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차기 지도자로 주목을 받고 있는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오는 17일부터 사흘 간 북한을 공식 방문한다고 중국 정부가 발표했습니다. 시진핑 국가부주석은 부주석직에 선출된 뒤 첫 해외순방길에 오르는 데다, 첫 방문지로 북한을 선택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중국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중국 정부가 오늘 시진핑 국가부주석의 북한 방문 계획을 공식 발표했지요?
중국 외교부의 친강 대변인은 오늘 이곳 시간으로 오후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북한 노동당과 북한 정부의 초청으로 오늘 17부터 19일까지 사흘 동안 북한을 공식 방문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도 오늘,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정부의 초청에 의해 곧 북한을 공식 친선 방문한다고 보도해, 시진핑 부주석의 북한 방문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한편, 시진핑 국가부주석은 19일까지 북한을 방문한 뒤 19일부터 25일까지 몽골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예멘 등 4개국도 잇따라 공식 방문할 예정입니다.
문: 시진핑 국가부주석은 현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뒤를 이을 중국의 차기 지도자로 가장 유력한 인물이어서, 이번 북한 방문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지 않습니까?
네, 현재 중국 권력 서열 6위인 시진핑 국가부주석은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부주석에 정식 선출됐는데요, 특히 차기 지도자를 예약하는 자리라고 할 수 있는 부주석에 선출됨으로써, 2012년 물러나는 후진타오 현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에 이어 4년 뒤 중국의 차기 지도자로 가장 유력한 상황입니다. 차기 후계자 자리를 놓고 리커창 현 국무원 수석 부총리보다 앞서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이 같은 정치적 위상 때문에 시진핑 국가부주석의 이번 북한 방문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더욱이 시진핑 부주석이 지난 3월 정식 취임 이후 외국 방문길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다, 첫 번째 방문국가로 북한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문: 시진핑 국가부주석의 북한 방문과 관련해 관심사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만남인데요, 두 사람의 회담이 예정돼 있나요?
두 사람이 회동 여부에 대해 두 나라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중국의 차기 후계자로 사실상 내정된 시진핑 부주석의 정치적 위상이나 취임 후 첫 북한 방문이라는 점에서 볼 때, 두 사람이 만남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시진핑 부주석이 이번에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위원장을 비롯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무위원장 등 북한의 지도자들과 만나 취임 후 처음으로 서로 안면을 익힌다는 것 자체에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오늘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시진핑 부주석이 북한의 주요 지도자들과 회담을 갖는다고 말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회동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문: 시진핑 국가부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날 경우 무슨 논의를 하게 될지도 관심사입니다. 무엇보다 북한 핵 문제가 회담 의제로 다뤄지겠죠?
그렇습니다.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북한을 방문해서 논의할 내용과 관련해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과 북한 두 나라가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해 공통 관심사항을 심도 있게 논의해 이번 북한 방문이 북-중 관계가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외교부가 시진핑 부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이 만나서 논의할 주제로 북한 핵 문제가 다뤄질 것임을 공식 확인한 셈인데요,
조만간 북한이 핵신고서를 제출하고 6자회담이 재개되기 전에 영변 핵시설인 냉각탑을 폭파 해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북한 핵 문제가 중대 전환점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은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 한반도 비핵화 마지막 단계인 북한 핵 폐기 2단계 조치를 서둘러 완료하고 신속히 3단계 프로세스에 착수할 수 있도록 협력해 줄 것을 당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문: 시진핑 국가부주석의 북한 방문 배경에는, 최근 미-북 관계가 개선되고 있는 점과 함께, 남북한에 대해 균형을 맞추려는 의도도 엿보이는 데요?
네, 중국 지도부는 북한이 지난해부터 북-미 양자회동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을 보면서 북-중간 전통적인 우호관계 회복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데요, 이번 시진핑 국가부주석의 북한 방문에는 이 같은 중국의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시진핑 부주석의 북한 방문은 중국이 남북한 간에 균형을 맞추려는 의도에서 지난 3월부터 추진돼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중국 지도부는 당초 이명박 한국 대통령의 중국방문을 전후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방문을 추진해왔지만 성사가 어렵게 되면서, 시진핑 부주석이 평양에 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시진핑 부주석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북한이 쓰촨성 대지진 때 보여준 조의에 대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가 표시한 감사의 뜻을 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 시진핑 국가부주석은 이번 북한 방문이 처음은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북한과 어떤 인연을 갖고 있나요?
중국의 차기 대권을 거머쥘 5세대 지도자로 지목되고 있는 시진핑 국가부주석은 부주석직에 오르기 전 저장성 공산당 서기로 있으면서 북한을 방문했었습니다. 시진핑 부주석은 당시 저장성 서기 신분이면서도 중국 공산당 대표단 단장으로 북한을 방문했해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났었습니다.
문: 한 가지 소식 더 들어보죠. 미국이 평안북도 등에서 북한 내 식량 수요 조사에 들어갔는데요, 북한은 미국의 식량 원조가 이른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지요?
중국 정부 산하 뉴스통신사인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국제뉴스 전문 신문인 국제선구도보(International Hereald Leader)는 오늘 평양주재 특파원발 기사에서 북한 언론매체들의 보도내용을 따서, 미국의 식량원조는 북한과 미국 인민간의 이해와 신임을 증진시킬 뿐만 아니라 북한의 식량부족 문제를 완화하는데 어느 정도 기여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즉 북한은 미국의 식량원조가 식량 위기해소와 동시에 북-미관계 개선의 계기가 되는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중국 신문은 또 최근 들어 북-미관계가 개선되고 있는 영향을 받아 북미간에 식량원조 협상이 타결됐다고 전하고, 북미 양측은 식량원조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들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미국이 지난달 16일 50만톤 규모의 북한 식량원조 계획을 발표한 뒤, 북한의 식량부족 실태를 조사할 미국의 평가조사단이 오늘 평안북도와 자강도에서 향후 2주 동안의 일정으로 병원과 마을 등을 상대로 식량부족 실태에 대한 현장조사를 들어갔고, 앞으로 구체적인 원조식량 배분 모니터링 방안에 대해서도 협상을 벌일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