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북한을 해외여행 목적지로 지정

중국 정부가 북한을 해외여행 목적지로 지정해 자국민의 단체관광을 정식 허용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관광업계는 '북한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VOA-1: 먼저, 중국 정부가 북한을 해외여행 목적지로 지정했다는 내용부터 전해주시죠.

->베이징: 중국 국가관광국은 북한을 방문 허가 지역으로 승인하고 자국민의 북한행 단체관광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고 중국 관영 언론들이 일제히 전했습니다.

중국 국가관광국 부국장이 이끄는 대표단은 최근 북한을 방문해 북한 국가관광총국 강철수 부국장과 회담을 갖고, 이 같은 사실을 정식 통보했습니다. 북한으로 가는 중국인의 단체관광은 북한과 중국이 관광 실무자들이 세부 내용을 추가 협상하고 공식 합의에 서명한 뒤 적절한 시기에 시작된다고 중국 국가관광국은 밝혔습니다. 그동안 중국은 북한을 제외하고 전세계 135곳의 국가와 지역을 방문 허가 지역으로 승인해 왔습니다.

VOA-2: 북한과 중국 관광 당국이 이밖에 두 나라 간 관광 확대를 위해 추가로 합의한 게 있나요?

->베이징: 네, 중국 국가관광국은 이번 북한 방문 기간 중, 북한이 중국 접경지역 랴오닝성 선양시에 비영리성 여행사무처를 개설하는 것에 동의했습니다. 북한 신의주에서 가까운 선양시는 중국 동북부 최대 도시로 북한 무역업체와 관계자, 식당들이 많이 나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중국 국가관광국은 오는 11월 20일 상하이에서 열리는 중국 국제여행교역회에 북한 관광총국이 대표단을 보내 줄 것을 정식 요청했습니다.

VOA-3 : 중국 정부가 북한을 해외여행 목적지로 지정한 배경이 궁금한데요...

->베이징: 지난 2006년 10월 북한의 핵실험 실시로 얼어 붙었던 북한과 중국간 관계가 이제 원래의 상태로 회복한 게 중국 정부가 이번에 북한을 자국민의 관광 목적지로 확정한 데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중국의 차기 대권을 이어받는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이 북한이 지난 2006년 10월 전격적으로 핵실험을 실시한 이후 중국 최고위급 정치인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6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무위원장 등과 만나 양국 친선 협조관계를 발전시키자는 데 의견을 같이 한 게 이번 두 나라 간 관광 교류 확대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국가관광국은, 중국과 북한이 외교 관계를 수립한 지 60주년이 되는 내년이 관광 분야에서 두 나라의 협력 관계를 증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강철수 북한 조선관광총국 부국장은 중국을 관광객을 유치하는 중요한 국가로 간주하고 있고, 관광 촉진과 인력 훈련 같은 분야에서 중국이 도움을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습니다.

VOA-4 : 그동안 중국인들의 북한 방문은 어떻게 진행돼 왔습니까?

->베이징: 중국에서 북한관광은 지금까지 사실상 동북3성 지역의 전유물이나 다름없었는데요, 북-중 정부는 지금까지 북한 접경도시인 단둥이나 연변조선족자치주 등 접경지역에 있는 여행사에 한해 '변경관광'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인을 대상으로 해서 북한 단체관광객을 모집할 수 있도록 허용해왔습니다.

중국 정부는 올해 1월부터 중국인 관광객의 북한 방문절차를 간소화한 새로운 출입국 관리규정을 실시해, 단둥과 훈춘 등 북한과 접경지역에서 무역이나 관광에 종사하는 업자들과 관광객들에 대해 비자 없이 이른바 '도강증'이라고 불리는 통행증만으로 북한을 방문할 수 있게 했습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자국민들이 관광 목적으로 해외에 나가 거액의 원정도박으로 파문을 일으키자 2005년 9월부터 통행증 발급을 중단한 뒤 관광 목적 등으로 북한으로 출국할 경우 관할 시 정부 외사처에서 출국 허가를 받고 반드시 여권을 이용해 출국하도록 요건을 강화했습니다.

VOA-5: 중국 정부가 북한을 해외여행 목적지로 지정하면서 중국 여행업계가 기대가 부풀어 있다구요?

->베이징: 무엇보다 중국인들에게 북한이 또 하나의 해외여행 관심지역이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 관광업계가 '북한 특수'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다고 중국 언론들이 오늘 전했습니다. 특히 이번 조치로 이번 조치로 기존의 북-중 접경지역에 있는 여행사뿐만 아니라 중국 전역의 다른 지역 여행사들도 관광객을 모집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중국 남부와 동부 연해 지역에 있는 여행사들은 기대감에 들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 남부지역과 동부 연해지역은 소득수준이 다른 지역 보다 높아 해외여행에 대한 욕구가 높았지만, 그 동안 이 지역 여행업계의 입장에서는 그 동안 북한관광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VOA-6: 그동안 북한이 중국인 관광객에 개방한 관광지도 제한됐을 텐데, 이번 합의로 북한 내 관광지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나요?

->베이징: 네, 중국 정부가 북한을 해외여행 목적지로 지정함에 따라, 지금까지 신의주, 평양, 묘향산, 개성, 판문점 정도에 국한됐던 관광지도 북한의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이 앞으로 모든 지역을 한꺼번에 다 개방되지는 않겠지만 관광객 모집만 가능하다면 북한의 모든 관광지를 모두 다닐 수 있도록 할 것으로 중국내 여행업계는 관측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앞으로 북한이 금강산과 백두산, 개성까지 중국인 관광객에게 문호를 개방할지 여부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VOA-7: 앞으로 중국인의 북한 관광을 활성화하려면 개선해야 할 일들이 적지 않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베이징: 현재 중국과 북한을 연결하는 교통편은 베이징과 평양 구간, 선양과 평양 구간 등 2개의 항공노선과 베이징과 평양을 잇는 국제열차 밖에 없는 실정이고, 중국인에 대한 관광비자 발급절차가 번거로운 점도 북한관광 활성화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는데요, 따라서 중국의 여행업계는 북한관광 활성화를 위해 중국 남부 지역이나 연해 지역과 북한을 연결하는 항공노선 신설과 비자 발급절차 간소화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VOA-8: 중국 측 항공사(중국국제항공)가 올해 초부터 베이징과 평양 간 정기노선 운항을 개시했지 않습니까. 이용 상황이 어떤가요?

->베이징: 평양행 노선을 보유해온 중국 남방항공이 2006년 북한 핵실험 직후 취항을 중단한 뒤 1년 여 만에 중국 국영항공사인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가 외국 항공사로는 유일하게 지난 3월 31일부터 베이징과 평양 정기노선을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금요일 주 3회 운항을 개시했는데요,

중국국제항공은 승객 탑승률 저조를 이유로 오는 11월부터 3월까지 동절기에 평양 정기노선 운항 회수를 지금의 주 3회에서 수요일을 뺀 2회로 감축 운항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중국국제항공측은 이에 대해 아직까지 아무런 공식 발표를 내놓지 않고 있는데요, 특히 이번에 중국 정부가 북한을 해외여행 목적지로 지정해 중국인들의 북한 단체관광이 가능해 짐에 따라 베이징-평양간 감축 운항 계획을 접을 가능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