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개막 D-1, 북한 상임위원장 베이징 도착

베이징 올림픽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개회식 참석 차 7일 베이징에 도착했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남북한이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8년 간 이어 온 국제대회 개회식 공동입장은 아쉽게도 볼 수 없게 됐습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베이징 올림픽이 드디어 내일(8일) 개막하는데요, 개막을 하루 앞둔 현지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베이징: 올림픽을 밝혀줄 성화가 어제 마지막 봉송 구간인 베이징에 도착하면서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습니다. 올림픽 성화는 어제 자금성과 천안문광장 등을 거친 데 이어, 오늘(7일) 만리장성과 베이징시 외곽을 거치는 봉송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이어 내일(8일) 오전 베이징 시내를 돈 뒤 오후 8시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시작하는 개회식에서 최종 점화돼 올림픽을 밝히게 됩니다.

진행자: 베이징 올림픽 개회식 시작 시간이 바뀌었다면서요?

베이징: 네, 당초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은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숫자 '8'이 5개나 들어간 8일 오후 8시 8분 8초에 열리도록 돼 있었는데요, 하지만 어제 베이징 올림픽조직위원회 측은 올림픽 개회식이 내일 (8일) 이곳 시간으로 오후 8시 정각에 공식 시작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내일(8일) 오후 5시 45분부터 1시간 15분 동안 중국의 특색이 담긴 28개의 식전 공연들이 진행된 뒤, 오후 7시56분 카운트다운에 착수해, 8시에 개회식을 공식적으로 시작하고, 밤 11시30분까지 개막식 축하 공연과 불꽃놀이가 이어집니다.

진행자: 이번 대회에서는 남북한 대표팀 공동입장은 볼 수 없게 됐지요?

베이징: 네, 오늘 이연택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어제 밤늦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더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입장을 전달 받았다고 전하면서 남북한 공동입장이 끝내 무산되고 말았다고 말했습니다. 자크 로게 IOC 위원장도 오늘 오후 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IOC가 적극적인 중재에 나섰지만 남북한 모두 정치적인 문제로 인해 동의하지 않았다면서 굉장히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은 내일 개막식에서 당초 예정대로 177번째로 입장하고, 북한은 한국에 이어 입장할 것이라는 계획과 달리, 한국선수단과 떨어지기를 희망해 베트남과 피지, 보츠와나, 포르투갈 4개국에 이어 182번째로 입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은 남북한이 잇따라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개회식에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많이 참석하는데, 오늘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도 베이징에 도착했죠?

베이징: 네, 대외적, 공식적으로 북한의 국가수반인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베이징올림픽 개회식 참석 차 오늘 이곳 시간으로 11시 20분쯤 평양발 고려항공편으로 베이징 수도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대신해 올림픽 개막식에 참가하는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오늘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후진타오 주석은 북중 수교 60주년을 맞는 내년에 '중-북 우호의 해' 활동을 열고 양국간 전통적인 우호협력관계를 부단히 굳게 다지자고 말했고, 김영남 위원장은 베이징올림픽 성공개최를 기원한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구두메시지를 전하면서 북-중간 전통적인 우호협력 관계를 한층 발전시켜 나가자고 말했습니다. 김영남 위원장은 이어 중국 권력서열 2위인 우방궈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도 따로 만나 양국간 우호 친선 강화에 대해 얘기를 나눴습니다.

진행자: 이명박 한국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일본, 러시아 정상들도 속속 베이징에 도착하게 되죠?

베이징: 이곳 시간으로 오늘 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베이징에 도착하는 등 세계 50여개국 국가원수들이 오늘 베이징에 도착했고, 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내일 이명박 한국 대통령과 일본 총리, 프랑스 대통령 등 11명의 국가원수가 베이징에 속속 도착합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내일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러시아 총리와 각각 회담하고, 이어 모레 9일 오전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한-중 정상회담을 갖고, 10일 부시 미국 대통령과 회담합니다.

진행자: 당초 이명박 대통령과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내일(8일) 열리는 세계 각국 정상 환영 오찬장에서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자연스럽게 만날 것으로 기대됐었는데, 동석이 무산됐다죠?

베이징: 그렇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주최로 내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는 세계 각국 정상 부부들을 위한 환영 오찬장에서 당초 9각형 테이블 9개를 배치하고 우방궈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주재하는 테이블에 이명박 대통령 부부와 김영남 상임위원장 부부가 앉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했었는데요, 이같은 좌석 배치는 북한 측의 거부로 갑자기 변경됐습니다. 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과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오찬장에서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자연스럽게 최근 남북한 현안을 논의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과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오찬장에 입장하기 전 리셉션룸에서 10분 정도 함께 있게 되며 오찬장 입장시에도 같이 들어올 수 있어 마주칠 기회는 열려 있습니다.

진행자: 올림픽 예선 경기는 이미 시작됐는데요, '아시아 여자축구 강호'로 꼽히는 북한 올림픽 여자 축구대표팀이 어제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했죠?

베이징: 1996년 애틀란타올림픽 이후 금메달과 거리가 멀어진 북한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서 유도의 계순희와 여자축구를 앞세워 12년만의 금메달 획득을 노리는 데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로 이미 세계 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은 어제 오후 중국 선양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치러진 나이지리아와 F조별리그 1차전에서 김경화의 선제 결승골을 앞세워 1대 0으로 물리치고 8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습니다. 어제 북한 올림픽 대표팀의 첫 경기에서는 1000명이 넘는 북한 응원단이 나와 열띤 응원을 펼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