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과의 합의로 영변 핵 시설의 냉각탑을 폭파 해체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중국의 언론과 전문가들은 냉각탑 폭파는 북한 핵 폐기의 첫 걸음에 불과하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중국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북한이 미국과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영변 핵 시설의 냉각탑 파괴에 대해 중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 했다고요?
답) 네, 중국 관영 뉴스통신사인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국제뉴스 전문 신문인 국제선구도보(International Herealdleader)는, 북한이 중국에 핵 신고서를 제출하고 6자회담이 재개되기 전에 영변 핵 시설인 냉각탑을 폭파 해체할 것이라는 김숙 한국 6자회담 수석대표의 발언과 함께, 북한 영변 냉각탑 폭파 해체 작업이 미국 기술자의 책임 아래 미국이 주도하게 되며 폭파 과정도 미국 방송에 의해 생중계될 것이라는 외신보도 내용들을 소개했는데요,
하지만 이 중국 신문은 선딩리(심정립) 상하이 푸단대학 국제문제연구원 상무부원장의 말을 따서, 북한 영변 핵 시설인 냉각탑 폭파는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 능력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 때문에 북한이 냉각탑을 폭파 해체하는 것은 북한 핵 폐기의 첫 걸음에 불과하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중국 군비통제군축협회에서 근무하는 텅젠췬 연구부 주임은 "냉각탑은 북한 핵 계획의 아주 작은 일부분에 불과하다"면서 "냉각탑 폭파와 핵 능력 불능은 별개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중국 언론과 전문가들이 그 같이 주장하는 근거는 뭔가요?
답) 이 중국 신문에 따르면, 선딩리푸단대학 국제문제연구원 부원장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 하기 위해, 북한이 가진 핵 능력으로 4개 분야를 꼽았는데요, 첫째로는 플루토늄 생산시설, 둘째는 이미 확보한 플루토늄, 셋째로 플루토늄 기반의 기타 핵 시설,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 분야로 우라늄 기반의 비밀 핵 계획 등 4개 분야가 핵 능력에 포함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해체하겠다고 하는 영변 핵 시설인 냉각탑은 플루토늄 생산 핵 시설 하나에 불과하다는 게 이 중국 전문가의 주장입니다.
문) 그러면 중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북한 핵을 완전히 폐기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까?
답) 앞서 말씀드린 대로, 북한의 핵 능력은 4개 분야가 있기 때문에, 단지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핵 시설 가운데 하나인 냉각탑만 해체해서는 핵이 폐기 됐다고 볼 수 없다는 게 이 중국 신문과 전문가의 지적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핵을 완전 폐기하려면, 이들 플루토늄 생산시설과 이미 가진 플루토늄, 그리고 플루토늄 기반의 핵 시설과 우라늄 기반의 비밀 핵계획 등 4개 분야에 대해 모두 검증을 받고, 없애야 한다고 중국 신문과 전문가들은 강조했습니다.
문) 그럼 중국 내 전문가들은 이번에 해체하는 영변의 냉각탑이 중요성이 낮다고 보는 건가요?
답) 그렇습니다. 한반도 일각과 미국 정부에서는 북한 영변 냉각탑 폭파가 북한에 대한 외교적 성과라고 자평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지만, 하지만 일부는 상징적인 의의에 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이 중국 국제선구도보는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제선구도보 신문은 미국 하원 관계자의 발언을 따서, 북한 영변 냉각탑은 콘크리트 외양만 갖고 있는 오래된 케케묵은 시설로 영변 핵 시설 가운데 중요성이 가장 낮은 것이라고 설명하고요, 냉각탑 폭파 장면을 방송을 통해 중계하면 북한 핵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는 착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소개한 중국 군비통제군축협회의 텅젠췬 주임은 한 비유를 들어서 이 문제를 설명했는데요, "운전을 배운 사람이 차를 없앴다고 해서 운전 능력을 상실했다고 말할 수 없다"고 설명하면서, "북한은 이미 핵 기술을 장악했다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 끝으로 한 가지 소식 더 들어 보죠. 그동안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자동차나 기차를 타야만 북한과 중국 간 국경을 넘을 수 있었는데요, 최근 걸어서 북한 국경을 넘어 북한 지역을 관광할 수 있게 됐다지요?
답) 네, 중국 언론에 따르면, 북한과 중국 양측은 지난 4월 29일 중국 도문시에서 양측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도문-남양 도보관광 합의서를 체결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달 22일 중국인 관광객 30명이 길림성(지린)성 도문(투먼)시를 출발해 처음으로 걸어서 북한 국경을 통과해 북한의 함경북도 남양시를 둘러보고 돌아왔습니다. 이 관광상품은 오전 9시 중국 도문세관을 출발해서, 북한의 남양세관으로 이어지는 다리를 건너 북한으로 들어간 뒤 남양역, 김일성동상, 김일성-저우바오중 상봉기념관 등 남양시내를 둘러보고 오전 11시30분 다시 다리를 건너 돌아오는 2시간30분 일정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국경통과 도보관광은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하루 한 차례만 진행되는데, 비용은 1백50위안(한국돈 약 2만3천원)입니다.
지금은 아직까지 외국인은 국경통과 도보관광을 할 수 없고, 중국인도 변경통행증을 받을 수 있는 옌볜 조선족자치주에 거주하는 주민만 가능합니다.
앞서 중국 도문시는 1990년대부터 북한 정부를 상대로 도보관광 개통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여왔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었는데, 류샤오밍 북한주재 중국대사의 지원을 받아 이번에 북한 도보 여행이 가능해져서 중국인 관광객들의 북한 도보 여행이 도문시의 새로운 관광명물로 떠오를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