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군장성 숙청 위원회 검토”-WSJ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의 숙청 위협의 가능성 있는 대상 중의 한 명은 공군 장성인 찰스 브라운 합동참모본부 의장”이라고 관측했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인수팀이 군 장성들을 숙청(purge)할 행정명령 초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 12일자에 따르면, 이 행정명령은 퇴역 군 장성들과 부사관들로 ‘전사위원회(warrior board)’를 구성하는 내용입니다.

전사위원회는 3성·4성 장군들을 심사해, 지도력에 어떠한 결격 사유가 발견되면 해임을 권고할 권한을 갖는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신문은 객관성을 우려하면서 “초안에는 지도력 평가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무엇을 갖춰야 하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 패스트 트랙 해임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미군 통수권자로서 장성을 해임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국방부의 정규 인사 시스템을 거쳐야 하는데, 전사위원회를 통한 해임은 이 과정을 우회해 ‘패스트 트랙(신속 경로)’으로 처리하게 되는 되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설명했습니다.

전사위원회 권고를 통해 해임 대상으로 선정된 장성들은 30일 이내에 퇴역 처리된다고 보도됐습니다.

이와 관련, 육군 출신인 에릭 카펜터 플로리다대학교 군사법 교수는 “완전히 자의적인 기준을 설정해 누구든 원하는 대로 해임할 수 있게 된다”고 우려하면서 “예스맨이 아닌 사람들을 제거할 준비를 하는 행정부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밝혔습니다.

◾️ ‘워크 장군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선거운동 기간 동안 ‘군 개혁’을 꾸준히 강조해왔습니다.

관련 의제 가운데 하나로 ‘워크 장군들(woke generals)’을 감시할 태스크포스를 만들겠다고 지난달 밝힌 바 있습니다.

‘워크’는 인종·성 차별과 관련 부조리 등의 사회문제에 관해 ‘깨어있는’이란 뜻인데, 진보 진영이나 민주당 성향 인사들을 경멸조로 부를 때도 쓰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워크 장군들’이 누구인지는 거명하지 않았지만, “그들은 사라질 것(They’re gone)”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 브라운 합참의장 등 거론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의 숙청 위협의 가능성 있는 대상 중의 한 명은 공군 장성인 찰스 브라운 합동참모본부 의장”이라고 관측했습니다.

브라운 의장은 지난 2020년 흑인인 조지 플로이드 씨가 백인 경찰관한테 목이 눌려 사망한 사건으로 촉발된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가 자신에게 미친 영향 등에 대해 발언 한 적이 있습니다.

브라운 의장은 지난 2020년 흑인 최초로 공군참모총장에 올랐고,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에 이어 흑인 두 번째로 합참의장 직을 수행 중인 인물입니다.

◾️ 잇따라 트럼프 비판한 장성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당선인이 첫 임기 때 군 장성들을 중용했지만, 그 뒤로 군 장성들과의 관계가 악화했다고 짚었습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짐 매티스 퇴역 해병대 대장, 백악관 비서실장을 역임한 존 켈리 퇴역 해병대 대장,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일했던 H.R. 맥매스터 퇴역 육군 중장은 모두 공개적으로 트럼프 당선인을 비판했습니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은 첫 임기 후반에 합참의장이었던 마크 밀리 퇴역 육군 대장과도 좋지 않은 관계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습니다.

밀리 전 의장은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완전한 파시스트”라고 표현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밀리 전 의장을 “루저(lose·패배자)”라고 불렀습니다.

◾️ 국방장관에 방송인 지명

트럼프 2기 인수팀은 차기 행정부 인사를 속속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군 장성 출신은 눈에 띄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국방부 장관에 방송인인 피트 헤그세스 폭스뉴스 진행자를 지명한 것은 이례적인 인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12일 자에서 “헤그세스 선택은 이 직책(국방부 장관)에 대한 전통적인 선택 기준에서 벗어났다”고 논평했습니다.

짐 매티스, 마크 에스퍼, 로이드 오스틴까지 최근 미국의 국방장관들은 군 장성 출신들이었습니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미네소타 주방위군 소령으로 군 경험이 있긴 하지만, 국방부를 이끌 역량에 관해서는 곳곳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CNN과 ‘폴리티코’, ‘악시오스’ 등 주요 매체들이 잇따라 전했습니다.

◾️ 인수팀 “공약 실천할 것”

캐롤라인 레빗 인수팀 대변인은 ‘군 장성 숙청’ 행정명령 초안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지만 “미국민은 압도적인 지지로 트럼프 대통령을 재선시켜 그가 선거에서 약속한 공약을 이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밝히고 “그는 이를 실천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