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향기] 미국 음악계 주목끄는 한국계 신인가수 프리실라 안

한인들의 미국 이민 역사가 1백년을 훌쩍 넘긴 가운데 문학과 미술, 스포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인 2세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골프 선수 미셸 위와 앤소니 , 세계적인 바이올린 연주자 새라 순수 한국인의 피를 이어받은 한인 2세들의 활약 소식은 언제 들어도 반갑죠. 하지만 프로 미식축구 선수 하인스 워드, 영화 배우 블러드굿처럼 부모 어느 쪽만 한인인 경우라고 해도 자랑스럽긴 마찬가지인데요. 최근 한국인 어머니를 가수 프리실라 씨가 미국 음악계의 주목을 받고 있어서, 많은 한인들의 마음을 뿌듯하게 하고 있습니다. 프리실라 씨는 여름 'A Good Day (좋은 )'이란 제목의 앨범을 발표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요. 얼마전 워싱턴 교외에서 공연을 가진 프리실라 씨를 부지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심장을 녹일 듯한 청아한 목소리.. 절로 미소 짓게 만드는 아름다운 곡조… 젊은 사람이 썼다고 믿기 어려운 깊이 있는 가사…

모두 프리실라 안 씨의 음악에 대한 비평가들의 찬사인데요. 지난 7월 인터넷 음악 판매 사이트인 아이튠스 (itunes)는 프리실라 안 씨를 '편집인들이 뽑은 금주의 가수'로 선정하면서, '꿈꾸는 듯한 맑고 신선한 목소리의 소유자'라고 칭찬했습니다.

프리실라 안 씨는 지난 6월에 첫 앨범 'Good Day (좋은 날)'을 발표했는데요. 아직까지 주요 인기 순위에 오른 적은 없지만, 미국내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 서서히 인기 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프리실라 안 씨는 얼마전 워싱턴 교외의 한 소극장에서 공연을 가졌는데요. 예상 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좌석이 모자라 서서 구경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믿을 수가 없었어요. 이번 공연은 제 이름을 걸고 한 첫 순회공연인데요. 생각 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보러 와서 놀랐어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제 음악을 아는 줄 몰랐거든요."

프리실라 안 씨의 본명은 프리실라 하트랜프트인데요. 하지만 음악계에서는 어머니 성을 딴 프리실라 안으로 통하고 있습니다.

//프리실라 안 씨//
"아버지 성이 하트랜프트인데 독일계라서 철자가 어렵고 이름이 길거든요. 이름이 짧은 게 좋을 것 같아서 어머니 성을 따랐죠. 부모님 덕택에 어려서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았는데요. 어머니가 노래를 굉장히 잘 부르셔요. 어머니 따라 교회에 가서 성가대에서 저도 노래를 불렀구요. 아버지가 닐 영, 밥 딜란, 비틀즈 등의 음악을 즐겨 들으셨는데요. 아버지가 듣던 음악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프리실라 안 씨는 직접 작사, 작곡을 하고 노래를 부르는 싱어송라이터 (singer songwriter)인데요. 일상생활에서 겪는 일이나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노래에 담는다고 말합니다.

//프리실라 안 씨//
"Dream 같은 노래는 제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서 쓴 거구요. 그냥 기타를 치면서 마음에 드는 곡조가 나오면 가사를 붙여서 노래를 부르는데요. 늘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있던 것들이 결국 가사로 나오더라구요. 억지로 뭔가를 끌어내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기다려요. 기타는 14살때부터 치기 시작했는데요. 기타 연습을 하면서 이것 저것 치다보니 자연스럽게 작곡도 하게 됐어요."

프리실라 안 씨는 미국 동부 펜실베니아주에서 성장했는데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었지만, 입학 시험때 만난 교수의 조언에 따라 학업을 뒤로 미뤘다고 말합니다.

//프리실라 안 씨//
"버클리 음악 대학에 가고 싶었지만 등록금이 너무 비싸서 펜실베니아주에 있는 주립 대학에 가려고 했죠. 입학 시험때 제가 작곡한 노래를 연주했는데요. 그 날 제 노래를 들은 한 교수님이 어떻게 저희 집 전화번호를 아셨는지 집에 전화를 하셨더라구요. 그러시면서 절 더러 대학에 가지말고 본격적으로 음악을 해보라고 권하셨어요. 대학은 언제든지 갈 수 있지만 음악은 때를 놓치면 안된다구요. 그래서 그 분의 조언을 받아들여서 기타 두 대랑 가방만 싣고 로스 앤젤레스로 갔죠."

프리실라 안 씨는 로스 앤젤레스로 간 뒤 1년 동안 식당 종업원 일을 하면서 힘든 시절을 보내기도 했는데요. 당시 낯선 도시에서 겪었던 소외감과 외로움이 'Wallflower (벽의 꽃)'이란 노래에 담겨 있기도 합니다.

//프리실라 안 씨//
"그 때만 힘들었다고 할 수 있어요. 집에 오면 너무 피곤해서 음악 하기도 싫었고, 사람들이 제 음악을 별로 좋아하는 것 같지도 않은 느낌도 들었어요. 그래서 음악을 포기할까 생각도 했는데 우연히 좋은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서 인생이 바뀌기 시작했죠."

프리실라 안 씨는 조슈아 라딘 등 뜨기 시작하는 가수들의 순회공연에 참여하게 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구요. 유명 가수 노라 존스를 발굴한 재즈 전문 음반사 블루 노트와 계약을 맺고, 지난 6월에 첫 앨범을 내기에 이르렀습니다. 프리실라 안 씨는 최근 유명 컨트리 가수 윌리 넬슨의 공연에 참여했구요. 올11월에는 일본에서 공연할 예정인데요. 9월 중에 한국에서도 음반이 나온다며, 조만간 한국 무대에도 서고 싶다는 바램을 나타냈습니다.

프리실라 안 씨는 어머니를 따라 자주 한국을 방문해서 한국 음식과 한국 문화에 아주 익숙하다고 하는데요. 한국 요리는 잘 못하지만 해물파전 만큼은 자신 있다고 했습니다.

이번에는 새 영화 소개 순서인데요. 지난 해 'No Country For Old Men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란 영화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등을 휩쓸었던 코언 형제의 새 영화가 나왔습니다. 'Burn After Reading (읽고난 뒤 태우세요)'란 다소 이색적인 제목의 영화인데요. 브래드 피트, 조지 클루니, 두 미남 배우가 함께 출연을 해서 특히 여성 팬들 사이에서 인기라고 합니다. 김현진 기자, 소개 부탁할까요?

채드 펠드하이머는 워싱턴의 한 체육관에서 일하는 트레이너입니다. 기업체 고위 관리들의 살 빼기와 건강 관리를 돕는 훈련사인데요. 어느날 여자 탈의실에서 기업 기밀이 담긴 컴퓨터 디스크를 발견하고 인생역전의 꿈을 꾸게 됩니다.

채드와 같은 체육관에서 회원권 판매 일을 하는 린다 리츠크는 늘 일은 뒷전이구요. 매일 성형수술 받을 생각만 하면서 지내죠. 린다는 성형수술만 받으면 인생이 달라질 거라고 믿고 있는데요. 하지만 수술비를 마련할 길이 없어서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채드는 손에 들어온 컴퓨터 디스크를 이용하면 부와 명성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린다를 설득하는데요. 디스크를 잃어버린 주인에게 큰 돈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 디스크의 주인은 미 중앙정보국 (CIA) 직원이었던 오스본 칵스인데요. 오스본은 디스크를 돌려받는 대가로 돈을 지불하라는 채드와 린다의 요구를 거부합니다. 채드와 린다는 별로 쓸모 없는 것으로 드러난 이 디스크를 러시아 첩보원들에게 넘기려고 하구요. 그러면서 영화는 혼란으로 치닫습니다.

'Burn After Reading (읽고난 뒤 태우세요)'는 코언 형제가 공동으로 극본을 쓰고 감독한 영화인데요. 영화는 워싱턴 정가의 현 분위기를 비판하기 보다는 단순히 희극적으로 묘사한 것이라고 이슨 코언 씨는 말합니다.

코언 씨는 등장인물들이 별로 의미없는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는데요. 그래도 충분히 흥미를 자아낼 수 있다는 겁니다. 이슨 코언 씨의 친 형이자 동료인 조엘 코언 씨는 등장인물들이 실존 인물을 떠올리게 할 지도 모르지만, 특정한 사람을 묘사한 건 아니라고 말합니다.

영화 배우 브래드 피트 씨 하면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남성 가운데 한 명으로 뽑히는 배우죠. 하지만 새 영화에서는 기존의 이미지와는 달리 다소 우둔한 인물로 나오는데요. 그 때문에 연기하기가 더 재미 있었다고 피트 씨는 말합니다.

피트 씨는 영화 주인공은 몇 초 안에 폭탄을 해체하거나 어떤 사태에 대한 답을 알고있을 정도로 경험 많은 인물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는데요. 그런 역할을 맡으면 자존심을 살리는데는 도움이 되지만 그렇지 않은 역할도 흥미롭다고 말했습니다. 실수를 저지르고 생각을 잘못 해서 그 뒷감당을 해야 하는 역할이 오히려 연기하기 재미 있다는 겁니다.

동생 이슨 코언 씨와 함께 영화 '읽고난 뒤 태우세요'를 공동 감독한 조엘 코언 씨는 이 영화의 핵심은 아무리 계획을 잘 세워도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데 있다고 말했습니다.

원래는 첩보 영화를 만들 생각이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고 코언 씨는 말했는데요. 원래 의도와는 다르게 희극 영화가 되버렸다는 겁니다. 하지만 영화 'Burn After Reading (읽고난 뒤 태우세요)'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운데요. 미국에서 개봉 첫 주 흥행 1위를 기록했구요. 영화 평론가들 역시 코언 형제의 전 작품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만큼 뛰어난 걸작은 아니지만 그래도 볼만한 작품이라는데에는 동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