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지도자의 베트남과 중국방문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이르면 다음주 중으로 먼저 베트남을 공식 방문하고 귀국하는 길에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오늘 북핵 6자회담의 진전 상황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고 밝혀 조만간 6자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문) 올해 초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상반기 중 베트남과 중국 방문에 나설 것이 전망이 흘러 나왔었는데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조만간 (이르면 이번 달 중) 중국 방문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면서요?

답) 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다음주 중으로 먼저 베트남을 공식 방문하고 귀국하는 길에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고, 연합뉴스 등 이곳 현지 언론 매체가 중국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오늘 전했습니다.

중국에서 다음달 5월 1일부터는 사흘 동안 노동절 연휴가 있고, 또 5월6일부터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일본 방문 일정이 있기 때문에, 21일부터 시작되는 다음 주 중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성사될 것이라는 게 이곳 외교가의 관측입니다.

또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번 중국 방문에 기차가 아니라 비행기를 이용할 것이라는 전망인데요, 이를 위해 북한 고려항공은 최근 기존 여객기보다 큰 러시아산 투볼레프-204 비행기를 새로 구입하고 현재 조종사 적응훈련 등의 시험비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이번에 구입한 러시아산 여객기는 150석 규모로 기존 여객기에 견주어 큽니다.

앞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94년 북한의 최고 권력자로 등장한 뒤 2000년 5월과 2001년 1월, 2004년 4월, 2006년 1월 등 지금까지 모두 4차례 중국을 방문했었습니다.

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게 된다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지겠죠?

답) 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베트남을 공식 방문한 뒤 귀국길에 중국에 들러 지난 3월부터 5년 동안의 집권 2기를 맞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지고 5년 뒤 후진타오 주석의 뒤를 이을 차세대 중국 지도자로 점쳐지는 시진핑 국가부주석 등을 만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또 중국 방문 기간 동안, 동북3성에 있는 항일유적지도 답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데요,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1월30일 평양을 방문한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항일유적지를 보고 싶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가족과 함께 만주로 이주한 김일성 주석이 2년 동안 다녔던 중국 지린(길림)시 위원중학교에 대해 최근 개·보수 작업을 마쳤습니다. 또한 중국 동북3성에는 지난 1940년 김일성 유격대가 일본 경찰부대를 격파한 홍기하와 대마록구 등의 항일유적지가 있습니다.

한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베트남을 방문하면 개혁개방 노선인 도이모이 즉, ‘혁신’ 정책을 직접 확인하고 식량 문제 등을 둘러싼 북한과 베트남 간 협력관계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조만간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중국 외교부가 입장을 밝혔나요?

답) 네, 중국 정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설에 대해 오늘 일단 ‘들은 바가 없다’는 공식 반응을 내놓았습니다.

중국 외교부의 쟝위 대변인은 오늘 오후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설에 대한 질문을 받은 뒤, "아직까지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다는 것과 관련해 구체적인 소식을 들은 바가 없다"고 말하며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설을 완전히 부인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쟝위 외교부 대변인은 이어 "중국 공산당과 조선(북한) 노동당은 고위층의 상호 왕래의 전통을 유지해 왔고, 이 전통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설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 뒀습니다.

문) 한편, (한국측 신임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 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오늘 기자회견에서, 6자회담 참가국간 외교채널을 통한 논의가 원만히 마무리돼 북한 핵 신고서가 제출되는 대로 6자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추진고자 한다고 밝혔는데요,) 차기 6자회담 개최와 관련해, 오늘 중국 외교부가 밝힌 새로운 소식이 있나요?

답) 네. 중국 외교부는 오늘 북한 핵 6자회담의 진전 상황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고 밝혀 조만간 6자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중국 외교부의 쟝위 대변인은 오늘 오후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6자회담의 재개 시기와 관련, "중국은 당사국들과의 협상의 진전 상황을 지켜보며 적절한 시기에 차기 6자회담의 개최문제를 건의할 것"이라고 말해 조만간 6자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그러면서 쟝위 외굡 대변인은 "중국은 6자회담 당사국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상황을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해 온 것에 대해 환영을 표시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북한과 미국이 지난 8일 싱가포르 회담에서 북핵 프로그램 신고에 대해 협의한 뒤로, 차기 6자회담이 이르면 이달 말이나 늦어도 5월 중에 개최될 것이라는 관측들이 중국내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 다른 소식으로 가보죠. 북한 혁명 가극 ‘꽃파는 처녀’가 이번 주 중국 순회공연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있는데, 먼저 베이징에서 막을 올렸다면서요?

답) 네, 1972년 9월 같은 이름의 영화로 수많은 중국인의 눈시울을 적신 바 있는 북한 혁명 가극 ‘꽃파는 처녀’가 엊그제 15일 저녁 베이징 천안문 옆에 새로 지어진 국가대극원에서 중국 순회공연의 막을 올렸습니다.

이날 중국 첫 공연에는 2300여명의 관객들이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류윈산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중앙선전부장이 공연 직전에 최창일 북한 문화성 부상 겸 피바다 가극단 단장과 단원들을 격려했고, 왕자루이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차이우 문화부장, 최진수 중국주재 북한대사 등 주요인사 200여명이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이번에 세 번째로 중국을 찾은 것은 가극 ‘꽃파는 처녀’는 이번 주 베이징 공연에 이어 톈진, 션전, 우한, 둥관, 상하이, 닝보, 항저우, 우시, 난징, 지난, 칭다오 등 중국내 12개 도시를 돌며 40차례 무대에 오를 예정인데요, 북한은 이번 순회 공연에 피바다가극단 소속 배우와 관현악단, 합창단 등 180명에 달하는 호화 진용을 파견했고, 특히 50여명의 공훈예술가와 인민예술가도 공연단에 포함됐습니다.

문) 이번 북한 혁명 가극 ‘꽃파는 처녀’에 대한 중국 관객과 언론의 반응은 어떻나요?

답) ‘한류’의 원조로 불리는 북한 영화 '꽃파는 처녀'는 1972년 중국 개봉 당시 중국인 1000만명의 심금을 울렸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하고 있는데요, 엊그제 저녁 베이징 국가대극원에서 열린 첫 공연을 본 중국 관객들은 장이 끝날 때마다 뜨거운 박수를 보냈고, 3시간에 걸친 공연이 끝난 직후에는 일제히 일어나 5분 정도 기립박수를 쳤습니다. 관객들의 상당수는 36년 전인 지난 1972년 영화로 중국에서 흥행한 '꽃파는 처녀'를 잊지 못해 이번에 다시 공연장을 찾은 중장년 층이었습니다. 엊그제 15일부터 오늘 19일까지 베이징에서 닷새 동안 공연되는 '꽃파는 처녀'는 사흘치 표가 이미 매진됐고 나머니 이틀분 잔여좌석도 거의 매진됐습니다.

공연장을 찾은 장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초등학교 때 봤던 영화를 잊지못해 왔다"면서 "이번 문화교류를 통해 북한과 중국간 우호관계가 더욱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언론들은, 북한의 대표적 혁명가극인 '꽃파는 처녀'의 중국 순회공연이 중년층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시며 벅찬 감동을 선사했다고 높이 평가했는데요, 중국 관영 중앙방송 CC-TV는 관객들의 인터뷰를 섞어 ‘꽃파는 처녀’ 공연이 시공을 뛰어 넘어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고 전했고, 관영 매체인 중국신문망도, '꽃파는 처녀'의 동명 가곡이 극중 관객들을 추억으로 안내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고 평가하면서, 첫 공연이 열린 이 날은 김일성 전 주석의 생일이었기 때문에 공연의 의미를 더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관객들 가운데 과거 일제시대를 기억하지 못하는 중국의 젊은 세대들은 언어적인 이질성과 함께 3시간에 걸쳐 느리게 진행되는 스토리 전개에 지루함을 느껴 중간에 자리를 뜨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