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진, 한국인 피해는 없는 듯

사흘 전 (12일) 중국 쓰촨성을 강타한 대지진으로 인한 피해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중국인만도 1천만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대지진이 발생한 중국 쓰촨성에서는 현재까지 한국 교민과 관광객의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VOA-1: 먼저, 지진 관련 소식부터 들어보죠. 지진이 발생한 쓰촨성 청두에 머물던 한국인 관광객 1백40여 명이 엊그제 (13일) 무사히 귀국했지만, 아직도 40여 명이 현지에 고립돼 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현지 한국인 관광객과 교민들의 상황은 어떤가요?

->베이징: 네. 쓰촨성 청두시에 있는 한국 총영사관은, 쓰촨성의 명승지인 지우자이거우(구채구)를 찾은 한국인 관광객 22명은 어제 (14일) 밤 현재 지우자이거우 호텔에서 여행사의 안내를 받으며 안전하게 머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한국인 관광객 22명은 쓰촨성 성도인 청두로 가는 국내선 항공기에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는데요, 내일이나 모레쯤 귀국길에 오를 예정입니다.

또한, 쓰촨성 내에는 1천여 명의 한국 교민이 거주하고 있는데요, 한국 총영사관은 현재까지 한국 교민과 관광객의 피해 상황을 점검한 결과, 교민 거주 주택의 벽면에 균열이 가는 등 경미한 피해사례가 접수됐지만 인명피해는 확인되지 않았고, 큰 재산피해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쓰촨성내 지진 발생지역에서 북한인과 탈북자들이 피해를 입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오늘 중국 국가관광국은 쓰촨성의 명승지인 지우자이거우(구채구) 등지에 현재 국내외 관광객 2천5백17 명이 잔류하고 있다면서, 이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 6백82명 전원은 오늘(15일) 본국 귀국을 위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다고 보도했습니다.

◆VOA-2: 지진이 발생한 쓰촨성 일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상황은 어떤가요?

->베이징: 지진이 강타한 중국 쓰촨성 일대에는 50여 개의 한국기업이 진출해 있는데요, 한국 기업들은 오늘 현재 별다른 피해를 겪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CJ제일제당은 쓰촨성 성도인 청두시 외곽지역에 운영중인 청두사료유한공사 사료공장이 지진 발생 직후 가동을 멈춘 상태인데요, 공장 벽 일부에 균열이 발생한 외에는 별다른 피해는 없다고 전했습니다.

LG전자의 경우 청두시에 쓰촨성을 포함해 칭하이성 등 인근 성을 관할하는 지역 영업본부를 운영하고 있지만 건물이나 한국 주재원 5명과 현지 근로자 70여명 등의 인명 피해가 없습니다. 삼성전자도 쓰촨성에 판매 법인을 운영하고 있지만 지진 피해가 심각한 지역과 거리가 있어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쓰촨성 안에 있는 충칭직할시에 각종 철판을 고객의 요구에 맞게 가공해주는 코일센터를 두고서 3명의 한국인 직원이 상주하고 있는데요, 지진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밖에 쓰촨성과 충칭시 일대에는 아시아나항공과 금호고속 지점, SK에너지와 SK네트웍스 영업판매 사무소, 이랜드 중국 법인 지사, 두산인프라코어, 효성 등 현지법인이 진출해 있지만 별다른 피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쓰촨성과 충칭시의 주요 도로와 철도, 항공이 폐쇄됐고 일부 통신망이 두절돼 향후 상당기간 영업활동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VOA-3: 이번 지진과 관련해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구조와 의료 지원 의사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중국 정부는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지요?

->베이징: 네, 한국 정부는 41명의 구조대원과 20여명의 의료진을 중국 지진 피해복구를 위해 급파할 계획을 세웠었는데요, 하지만 중국 정부는 100만달러의 한국 구호 성금은 받되 현지의 열악한 교통사정 등을 이유로 구조대 파견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거부했습니다.

호주도 상당한 규모의 수색과 구조전문가팀을 꾸려 지진이 발생한 재난지역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지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앞서 지진 발생지역에서 교통과 통신 사정이 극도로 열악하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면서 물자와 자금 지원만을 받아들인다는 방침을 밝혀왔습니다.

이처럼 지진 참사 발생 이후 외국의 물질적 원조만 받아들이던 중국 정부는 처음으로 오늘 일본 구조대원들에게 입국을 허용했는데요,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 외교부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을 통해 일본 구조대원들의 지진 피해 지역 진입을 허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는 소방, 경찰, 해상보안청, 국제협력기구 소속 40~50명 규모로 편성되는 국제긴급원조대를 파견할 예정입니다. 대만도 오늘 처음으로 구호물품을 실은 화물기를 중국에 보냈습니다.

◆VOA-4 : 지진 피해를 돕기 위해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지원도 있을 것 같은데요..

->베이징: 삼성의 중국 법인인 중국삼성은 3천만 위안의 성금을 내기로 한 데 이어, '3119' 구조단과 구조견을 지진피해 현장에 파견해 구조 및 봉사활동을 벌이는 동시에 현지 직원을 중심으로 모금 및 헌혈운동도 벌이고 있고, 피해 지역의 전자제품도 무상 수리해 주기로 했습니다.

LG그룹은 중국 지진피해 지역에 중국 진출 6개 계열사에서 모금한 총 1700만 위안의 복구 성금을 지원하기로 했고, 현대기아자동차는 현금 1050만 위안과 210만 위안 상당의 차량 등 총 1260만 위안 상당의 금품을, SK그룹도 1020만 위안을 중국 홍십자사에 각각 전달했습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중국 정부에 20만 달러의 성금을 전달한 데 이어, 청두시에 주 4회 운항 중인 아시아나항공은 오늘 오후 8시 인천을 출발하는 청두행 항공편에 구호물품을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포스코도 100만 위안을 전달했고, 대한항공은 생수와 담요 등의 구호물자를 각각 제공키로 했습니다.

현대중공업도 응급복구 완료시까지 5톤~26톤급 굴착기 19대를 무상 지원하고 장비를 운영할 기사까지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며, 두산도 구호작업을 위해 쓰촨성 인근 굴착기를 동원하는데 필요한 제반 비용을 부담할 계획입니다.

이밖에 신한은행도 중국 최근 영업을 시작한 중국 현지법인의 개업식을 하지 않고 행사비용 전액인 300만 위안을 쓰촨성 홍십자사에 기부키로 했습니다.

◆VOA-5 : 오늘로 지진 발생 사흘을 맞았는데요. 피해자 수가 시간이 흐를수록 늘고 있다지요.

->베이징: 어제 오후 2시까지 사망자 수가 1만4866명을 넘어서고 실종자가 1만4051명, 매몰자가 2만5788명으로 집계됐고, 원촨, 몐양, 더양 등 진앙지에서 가까운 피해지역은 구조를 할수록 생존자보다는 사망자가 더 많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국 신화통신은 직접적으로 지진 피해를 당한 지역은 쓰촨성내 아바와 청두, 몐양, 더양 등 6개 시로 면적이 6만5000제곱킬로미터라고 보도했는데요, 이번 지진 피해지역 면적은 22만제곱킬로미터 넓이의 한반도 면적의 거의 3분의 1과 맞먹는 규모입니다.

이곳에 살고 있는 전체 인구는 모두 2000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고,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주민만 1000만 명인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또한 지진의 여파로 50만채에 달하는 주택이 무너졌고, 여진으로 인한 추가 붕괴 가능성 때문에 수백 만 명의 주민들이 이재민이 됐습니다. 더구나 이번 지진의 최대 피해지 가운데 한곳인 두장옌시의 생존자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전염병 만연에 대한 공포로 떨고 있습니다.

◆VOA-6 : 피해자에 대한 구조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베이징: 인명구조 전문가들은 지진으로 인한 매몰자는 72시간 이내 구출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데요, 대지진이 발생한 지 72시간을 넘기면서 중국 군경 구조대원들은 오늘 대지진이 강타한 쓰촨성 현장에서 6만여명의 생존자를 구조하는 등 구조작업이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또한 특히 최악의 피해지역인 원촨현과 다른 지역을 연결하는 도로 개통이 임박하고 베이촨현과 몐양을 잇는 고속도로가 개통되는 등 끊긴 도로들이 속속 복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조작업이 진행되면서 관광객 1만여명이 아직도 고립된 상태인 것으로 밝혀지는 등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다.

앞서 어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제2차 긴급회의를 열고 인명구조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하고, 한 가닥의 희망만 있다면 전력을 다해 인명을 구조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4000여명의 공수부대와 3000여명의 해군이 14일 지진 현장으로 추가 투입되는 등 현재 10만여명의 인민해방군과 무장경찰 병력이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진피해 현장에 상주하면서 복구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원자바오 중국 총리도 오늘 비용이 얼마가 들더라도 산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면서 인민해방군 3만명과 헬리콥터 90대를 추가로 투입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VOA-7 : 앞으로 여진이 계속될지 걱정되는데요, 현지 상황은 어떤가요?

->베이징: 대지진이 발생한 쓰촨성 등지에서는 2차 재앙 가능성 때문에 초비상이 걸렸습니다. 사흘 전 대지진 이후 지금까지 2000여 차례의 크고 작은 여진이 일어난 가운데, 대지진이 발생한 쓰촨성 일대 400여개에 달하는 댐들이 대거 균열된 것으로 밝혀지고 핵시설도 파손됐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2차 재앙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이번 지진으로 쓰촨성 일대 대형 댐 2개와 중형 댐 28개 등 391개의 댐이 파손됐다고 밝혔지만 댐의 이름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이번 대지진의 진앙지인 쓰촨성 원촨현 인근 지역인 두장옌에서 9킬로미터 떨어진 즈핑푸 댐에 아주 위험한 균열이 발생해 군병력 2000명이 긴급 투입됐다고 중국 정부 관영 신화통신이 어제 보도했습니다. 또 이번 대지진의 여파로 충칭직할시 시내에 있는 댐 17곳에도 균열이 발생, 붕괴의 위험이 제기됨에 따라 충칭시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수리부는 댐을 비롯한 수자원시설들의 긴급 보수를 위해 충칭직할시와 쓰촨, 간쑤, 샨시, 윈난성에 기술진을 급히 파견했습니다.

중국 당국자들은 지진 피해지역의 강 상류에 위치한 댐에 문제가 생긴다면 하류 지역에 또 다른 재앙이 발생할 것이라며, 현재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온기홍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