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성화 24일 채화, 성화 봉송 대장정 시작

오는 8월8일 개막되는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상징하는 성화 채화식이 오늘 (24일)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열려, 베이징 올림픽의 성화 봉송 대장정이 시작됐습니다. 특히 다음 달 (4월) 말에는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성화 봉송 행사가 남북한에서 잇따라 열릴 예정이어서 주목됩니다. 베이징 현지의 온기홍 기자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상징하는 성화 채화식이 오늘 (24일)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열렸죠? 중국은 올림픽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겠군요?

답: 2008 베이징올림픽을 상징하는 성화가 그리스 고대 올림피아 유적지에서 현지 시간으로 정오, 중국시간으로 오후 5시 순조롭게 채화됐습니다. 올림픽 성화는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여사제들이 오목거울을 이용해 채화했습니다.

(오늘 올림픽 성화 채화식은 예전과 달리, 6명의 남성 댄서들이 나서 고대 올림픽의 달리기와 레슬링, 멀리뛰기, 투창, 원반 등 5종 경기 장면을 연기하는 등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습니다.)

오늘 채화된 올림픽 성화는 앞으로 7일 동안 그리스내 43개 도시를 돌고, 이달 31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이어 다음달 (4월) 1일부터 5월3일까지 33일 동안 전 세계 21개 도시를 (9만7000킬로미터에) 걸쳐 순회한 뒤, 중국 최남단 하이난성에 도착해 5월4일부터는 중국 국내 봉송에 돌입해 8월 8일 베이징 올림픽 메인스타디움에서 점화될 예정입니다.

한편, 중국 신문들은 일제히 오늘자 1면 머릿 기사를 비롯해 관련 특집기사를 통해 올림픽 성화 채화소식을 대서특필했고, 정부 관영 중앙방송 CC-TV는 올림픽 성화 채화식 행사 1시간 전인 오후 4시부터 위성 생중계를 통해 역사적인 장면을 13억 명의 중국인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했습니다.

문: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북한 내 성화 봉송이 결정된 이후, 그동안 남북 간 성화 이동 방식과 경로를 놓고 추측이 무성했었는데요. 한국에서 북한으로 성화가 곧바로 전해질 예정이라지요?

답: 올림픽 성화는 다음 달 (4월) 27일 서울 봉송을 마치고 밤 늦게 인천공항에서 서해 직항로를 거쳐 다음날 28일 새벽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올림픽 성화가 북한에서 봉송되는 것은 올림픽 사상 이번이 처음이고, 또한 남북한에서 잇따라 성화 봉송 행사가 열리는 것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류샤오밍 북한주재 중국대사는 이에 대해, 이는 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가 한반도 화해와 협력이라는 중요한 의의를 갖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습니다..

한편, 4월 28일 평양에 도착한 올림픽 성화는 주체사상탑에서 출발해 5·1경기장, 인민문화궁전, 김일성체육관으로 이어지는 20킬로미터 구간을 이동하게 되고, 성화봉송 과정에서 삼성과 코카콜라, 중국 IT업체 레노보 등 올림픽공식후원업체에 한해 차량 광고가 허용돼 평양시내에서 삼성의 광고판도 볼 수 있게 될 예정입니다.

문: 북한 내 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들도 모두 선정됐다죠? 몇 명이 성화를 들고 달리게 되나요?

답: 네, 오늘 4월 28일 평양에서 베이징올림픽 성화를 들도 달릴 주자는 북한의 운동선수와 학생, 공무원, 노동자 등 56명의 북한 시민을 비롯해, 삼성과 코카콜라, 중국 IT업체 레노보(롄샹) 등 올림픽후원 3개 회사가 각각 선정한 6명과 국제올림픽위원회(2명), 중국대사관(4명)이 선발한 24명 등 모두 80명인데요, 한 사람당 250 미터씩 모두 20 킬로미터를 달리게 됩니다.

특히 평양 성화봉송에 참여하는 북한측 성화주자 가운데 최고령 주자로는 올해 70세로 1966년 런던월드컵 영웅인 북한의 박두익 전 국가대표선수가 선발됐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지난 20일 고철호 북한올림픽위원회 서기국 집행서기의 말을 따서 전했습니다. 박두익 전 국가대표선수는 1966년 런던월드컵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였던 대 이탈리아전에서 결승골을 넣어 북한의 8강 진출 신화를 만들어낸 주인공입니다.

한편, 고철호 북한올림픽위원회 집행서기는 다른 성화주자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유도여왕 계순희, 탁구선수 이분희, 마라톤선수 정성옥 등 북한을 대표해 세계에 이름을 떨친 선수 출신들이 주자로 선정됐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북한과 중국이 북한에서 올림픽 성화가 처음 봉송되는 것과 관련해 협의를 벌였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최근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류샤오밍 북한주재 중국대사가 박학선 북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을 만나서, 평양에서의 올림픽 성화봉송 준비 과정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공개했습니다.

이번 북-중 간 올림픽 성화봉송 협의에서, 류샤오밍 북한주재 중국대사는 박학선 북한올림픽위원장에게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이뤄지는 평양에서의 성화 봉송은 북한과 중국 두 나라의 우호를 증진하고 올림픽 정신에 따라 세계 평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학선 북한 올림픽위원장도 "북한은 올림픽 성화의 평양 봉송에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며 "현재 봉송과 관련된 준비작업이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최근 티베트에서 발생한 시위사태와 관련해, 류샤오밍 중국대사는 "반중국 세력들이 올림픽 성화 봉송과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박학선 북한올림픽위원장도 "티베트의 안정과 화목을 위협하고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방해하는 행위는 반드시 실패하는 동시에 인민들의 반대에 직면할 것"이라며 "북한은 중국과 밀접하게 협조해 성화의 평양 봉송 활동의 성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습니다.

문: 북한은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최근 교체됐다지요?

답: 네, 북한올림픽위원회 신임 위원장에 북한 체육계의 수장인 박학선 내각 체육지도위원장이 임명됐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중국 외교부가 최근 웹사이트를 통해 류샤오밍 북한주재 중국대사가 박학선 위원장을 만났다고 공개하면서 확인됐습니다.

앞서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올해 2월 제17차 '백두산상' 국제피겨축전 개막식에서 박학선 체육지도위원장이 개막사를 했다고 보도해 박 위원장이 체육지도위원장에 임명된 사실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한편 2004년부터 체육지도위원회를 이끌었던 문재덕 북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지난해 12월26일 ‘오산덕상’ 체육대회 폐막식에 참석한 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문: 중국 정부는 올림픽 성화가 티베트를 거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일부 티베트인들은 최근 시위 사태와 관련해 성화가 티베트를 지나는 것을 막겠다고 밝혔다는 소식이 전해지는데요.

답: 올림픽 성화는 중국 정부 발표에 따라 5월 중 티베트와 에베레스트산을 거치게 됩니다. 하지만 최근 티베트 등지에서 중국으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시위가 일어난 것과 관련, '자유 티베트를 위한 학생들'이란 망명 단체의 대변인은 오늘, IOC(국제올림픽 위원회)에 베이징 올림픽의 성화 봉송 구간에서 티베트를 제외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 단체는 "올림픽의 성화가 티베트를 통과하도록 중국에 허락하는 것은 지난 50년간 유혈로 얼룩진 (티베트인의) 상처를 건드리는 것"이라며 "티베트 국민을 대표해 이같이 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발생한 티베트의 분리독립 요구 시위는 올림픽 성화봉송의 최대 난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밖에 엊그제 22일 치러진 대만 총통선거에서 승리한 국민당의 마잉주 총통 당선인은 어제 외신 기자회견에서, 티베트자치구의 소요 사태가 더욱 악화될 경우 베이징올림픽에 대만 선수를 파견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검토할 것이며, 국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하며 베이징 올림픽을 보이코트할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온기홍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