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중 체류허가 만료된 북한주민 일시 귀국키로

베이징 올림픽 개막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국 정부가 보안통제를 전례 없이 강화하면서, 베이징 올림픽을 전후해 체류허가 기간이 만료되는 북한주민들을 일시 귀국시키기로 북한 정부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중국과 북한이 합의했다는 중국 내 북한주민 일시 귀국 조치, 어떤 내용입니까?

중국 정부가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보안차원에서, 북한측과 체류기간이 끝나는 북한인을 일시 귀국시키고 올림픽 이후 입국을 재개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북한인들 가운데 이달 초부터 귀국하는 북한인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이전까지 중국 정부는 출입국 관련협정에 따라 공무여행여권이나 통행증을 소지한 북한인에 대해 비자 없이 중국에 입국해 30일 동안 머물 수 있도록 허용하고, 또 한번에 30일씩 두 차례까지 체류기간을 연장해주는 혜택을 부여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중국은 북한과 합의 아래 이들에게 체류기간이 만료될 경우 일단 귀국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외교관을 포함해 북한 정부 관계자 등을 제외한 일반 북한인들에 대한 입국 허가를 올림픽 끝날 때까지 잠정 보류한 상황입니다.

문: 일시 귀국 대상에 해당하는 북한인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일시 귀국 대상의 북한인은 북-중 두 나라가 체결한 출입국 관련협정에 따라 비자가 면제되는 공무여행여권 소지자 가운데서 중국 정부로부터 거류허가를 받지 않고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북한인이 주로 해당되고, 또 북한과 중국 변경지역 통행증을 발급받아 중국에 들어온 북한인들도 일시 귀국 대상에 해당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한 무역회사 대표나 주재원 신분으로 중국 정부에서 정식 거류허가를 받은 일부 북한인들도 체류기간이 끝나면, 연장신청을 하지 않고 일시 귀국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중국내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북한 유학생 877명도 6월말부터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체류기간이 끝나면서 일시 귀국하고 있습니다.

다만 중국 정부에서 정식으로 거류허가와 취업허가를 취득한 북한식당 종업원들은 올림픽 기간에도 계속 베이징과 선양 등 중국에 머물면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중국의 북한인 체류관리가 강화되고 북한 자체로도 중국으로의 통행증 발급이 까다로워지면서 보따리 무역을 위해 중국을 자주 드나들었던 북한인들의 활동도 크게 위축되고 있습니다.

문: 중국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중국 내 외국인 가운데 북한인들에게만 적용되는 건가요?

아닙니다. 중국 정부의 북한인에 대한 이번 조치는 올림픽을 앞두고 보안차원에서 다른 외국인에 대해 취하고 있는 조치와 유사합니다. 중국 정부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안전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서 지난 3~4월부터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들에 대해 비자 발급 요건을 크게 강화한 동시에, 중국내 체류허가 기간이 만료되면 일단 귀국해 다시 비자를 발급받도록 조치하고 있습니다. 또 베이징과 상하이, 칭다오, 선양, 친황다오 등 베이징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도시의 정부는 올림픽에 앞서 취해진 입국제한 조치에 따라 오는 9월 20일 때까지 외국인에 대한 사업비자를 발급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중국이 이번에 북한인에 취한 조치는 북-중 두 나라가 지난 1월에 체결한 것으로 알려진 베이징올림픽 관련 안전협정이 근거가 됐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 안전협정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 정부는 이 안전협정을 근거로 다른 외국인과 형평성 차원에서 북한인에 대해서도 체류기간 연장이 어렵다는 입장을 북한 당국에 통보했고, 이를 북한 당국에서 수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중국 정부는 베이징올림픽 기간에 탈북자들이 중국으로 넘어오는 것을 완전 차단하기 위한 보안 조치의 하나로, 북한과 중국을 잇는 접경지역 다리들을 모두 올림픽 기간에 잠정적으로 폐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최근 중국 정부가 올림픽 기간 중 디자인이나 색상이 같은 옷을 입은 사람들의 경기장 입장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세계 각국으로부터 문의와 항의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중국 정부가 관중들이 경기장에서 단체 응원복은 입을 수 있게 했나요?

네, 중국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는 지난 14일 디자인이나 색상이 같은 옷을 입은 관중에 대해서는 경기장에 입장하지 못한다고 발표했다가 외국의 항의가 빗발치자, 결국 응원단과 소수민족, 가족, 연인들에 대해서는 다른 관중들에게 불편을 초래하지 않고 상업적인 목적이 없다면 같은 옷을 입고 입장할 수 있다고 어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붉은 악마’나 교민 응원단은 물론 북한의 응원단 들도 베이징올림픽 경기장에서 단체 응원복을 입고 선수들을 응원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환경이나 종교, 기업 홍보, 정치나 군사적인 구호, 인권 등을 암시하는 옷을 입은 관중들은 500위안(한국돈 7만5000원 정도)의 벌금형이나 15일간의 구속형을 받게 됩니다.

게다가 이런 조치마저도 올림픽 기간 보안수준이 변경되면 언제든 취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내 일부 지방에서 폭발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데요, 폭발사건이 테러일 가능성이 있나요?

사흘 전(21일) 중국 남부지방 윈난성의 쿤밍시에서 발생한 시내 버스 연쇄 폭발사고는, 의도적인 테러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엊그제 중국 외교부는 버스 폭발사고가 올림픽을 겨냥해 저질러진 테러임을 입증할 만한,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지만, 어제 중국 공안당국은 버스 연쇄폭발이 모두 버스 좌석 아래에 있던 니트로아민이라는 폭발물에 의해 발생했다고 밝히고, 용의자를 긴급 수배했습니다. 또한 버스 폭발에 앞서 특정 버스를 타지 말라는 휴대전화 메시지가 발송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버스 2대 연쇄 폭발사고로 지금까지 2명이 숨졌고 24명이 다쳤습니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신장위구르 자치구 우루무치에서 충칭으로 가던 열차 안에서 폭발물 뇌관 100개가 발견됐고, 12일에는 쓰촨성내 티베트인 거주지인 간즈자치주에 있는 라마교사원 겅칭스에서 지난 12일 폭발 사고가 발생해 승려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습니다. 라마교사원 겅칭스는 지난 3월 티베트 분리독립 요구에 동조하는 시위가 벌어졌던 곳입니다.

문: 이번 버스 폭발사고 여파로 그렇지 않아도 보안을 강화하고 있는 베이징에 긴장이 높아지고 있겠군요?

베이징올림픽 개막을 보름 앞두고 중국 정부는 경찰 10만명, 군 특수요원을 비롯한 보안요원 20만명, 자원봉사자 50만명을 동원해, 나흘 전부터 베이징으로 향하는 모든 도로에서 3중의 방어선을 만들어 24시간 검문검색을 실시하고 있고,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은 사람은 베이징 시내 진입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심지어 대학 등 공공건물 출입시에도 신분증 없이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는 러시아제 최신형 장갑차량 10대도 들여와서 올림픽 기간 테러 방지를 위해 경기장 부근 경찰서에 배치키로 하면서, ‘준 계엄’ 상황을 방불케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