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 `올림픽기간 중 북-중 접경 교량 잠정 폐쇄'

베이징 올림픽 개막이 3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중국 정부가 보안통제를 전례없이 강화하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올림픽 기간에 탈북자나 올림픽 선수단의 정치적 망명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중국 당국 특히 북한과의 접경 교량도 잠정 폐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 중국 정부가 8월8일부터 열리는 베이징 올림픽 기간에 탈북자나 선수들의 망명을 차단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는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중국 정부는 다음 달 8일부터 시작하는 하계 올림픽과 장애인 올림픽 기간에 외국인들의 정치적 망명을 막기로 하고, 특히 탈북자나 올림픽 선수단의 정치적 망명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정부는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을 비롯한 일부 국가 선수단 가운데 일부가 올림픽 기간에 정치적 망명을 요구하는 사건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보고 있고,

중국 공안기관들은 특히 베이징 올림픽 기간에 일부 외국 비정부기구나 국제인권단체, 종교단체들이 탈북자의 집단 망명을 기획하거나 공관 진입 등을 지원할 경우 엄하게 처벌할 방침인 것으로 베이징 외교가에서 전해지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중국 정부가 중국주재 외국대사관 등에 미리 이같은 방침을 통보하고, 유사시 '망명을 받아들이지 말아달라'는 등의 요청을 했을 수도 있겠군요?

네, 중국 정부는 베이징 주재 각국 대사관과 국제기구 대표부 등에 외국 선수들의 정치적 망명을 받아들이지 말라고 직접, 간접적으로 요청했다고 베이징 외교가에서 전해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중국 정부는 탈북자나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 또는 임원이 외국공관 등에 진입해서 정치적 망명을 요구할 경우에는, 망명 신청자들의 신병을 중국 공안에 넘겨줄 것을 요청했고, 이어 망명 요구자들의 신병을 넘겨받는 즉시 해당 선수의 국가에 넘겨줄 방침이라는 것입니다.

: 특히, 중국 측이 올림픽 기간에 탈북자들이 아예 중국으로 들어오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해 북-중 간 국경경비를 강화하거나, 통로 통제를 강화하고 있지는 않나요?

네, 중국 당국은 베이징올림픽 기간 탈북자들이 중국으로 넘어오는 것을 완전 차단하기 위한 보안 조치의 하나로, 북한과 중국을 잇는 접경지역 다리들을 모두 올림픽 기간에 잠정적으로 폐쇄할 방침이라고 중국에 있는 한국 외교소식통이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동을 이어주는 압록강철교, 즉 중조우의교가 주요 통제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 데요, 단동에서는 북한과 중국간 교역의 70% 이상이 이뤄지는 만큼 압록강철교를 이용해 두 나라를 오가는 기차와 일반 차량들이 다른 접경지역의 교량보다 많습니다.

압록강철교 외에도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역 다리로는 두만강 지역에 중국 길림성(지린성) 훈춘시와 북한 라선시 온정리를 이어주는 다리를 비롯해, 중국 길림성 용정(롱징)시에서 30분 거리에 위치한 북-중 교역로인 삼합(산허) 세관 근처 다리 등이 있습니다. 북학과의 접경 지역에 있는 중국 세관들은 현재 정상 운영 중이지만 검문과 검색이 전에 없이 까다로워졌습니다.

: 중국 정부가 올림픽을 앞두고 외국인에 대한 비자발급을 포함한 입국을 까다롭게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데, 북한주민들의 중국 입국도 마찬가지로 제한을 받고 있지는 않나요?

네, 중국 정부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안전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서 그 일환으로 지난 4월부터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들에 대한 비자 발급 요건을 크게 강화해서, 비자 기간이 만료되면 반드시 귀국하도록 조치하고 있는데요,

중국 외교가와 함께 단동 및 동북 지역에서 대북사업에 종사하는 한국인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북한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최근 귀국하는 데는 별 문제가 없지만, 특히 일반 북한인들이 중국으로 입국하는 것은 사실상 막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북한 외교관을 포함해 정부 관계자 등이 아닌 이상, 북한인들에 대한 입국 허가를 올림픽 끝날 때까지 잠정 보류한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남북 협력사업을 하는 기업 등은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 북한에서는 이번 올림픽에, 얼마나 많은 선수들과 응원단을 파견하나요?

북한은 베이징올림픽에 11개 종목에 참가하는 선수단과 감독 90명 등 모두 140명의 대표단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윤용복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은 지난 11일 중국 정부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는데요, 북한의 대표단 규모는 역대 최대라는 게 북한 측 설명입니다.

또한, 이번 올림픽 기간에 베이징을 방문할 북한 응원단의 규모는 일반 응원단 140여명과 이른바 미녀응원단으로 잘 알려진 여성응원단 300명 등 모두 440여명에 달할 것으로 중국내 한국 외교소식통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440여명 규모의 북한 응원단은 북한이 메달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은 여자축구 시합을 비롯해 여자유도 등의 종목에도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 중국 정부는 이번 올림픽 때 소수민족의 독립 요구 시위나 이른바 반체제 인사들의 움직임을 사전에 막는 데 힘을 쏟고 있다면서요?

네, 중국 정부는 베이징올림픽 때 안전을 해치는 최대 요인으로 중국 서북부에 있는 신장·위구르지역 분리·독립주의자들의 테러를 비롯해, 티베트자치구 분리주의자들의 독립 요구 시위, 반체제인사들의 민주화 요구 시위, 아울러 수련단체인 파룬궁(법륜공)의 반 공산당 시위 등을 꼽고 있는데요, 중국 당국은 이에 대한 사전 저지에 최우선 역점을 두고 있고 정치적 망명 요구를 막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앞서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는 지난 15일 베이징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기간에 경기장에서 직접 관전하는 팬들은 응원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나 피켓을 갖고 들어가지 못하고, 정치, 인권, 종교, 인종, 환경 등의 내용이 담긴 슬로건 역시 경기장 내 게시가 엄격히 금지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