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 정부가 16일 북한에 중유를 계속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시사는 지난 주 끝난 6자회담에서 대북 중유 지원 중단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는 미국 국무부의 발표를 사실상 부인한 셈입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VOA-1: 중국 외교부가 오늘, 북한에 중유를 계속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구요?
->베이징: 그렇습니다. 중국은 최근 북 핵 6자회담에서 검증의정서가 채택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늘(16일) 북한에 대해 중유 지원을 계속할 뜻을 내비쳤습니다.
중국 외교부의 류젠차오 대변인은 오늘 이곳 시간으로 오후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북 핵 검증의정서에 동의하지 않아 앞으로 북한에 대한 중유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고 이는 북한 외에 나머지 5개국과 모두 합의된 것이라고 밝힌 미국 국무부의 발표에 대해, 6자회담에서 체결된 10.3 합의의 문구를 강조하면서 사실상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VOA-2: 중국 정부가 미국 국무부의 발표를 사실상 부인한 셈인데요, 중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경제·에너지 지원이 핵 검증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인가요?
->베이징: 그렇습니다. 오늘 중국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류젠차오 대변인은 먼저, 지난 주 열린 6자 수석대표 회담에서 채택된 의장성명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말하면서, 의장성명에는 참가국들이 이번 회담에서 10.3 합의에 기술된 대로 북한 영변 핵 시설의 불능화와 중유 1백만t 상당의 경제·에너지 제공을 병렬적으로 이행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이 분명하게 제시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즉 중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중유 지원이 핵 시설 불능화의 대가로 제공하는 것으로, 북한에 대한 중유 지원이 핵 검증의정서 채택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북 핵 검증의정서 채택이 안 된 것을 이유로 북한에 대한 중유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미국 측의 입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드러냈습니다.
앞서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지난 11일 제6차 6자회담 3단계 수석대표 회담을 종료하면서 발표한 의장성명을 통해, 참가국들은 10.3 합의에 나와있듯 북한 영변 핵 시설 불능화와 중유 1백만t에 해당하는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은 병렬적으로 이행한다는데 동의했고, 국제사회의 대북지원 동참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VOA-3: 중국 정부의 이런 입장은 지난 주 6자회담 이후 일관된 것으로 볼 수 있는 겁니까?
->베이징: 네. 지난 주 6자회담 폐막 이틀 뒤인 13일, 중국은 북 핵 불능화와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을 동시에 하겠다며 북한에 대한 지속적인 에너지 지원의사를 밝혔는데요, 한-중-일 3국 정상회담에 참석한 원자바오 총리를 수행해 일본 후쿠오카를 방문한 중국 외교부 친강 부대변인은,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과 관련해, 북한 핵의 불능화와 경제·에너지 지원은 동시에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VOA-4: 북한에 대한 중유 지원 중단을 둘러싸고 이처럼 각국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중국의 역할이 주목되는데요.
->베이징: 오늘 중국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류젠차오 대변인은, 북 핵 검증 문제와 관련해, 6자는 모두 검증이 필요하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 했지만 어떤 방식으로 검증하느냐에 대해서는 일부 이견이 있었다고 설명하고, 앞으로 의장국인 중국은 참가국들과 소통과 협상을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와 관련국 간의 관계 정상화, 동북아시아 평화체제 수립 과정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친강 외교부 부대변인도, 6자회담과 실무그룹 회의를 통해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해, 중국이 의장국으로서 계속 조정을 해나갈 것임을 밝혔습니다. 이는 특히 중국이 자국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북한 및 미국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VOA-5: 북 핵 검증의정서 합의가 무산되면서 일부에서는 6자회담에 대한 회의론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중국은 회담 의장국으로서 앞으로 6자회담을 어떻게 진행해 나가겠다는 구상인가요?
->베이징: 일단 중국 외교부의 발표를 통해 향후 중국의 6자회담 구상을 엿볼 수 있는데요, 친강 중국 외교부 부대변인은, 북 핵 검증 방법에 관해 각국간 의견에 차이가 있었지만 지난 주 베이징에서 열린 6자 수석대표 회담에서 의견 차이가 줄었다고 평가하고, 앞으로 중국은 약속 대 약속,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서 6자회담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중국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 13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가진 뒤, 북핵 검증문제와 에너지지원 등 이견 때문에 합의를 이끌어내 지 못했지만 나름대로 진전은 있었다고 평가하고, 조속히 각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안이 만들어져 6자회담이 진전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중국 관영 뉴스통신사인 신화통신은, 북한 핵 검증 방법을 둘러싼 북-미간 이견과 함께, 일본인 납치 문제 및 일본의 대북 중유 지원 불참을 둘러싼 북-일간 대립, 대북 경제 지원과 핵 검증을 연계하는 문제를 둘러싼 논란 등 때문에 6자회담의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내다보면서, 각국이 최대한 인내심과 유연성을 발휘해야 6자회담이 더 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