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북한 유조선 ‘러시아 항구’ 입출항…파병 후 ‘노골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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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러시아에 군대를 파병한 상황에서, 러시아 항구에서 자취를 감춘 북한 제재 유조선 천마산호가 나흘 만에 다시 나타났습니다. 러시아에서 선적한 유류를 싣고 북한 남포로 복귀한 것으로 보이는데, 북한군 파병 이후 양측의 제재 위반 행위가 더 노골화 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김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북한이 러시아에 군대를 파병한 상황에서, 러시아 항구에서 자취를 감춘 북한 제재 유조선 천마산호가 나흘 만에 다시 나타났습니다. 러시아에서 선적한 유류를 싣고 북한 남포로 복귀한 것으로 보이는데, 북한군 파병 이후 양측의 제재 위반 행위가 더 노골화 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김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북한 유조선 천마산호가 다시 나타난 것은 한반도 시각으로 25일 오후 10시 4분 경입니다.

선박의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천마산호는 이 시각 한국 울릉도에서 동쪽으로 약 190km 떨어진 해상에서 위치 신호가 잡혔습니다.

이후 남쪽 방향으로 이동해 27일 오후 11시경 대한해협을 지났습니다.

앞서 VOA는 천마산호가 20일 새벽 3시 러시아 극동지역의 보스토치니항에 도착했다고 전했는데, 이후 21일 오후 9시 50분까지 같은 지점에 머물던 천마산호는 돌연 위치 신호를 끄고 사라졌습니다.

천마산호가 사라진 지점이 보스토치니항의 유류 선적 부두에서 바다 쪽으로 불과 약 800m 떨어진 곳인 데다 이 선박이 유류를 운반하는 유조선이라는 점에서 유류 선적을 위해 이 항구를 방문한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자취를 감춘 지 약 나흘 만인 이날 천마산호가 한반도 동해상에서 다시 포착된 것입니다.

북한은 이 항로를 이용해 북한 서해의 남포항과 러시아 극동지역 항구를 자주 오갔기 때문에 이번에도 천마산호가 다시 남포항으로 복귀 중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2018년 3월 불법 선박 간 환적에 연루된 천마산호 등 선박 27척을 제재하고, 천마산호 등 13척에 대해선 각국이 자산 동결과 입항 금지 조치를 취하도록 했습니다.

따라서 천마산호의 러시아 항구 기항은 명백한 대북제재 위반인데, 천마산호가 공해상을 항해하고, 러시아는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더구나 북한의 천마산호는 러시아 항구에 기항하며 유류를 선적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 5월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한 정제유 양이 이미 유엔 안보리가 정한 올해 한도를 넘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올해 5월 이후 천마산호를 포함한 북한 유조선에 유류가 공급됐다면 이 역시도 안보리 결의 위반입니다.

이번 북한 유조선의 러시아 입항이 북한 군의 러시아 파병 소식이 전해진 직후 이뤄진 점도 주목됩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북러 군사협력이 대북제재 이행에 대한 러시아의 동력을 더 떨어뜨릴 것이라면서, 북한과 러시아가 유류 거래에 있어서도 노골적으로 제재를 위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해군 대령 출신으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에서 활동한 닐 와츠 전 위원은 나포돼야 할 특정 제재 선박을 지원하는 것은 러시아가 유엔 제재 위반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김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