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진 이은 폭우로 곡물 생산량 확보에 비상

중국에서는 지난 달 쓰촨성 대지진에 이어 최근 남부지방에 폭우까지 겹쳐 곡물 생산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으로의 곡물 공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국 정부는 이미 지난 1월부터 쌀과 옥수수, 밀가루 등에 대한 식량 수출 제한 조치를 실시해 북한으로의 식량 공급이 한층 까다로워지고 공급량도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중국은 쓰촨성 대지진에 이어 남부지방에 폭우까지 겹쳤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데요, 중국으로서는 곡물 생산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겠군요.

중국의 곡창지대 가운데 하나인 화난 북서부와 구이저우성, 윈난성 등 남부 지방에 지난달 말부터 엄청난 양의 폭우가 내리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여름철 수확을 앞둔 농작물에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또 지금까지 100명 가까이 숨지고 1천만 명의 이재민도 발생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농업부는 긴급통지를 통해 남부지방에 내린 폭우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최대한 빨리 여름철 곡물 수확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중국 정부 관영 뉴스통신사인 신화통신이 오늘 전했습니다. 농업부는 또 폭우에 대비해 재해예방에 만전을 기함으로써 곡물 생산량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아울러 채소와 과일도 최대한 빨리 수확함으로써 강풍을 동반한 폭우 때문에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중국 농업부는 당부했습니다.

문: 중국의 한 해 전체 곡물 수확량에서 여름철 수확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되나요?

중국에서 여름철 수확은 한 해 전체 곡물 생산량의 23%로, 4분의 1 가량을 차지합니다. 주로 기온이 높은 남부 지방에서 여름철 수확이 이뤄집니다.

중국 농업부장은 앞으로 악천후만 없다면 올해 여름철 수확량은 지난해 여름철 보다 5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는데요, 올해 여름철 안정된 곡물 생산량 확보를 위해 악천후의 영향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앞으로 중국 남부지방에 폭우가 얼마나 이어질지가 여름철 수확을 결정짓는 관건일텐데, 폭우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인가요?

중국 기상국은 쟝후이, 쟝난, 화난 북서부 지방, 구이저우 남부, 윈난 남부 일대에 앞으로 10일 동안 연평년 강우량보다 30~7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하고, 3급 호우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이에 따라 농작물의 추가 피해가 일어나지 않을까 중국 정부는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문: 현재, 중국의 쌀 생산량과 비축량은 얼마나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나요?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는 두 달 전 중국내 쌀 비축량은 4천만에서 5천만t에 달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원자바오 총리는 국민들이 쌀 공급 문제에 대해 안심해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의 쌀 생산량을 보면, 지난 한해 1억8천6백만t에 달했는데요, 쌀 비축량의 4-5배에 달하고 있습니다.

문: 특히, 최근 지진에다 폭우의 영향으로 중국 자체 곡물생산이 타격을 입게 되면, 북한으로의 식량 공급도 영향을 받게 될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전세계적인 식량위기 속에 쌀의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도 올해부터 식량 안보의 일환으로 1월부터 쌀과 밀가루, 옥수수, 보리 등 식량 수출에 대해 올 한해 동안 수출허가제를 시행하고 최고 25%의 수출관세를 부과하는 등 사실상 곡물수출을 금지함에 따라, 북한으로의 식량 공급이 과거보다 훨씬 까다로워졌는데요, 여기에다 설상가상으로 중국은 올해 1, 2월 중남부지방에 폭설이 내리고 봄철에는 북부지방에서 가뭄이 발생한 데 이어서, 주요 쌀 생산지 가운데 한 곳인 쓰촨성에서 지진이 일어나고, 이번에 곡창지대인 남부지방에 폭우가 강타하면서, 곡물생산이 타격을 입게 되면서 앞으로 식량 수출을 통제하고 곡물 비축량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는 데요, 이 때문에 북한으로의 식량 공급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 중국 내에서 곡물과 식료품 값이 급등하면서, 북한으로의 수출가격도 덩달아 올라 대북 수출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문: 북한은 중국 정부의 곡물 수출 제한 조치로 중국으로부터 곡물 수입이 막히면서 라면과 국수 같은 가공식품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지요?

중국 정부가 올해 1월부터 쌀, 밀가루, 옥수수에 대해서는 사실상 수출을 금지하자, 한국을 비롯한 외국의 대북식량지원단체들은 수출제한 규정이 없는 국수와 같은 가공제품을 중국에서 구매해 북한에 보내는 방안을 검토해 왔는데요,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가 곡물을 가공한 가공식품이 수출을 계속 허용하고 있고 감세 등 기존의 혜택을 그대로 유지하자, 최근 북한으로부터도 곡물 가공식품에 구매 요청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예컨대 밀가루는 수출이 금지돼 있지만 밀가루 가공품인 라면은 수출이 가능한데요, 해외동포들이 중심이 된 종교단체 등으로부터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을 목적으로, 북한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선양에 라면 제조공장을 둔 한국회사인 농심에 라면 구입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연합뉴스 등 이곳 언론이 전했습니다.

또한, 중국 내 조선족 무역업자들도 북한측 무역 파트너들로부터 작년까지만 해도 쌀, 옥수수, 밀가루를 구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지만, 최근에는 북한 무역 파트너로부터 수출 규제가 없는 라면이나 국수를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고 이곳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이밖에 수출 규제를 받는 쌀 대신에, 떡이나 튀밥을 만들 때 사용되는 찐쌀을 보내달라는 요청도 북한으로부터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인데요, 중국에서 찐쌀은 가격이 t당 6백50∼6백60 달러 정도로 쌀에 견줘 비싼 편이지만 중국 정부에서 수출을 규제하지 않고 있는 품목이어서 북한으로 보낼 대체식량으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문: 이들 가공식품들에 대해 중국 정부가 강화하고 있는 수출 상품검사 절차가 적용되나요?

네, 중국 정부는 자국산 식품의 안전성에 대해 외국에서 문제가 발생한 뒤로 수출식품에 대한 검사를 계속 강화하고 있는데요, 특히 중국 상무부는 쌀이나 옥수수, 밀가루 등 식량 자체는 수출자격을 지닌 회사에 한해 수출쿼터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수출을 원천규제하고 있는 반면, 가공식품은 이러한 수출규제가 없는 대신 수출식품 생산허가, 상품검사, 원산지 증명서 제출 등의 절차를 밟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으로 라면을 수출하려면 1주일 이상 절차를 밟아야 하고 수출 때마다 다시 절차를 밟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같은 까다롭고 번거로운 수출 상품검사 절차는 곡물 가공식품의 북한수출에 일종의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데요, 상품검사 수속을 밟는데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대북 무역업자들로 하여금 북한으로 수출을 그만 두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