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 '적절한 시기 북한 방문’

북한이 지난 7월 존 케리 미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을 초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케리 위원장 측은 적절한 시기에 평양을 방문해 북한의 6자회담 복귀에 필요한 환경을 조성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이 존 케리 미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을 초청했으며, 케리 위원장은 적절한 시기에 평양을 방문할 것이라고 상원 외교위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프랭크 자누지 상원 외교위원회 전문위원은 16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구체적인 방북 날짜는 잡혀있지 않다면서도, 케리 위원장이 북한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케리 위원장이 현재 의료보험 개혁과 기후변화 회의 등 바쁜 의사일정 때문에 조만간 북한을 방문할 계획은 없지만, 백악관과 한국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적절한 시기에 방북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자누지 전문위원은 케리 위원장에 대한 북한의 방북 초청이 지난 7월에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케리 위원장 측과 북한 측은 오랫동안 대화와 접촉을 가져왔으며, 그 와중에 지난 7월 케리 위원장의 방북이 미-북 간 현 정세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 상호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입니다.

자누지 위원은 그러나 케리 위원장이 방북하더라도 이는 북한 측과 협상을 위한 것은 아니며, 북한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케리 위원장 측은 또 방북 시 한반도 비핵화와 관계 정상화를 위한 6자회담에 북한이 복귀하는 데 필요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의제가 돼야 한다고 북한 측에 제안했다고 자누지 전문위원은 설명했습니다.

케리 의원은 지난 2004년 대통령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었으며, 현재는 상원 외교위원장으로서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케리 위원장은 지난 8월에는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미국인 여기자 2 명의 석방 협상을 위해 평양 방문을 자처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이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에 이어 존 케리 위원장의 방북도 초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북한이 미 행정부 뿐 아니라 의회에까지 적극적인 외교 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