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최근 잇따른 대남 유화 조치들에 대해 “근본적인 것이 아니라 전술적인 변화”라고 말했습니다. 현 장관은 그러면서 앞으로 남북관계의 관건은 핵 문제에 대한 북한의 태도 변화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2일 “지난 7월 이후 강경일변도의 북한 태도에 변화가 있었다”며, “하지만 6자회담과 핵 문제에 대한 태도가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근본적 변화가 아닌 전술적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현 장관은 집권여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의 모임인 ‘국민통합포럼’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최근 북한이 남북관계에서 각종 제한 조치를 철회했지만 북한의 근본적 변화 여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현 장관은 “제한 조치 철회로 북한이 아주 특별히 전향적 태도를 보였다고 보지 않는다”며 “그동안 이뤄졌던 것을 푼 것이고, 이제야 원점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종주 통일부 부대변인은 현 장관의 발언이 한국 정부의 ‘비핵. 개방. 3천’ 정책 기조를 거듭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묶었던 사람이 풀었던 걸 가지고 그 자체를 뭐 변화라고 본다든지 북한이 남북관계 발전이나 이런 데에 진정성이 있다고 본다든지 하는 데에는 ‘그것 만으로 아직 의문이 있다’ 이런 차원에서 말씀을 하신 거고요, 이외에 남북관계든 이제 북 핵 문제든 이게 좀 진짜 풀려 나가려면 북한이 비핵화 결단을 포함해서 남북관계 차원에서도 북한이 내려야 되는 근본적인 전략적 결단이라고 할 만한 게 많이 있는 거잖아요, 크게 보면 이제 비핵화가 한 축으로 있을 테고 또 한 축으로는 이제 개방개혁 이런 문제가 있는 거죠.”
현 장관은 “앞으로의 북한의 변화가 남북관계의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최근 한국을 찾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북한 조문단에게도 여러 차례에 북 핵 문제 해결이 한반도 평화에 매우 긴요하고 필수적이라고 지적했었다”고 말했습니다.
현 장관은 이어 2일 오후 한국DMZ평화포럼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연 토론회에도 참석해 “한반도에서 북 핵이라는 근본적 안보위협이 사라질 때 비로소 비무장지대, DMZ의 평화적 이용 논의가 그 생명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해 북 핵 문제 해결을 DMZ의 평화적 이용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습니다.
한국 정부가 이처럼 북한의 태도 변화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남북 육로 통행이 1일 정상화한 데 이어 2일엔 서해지구 군 통신선이 정상가동 됐습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 “남북한 군사당국은 어제 시험통화를 거쳐서 오늘부터 서해지구 군사 실무책임자 간 통신을 정상가동 하기로 했습니다.”
서해지구 통신망이 정상가동 된 것은 지난 해 5월 북한이 기술적 장애를 이유로 단절시킨 뒤 1년 4개월 만의 일입니다.
이번에 다시 열린 서해지구 통신선은 남북관리구역 통행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3개 회선으로, 서해상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별도의 3개 회선은 너무 낡아 지난 해 5월 이후 지금까지 불통 상태입니다.
동해지구 통신 3개 회선의 경우엔 서해지구 통신선과는 달리 그동안 정상적으로 가동돼 왔습니다.
천 대변인은 서해지구 통신 3개 회선의 정상화로 북측이 2일 오전 개성공단 통행 관련 출입경 동의서를 이 통신선을 통해 전달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천 대변인은 이와 함께 “1일 북측 열차 운행사무소에서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경의선 남북 화물열차 운행과 관련한 문의가 있었다”며 이에 대해 “물동량 등을 봐가며 운행 재개를 검토하겠다는 정부 입장을 북측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의선 화물열차는 한국전쟁 이후 반세기 넘게 끊겼다가 남북 화해의 상징으로 지난 2007년 12월 재개통 됐지만 1년 만에 북한의 육로 통행 제한 조치로 또 다시 운행이 중단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