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야당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17일, 노무현 정부에 대해 납북자문제의 적극적인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서울 염창동 당사를 방문한 납북자 김영남 씨의 어머니, 신계월 씨와 북한에서 김 씨와 결혼한 것으로 알려진 피랍일본인 요코다 메구미의 아버지 요코다 시게루 씨 일행과 만나 “한국정부가 납북자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나서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박 근혜 대표는 또한 “제대로 된 정부라면 납치 사실을 안 이상, 소극적으로 해서는 안되며, 만사를 제쳐놓고 납치된 분들을 구해내고 가족을 만나게 하는 게 정부의 최고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표는 이들 납북자 가족들에게 “북한의 비인도적인 납치문제와 인권문제는 이제 전 세계가 주목하는 중요한 사안이 됐다”면서 “지난 30년의 세월동안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을지, 또 가슴 아프게 보냈는지를 생각하면 어떤 위로의 말씀도 드릴 수 없다. 두 가족이 똑같은 심정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서로를 잘 이해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위로했습니다.
박 대표는 일본의 경우, 정부 당국과 국민이 한마음으로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 결과, 북한이 납치 사실을 시인하고, 납북된 분들도 되돌려 보냈다”면서 “ 남한도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대표는 또 “한나라당은 납북피해자 지원법 등 관련법을 국회에 제출해 놓고 있는데, 열린우리당의 반대로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여당의 적극적인 협력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면담에서 김영남 씨의 어머니 신계월 씨는 “아들을 빨리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다른 소원은 없다. 아들만 보면 죽어도 한이 없다”며 박 대표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메구미의 아버지 시게루 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열차 방북계획을 전해 들었다”면서 “김 전 대통령이 돌아올 때, 그 열차에 북한에 납치된 피해자를 태우고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이계진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두 납북자 가족의 상봉에 대해 “1978년 전북 군산에서 납북된 남자 고교생과 일본에서 납북된 일본 여중생이 북한에서 부부가 되었으나, 정작 그들의 생존 여부조차 확인이 안되는 가운데 서울에서 양가가 처음 만났다”며 “자식을 납치 당해 북한땅에 보내놓고, 평생을 눈물과 한숨으로 보낸 두 가정의 비극은 바로 우리 민족 모두의 비극”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002년에 북한은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간첩들에게 일본어와 일본의 관습을 훈련시키기 위해 13명의 일본인들을 납치했다고 시인한 바 있습니다. 그후 북한은 5명의 일본인 납치자들을 일본에 되돌려 보냈으나, 다른 8명은 이미 사망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북한의 일본인 납치자 수가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한국은 북한에 의해 납치되거나 억류됐던 486명의 한국인들이 아직 북한에서 생존해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또한 현재 북한이 1950년부터 53년까지 한국전쟁중에 붙잡힌 542명의 국군 포로를 억류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은 현재 북한에는 한명의 포로도 없다고 부인하고, 민간인들은 자발적으로 월북한 사람들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