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한 로켓 대응에 신중한 태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6자회담 의장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은 오늘(31일)도 거듭 북한의 로켓 발사와 관련해 당사국들에게 냉정과 절제를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로켓 발사나 유엔 안보리 회부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우선, 오늘 중국 정부가 북한의 로켓 발사 준비에 관해 밝힌 입장부터 전해주시죠.

답) 중국 정부는 관련 국가들의 냉정과 절제 유지를 강조했습니다. 중국 외교부 친강 대변인은 이곳 시간으로 오늘 오후 열린 브리핑에서, 중국은 각 당사국이 현재 정세에서 냉정하고 절제된 태도를 유지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이롭고, 6자회담을 지키면서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데 유리한 일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은 지난 주에 공식적으로 밝힌 입장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친강 대변인은 이어 각 당사국이 신중한 행동을 통해 한반도 정세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친강 대변인은 그러면서 중국은 이 문제에 대해 각 당사국과 긴밀한 접촉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문)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유엔 안보리 회부를 통해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인데요, 중국 정부의 입장은 뭔가요?

답) 중국 정부는 오늘까지 이와 관련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꺼리고 있습니다.
오늘 중국 외교부는,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 뒤 중국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현재로서는 논평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중국 정부는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다면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 왔는데요, 중국에서는 인공위성이나 미사일 여부와 상관없이 북한 로켓 발사 이후 대응책을 대외적으로 공개 논의하는 것 자체를 꺼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문) 북한의 로켓 발사 뒤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 제재가 이뤄질 경우, 동참 여부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반응은 어떤가요.

답) 중국 외교부의 친강 대변인은 오늘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 뒤 중국이 유엔 안보리 제재에 동참할 것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는, 아직 발생하지 않은 일에 대해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말하며 더 이상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몇 년 동안 인공위성과 우주선을 잇따라 발사한 중국은 그동안 군사적 목적을 의심하는 미국이나 서방세계 시선에 대해 모든 국가는 우주의 평화적 이용 권리가 있다고 반박해 온 상황에서, 이번에 북한이 발사하는 것이 인공위성일 경우 중국이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는 것은 기존의 중국 입장과 상반될 수 있다는 분석도 이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거부권을 가진 중국의 입장은 북한이 실제 로켓을 발사한 뒤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에 영향을 받을 것 같은데요, 먼저 북한의 로켓이 미사일로 판명된다면 중국도 대북 제재에 반대하기는 부담이 크기 때문에, 그럴 경우 중국은 강제력이 없는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정도에는 동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로켓이 인공위성으로 판명될 경우 중국은 대북 제재에 찬성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데요, 따라서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 제재는 물론이고 안보리 의장성명을 끌어내는 것조차 어려울 것으로 이곳에서는 관측하고 있습니다.

문) 그렇다면 북한이 ‘인공위성’ 이라고 주장하는 로켓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인지 여부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뭔가요? 안보리 위반인지에 대한 입장 여부가 대북 제재 동참의 전제조건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답)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 위반인지 여부를 두고 한국과 미국, 일본이 위반이라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과 달리, 중국은 아직 뚜렷한 태도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북한의 로켓 발사 문제를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하는 것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고는 있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문) 미국 국방장관은 북한의 로켓을 요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일본은 북한 로켓 파편 등이 일본으로 떨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이지스 함을 동해로 출항시켰는데요, 군사적 대응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이 공개적으로 나온 것은 없죠?

답)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중국 정부는 군사 대응에 대한 언급 자체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리우청쥔 중국 인민해방군 군사과학원장은 어제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아세안 고위급 국방학자대화에 참석한 자리에서, 중국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비해 군사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리우청쥔 군사과학원장은 그러면서도 자제를 촉구하고 도발적인 언급이나 행동을 삼가 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중국은 긴장을 완화하고 타협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주력해왔으며, 중국 전체가 한반도 사태 전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문) 끝으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 씨가 어제 중국에서 북한의 로켓 발사와 6자회담, 미국과의 직접 협상과의 연관성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중국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답) 친강 대변인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정남 씨가 어제 베이징 공항에서 북한의 로켓 발사가 6자회담, 미국과의 대화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그에 관한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말하면서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습니다. 앞서 김정남 씨는 북한의 로켓 발사와 관련, 어제 마카오로 가기 앞서 베이징 공항에서 일본 후지TV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위성 발사를 한다는 것 외에는 아무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고 일본 후지TV가 오늘 전했습니다. 김정남 씨는 이어 마카오 공항에 도착해서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가 6자회담과 미국과의 대화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