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사유에 미한일 공조를 강화하는 외교 정책이 포함된 데 대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입니다. 전문가들은 미한일 3국 협력 강화는 오히려 한국 정부의 훌륭한 외교적 성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에반스 리비어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9일 VOA와의 영상 통화에서 한국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미한일 3국 협력을 추진한 내용이 포함된 것은 매우 충격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 부차관보
“탄핵 소추안을 보면, 한 단락에서 윤 대통령이 일본, 미국과 맺은 3국 파트너십을 직접적으로 공격했습니다.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한국 6개 야당은 4일 발의한 탄핵소추안에서 윤 대통령이 가치 외교를 추구하면서 지정학적 균형을 도외시한 채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적대시하고 일본 중심의 ‘기이한 외교 정책’을 펼쳐 고립을 자초하고, 전쟁 위기를 촉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들의 평가는 다릅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한일 관계가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의 이런 주장은 잘못됐다면서, 미한일 3국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공고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도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미한일 3국 협력을 추진한 윤 대통령의 외교 정책은 옳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 전 북핵 6자 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
“동맹은 매우 강력합니다. 윤 대통령이 미국, 일본 정부와 강력한 동맹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공로를 높이 평가합니다.”
케네스 와인스타인 허드슨연구소 일본 석좌는 이날 VOA와의 영상 통화에서 계엄령 선포로 윤 대통령이 탄핵당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는 있지만 그가 외교적으로 한국을 고립시켰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누가 후임 대통령이 되든 한국은 윤 대통령의 인도 태평양 전략과 미한 동맹, 한일 협력 등의 성과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케네스 와인스타인 / 허드슨연구소 일본 석좌
“우리는 가능한 한 긴밀히 협력해야 합니다. 한국은 미국과 일본이 필요합니다. 거리를 둘 수 있다고 생각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는 그런 태도를 용납하지 않을 겁니다. 그는 그런 지도자가 아닙니다.”
외교 정책은 탄핵 사유로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알렉산더 다운스 조지워싱턴대 정치학 교수는 외교 정책의 선택은 일반적으로 민주주의 국가에서 탄핵 사유가 되지 않는다며, 통상 미국 헌법이 말하는 ‘반역, 뇌물수수, 또는 다른 중대 범죄 등’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 헌법은 ‘공무 수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경우’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동맹에 대한 선택은 탄핵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