터전을 떠나야 한 사람이 1억2천260만 명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국내 실향민은 약 6천800만 명, 난민은 3천700만 명이고요. 망명을 모색하고 있는 사람은 800만 명, 이밖에 국제 사회의 보호가 필요한 사람이 580만 명에 달합니다.
실향민의 약 3분의 2가 불과 4개국에서 나오고 있는데요. 바로 시리아, 베네수엘라, 우크라이나, 아프가니스탄입니다.
그리고 콜롬비아와 독일, 이란, 튀르키예, 우간다가 이들 실향민의 거의 3분의 1을 수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은 멕시코 국경을 무단으로 넘는 불법 이주민들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023년 한 해 동안 불법 월경한 난민이 25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불법 이주민 문제는 올해 대선에서 주요 현안의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
한편 2004년 제정한 북한인권법에 따라 난민 지위를 부여받고 미국에 입국한 탈북민은 올 상반기 기준으로 224명이고요. 지난 약 3년간 새로 입국한 탈북 난민은 없습니다.
뉴스 속 인물: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한국 사상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입니다.
10월 10일 스웨덴 한림원이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국 소설가 한강 씨를 선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123년 역사를 지닌 노벨문학상에 한국인이 선정된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또한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지난 200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한강 씨는 1970년 11월 27일 생으로 만 53살입니다. 전라남도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났습니다.
부친은 ‘아제아제바라아제’, ‘추사’ 등으로 한국에서는 널리 알려진 소설가 한승원 씨입니다. 또 한강 씨의 오빠, 남동생도 모두 소설가, 동화 작가 등으로 활동하는 문인 집안입니다.
한강 씨는 1993년 한국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는데요. 그해 ‘문학과사회’ 계간지에 얼음꽃, 유월 등 5편의 시를 발표하며 시인으로 먼저 등단했습니다. 그리고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소설가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2005년에는 한국의 권위 있는 ‘이상문학상’을 수상해 부녀가 모두 수상하는 기록을 남겼고요. 2007년 연작 소설 ‘채식주의자’를 발표했는데요. 이 채식주의자는 2016년 세계 3대 문학상의 하나인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에서 수상하면서 한강 씨를 세계적 작가 반열에 오르게 합니다.
한강 씨의 또 다른 대표작인 ‘소년이 온다’는 2017년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을 받았고, ‘작별하지 않는다’는 지난해 11월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올해 10월 세계 최고 권위 있는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는데요. 한강 씨는 또한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기록도 세웠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유엔난민기구와 난민 실태 살펴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한국 사상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에 관해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