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수석대표들, 중국 베이징서 활발한 양자 접촉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등 북 핵 6자회담 5개국 수석대표들은 오늘 중국 베이징에 모여, 어제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국과 북한 간 회동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듣고 다각적인 양자접촉을 벌이는 등 활발하게 움직였습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오늘 베이징에서 6자회담 5개국 수석대표들이 활발한 양자접촉을 벌였다고 하는데, 먼저 현지 분위기를 좀 전해주시죠?

답) 오늘 베이징에서 러시아를 제외한 6자회담 5개 당사국 대표들은 오전부터 잇따라 연쇄 양자 회담을 가지며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어제 양자회동을 가진 미국 수석대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와 북한 수석대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곧바로 오늘 오전 베이징에서 도착해,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다른 6자회담 당사국들에게 핵 프로그램 신고 관련 회담결과를 설명하고, 차기 6자회담 재개 문제 등을 논의했습니다.

오늘 5개국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북한과 미국 수석대표들과 번갈아 만나며 북-미간 핵 프로그램 신고 협의결과를 듣는데 집중했기 때문에, 5개국 수석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이지는 못했습니다.

오늘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 측에서는 새로 6자회담 의장을 맡게 될 것으로 알려진 허야페이 외교부 부부장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지금까지 6자회담 의장을 맡아온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이 나와 각국 수석대표들을 만났습니다.

또한, 최근에 6자회담 수석대표가 교체된 러시아의 경우는 오늘 유일하게 수석대표를 파견하지 않았는데요, 미국은 러시아대사관 등을 통해 러시아에 북-미 회담 결과를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오늘 양자접촉 가운데는 북한 측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중국 측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 간의 만남이 제일 먼저 열렸죠?

답)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오늘 오전 베이징에 도착한 뒤 곧바로 중국 외교부로 가서 중국측 수석대표이자 6자회담 의장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과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계관 수석대표는 우다웨이 부부장에게 어제 열린 북-미간 핵프로그램 신고 협의 결과를 설명하고 북한측의 입장을 전했습니다.

김계관 부상은 당초 우다웨이 부부장과 오늘 이곳 시간으로 오후 6시30분쯤 만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앞당겨서 미국이 중국을 만나기 전에 북한측의 입장을 먼저 전달했습니다.

앞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오늘 싱가포르에서 크리스토퍼 힐 미국 수석대표와는 별도의 항공기편으로 베이징 국제공항에 도착했는데요, ‘미국이 싱가포르 회동에서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낙인을 해제했느냐’는 등의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북한대사관으로 바로 갔습니다.

문) 이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도 우다웨이 중국 수석대표를 만나 북-미 회동결과를 설명했다죠?

답)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오늘 오전 베이징 국제공항에 도착해 기자들에게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회동과 관련해 "아직 워싱턴에서 훈령이 없다"고 말하며 더 이상 언급을 하지 않고 곧바로 주중 미국대사관으로 떠났는데요,

힐 국무부 차관보는 오늘 이곳 시간으로 낮 12시35분쯤 베이징시내에 있는 댜오위타이(조어대) 호텔에서 우다웨이 중국측 수석대표와 만나 북-미간 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차기 6자회담 개최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우다웨이 중국 수석대표는 힐 차관보에게 "김계관 북한 부상을 만났더니 북-미 회담 결과에 대해 매우 기뻐하고 있는 것으로 느꼈다"고 말해서, 북한측이 이번 양자회담 결과에 대해 만족하고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힐 차관보도 오늘 우다웨이 중국 수석대표와의 만남에서 북-미 양자회동 결과에 대해 "매우 좋은 회동이었다"고 말해, 북한과 미국 양측이 6자회담 진전의 걸림돌이던 북 핵 신고 문제에서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했습니다.

하지만 힐 차관보는 중국, 한국, 일본 측 수석대표들과 만난 뒤 미국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어제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회담과 관련해,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중요한 장애물은 없어졌다”면서도 “돌파구를 열었다고 할 수 없다”며, 최종적인 핵 신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문) 특히, 한국과 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들의 회동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오늘 두 사람이 만났나요?

답) 이곳 시간으로 오후 7시까지 한국과 북한 측 수석대표들이 회동했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 대변인은 어제 천영우 수석대표가 베이징에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만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제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고 말했었는데요,

하지만 천영우 본부장은 미국 및 중국 수석대표와 협의하는 것과 별도로, 김계관 부상과의 양자 협의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한국과 북한간 관계가 냉각된 상황을 볼 때, 김계관 북한 수석대표가 천영우 한국 수석대표와의 협의에 응할 가능성이 낮지만, 한국측은 상황이 허락하면 남북한간 협의에도 대비한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천영우 한국 수석대표는 오늘 오전 베이징에 도착해, 오후 2시부터 댜오위타이(조어대) 호텔에서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로부터 북-미 양자회동 결과를 들은 데 이어, 오후 4시부터 우다웨이 중국 수석대표와 만나 북-미 회담 결과를 바탕으로 6자회담 재개방안과 북한 핵 신고서 내용 검증 등 현안을 협의했습니다.

문) ‘차기 6자회담’ 개최 여부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오늘 어떤 얘기들이 나왔습니까?

답) 차기 6자회담 개최 시기에 대해, 오늘 6자회담 5개국 수석대표들이 나눈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오늘 러시아를 제외한 당사국 5개국이 베이징에 모여 양자회동 결과를 청취했기 때문에, 5개국이 한꺼번에 회동하지는 않았더라도 차기 6자회담 개최 시기 문제가 논의됐을 것으로 보여 조만간 차기 6자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특히 6자합의 문건 이행이 당초 일정 보다 늦어져 시간이 촉박한 만큼 관련국들의 움직임도 바빠질 전망입니다.

한편, 6자회담 의장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은 오늘 한국, 북한, 미국 수석대표외에, 오전에 일본측 수석대표인 사이키 아키타카 외무성 아주국장과도 만나 북핵 프로글매 신고 및 차기 6자회담 개최 문제 등을 논의했습니다.

문) 어제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북 간 양자회담과 오늘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 수석대표 간 접촉에 대해, 중국 정부와 언론은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나요?

답) 장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어제 오후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미국과 북한의 대표단이 싱가포르에서 회동한 것에 대해 적극적인 성과가 있기를 크게 기대한다"면서 "중국은 6자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의 진전을 추진해 가는 것을 한결같이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장위 대변인은 또 "6자회담 당사국이 모두 대화와 협상, 건설적인 노력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이뤄나가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 정부 관영 신문인 차이나데일리도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제네바 회동(3.13) 때보다 더 진전이 있었다"며 "북측과 좋은 협의를 했으며 얼마나 좋은 협의인지는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하며 6자회담 진전 가능성에 기대감을 표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