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과 국제형사경찰기구 (인터폴)은 갈수록 증가하는 테러와 조짐범죄 등에 대응해 상호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특히 인터폴의 각종 범죄 관련 자료를 유엔 평화활동에 제공함으로써, 이들의 경찰 활동을 지원한다는 것인데요, 박영서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문) 박영서 기자. 유엔과 인터폴이 상호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답) 인터폴은 전세계 187개 회원국을 가진 최대의 경찰 기구인데요. 이번에 유엔 평화유지 활동, 특히 이 중에서도 경찰 임무에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협력이 나오게 된 배경을 말씀 드리면요, 전쟁 지역, 또 정부가 제 기능을 못하는 지역에서는 치안 부재로 테러와 조직범죄 활동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현지 유엔 평화유지 활동의 경찰 활동에 유용한 정보를 인터폴이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문) 어떤 정보가 제공되나요?
답) 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인터폴은 세계 최대의 경찰기구로서 각 회원국으로부터 수집된 방대한 범죄 관련 정보를 갖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범죄자 목록과 이들의 지문, DNA 생체정보 외에도 도난 여권과 도난차량 정보 등 인터폴이 갖고 있는 다양한 정보를 유엔 평화유지 활동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또 정보 제공 외에도 마약이나 테러, 인신 매매, 부패 같은 주요 범죄의 경우 특별수사도 지원한다는 것이 협력의 내용입니다.
문) 이렇게 유엔 평화유지 활동과 인터폴이 협력하면서 앞으로 어떤 효과가 기대됩니까?
답) 로널드 노블 인터폴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인터폴 연례총회에서 그에 관한 입장을 밝혔는데요. 유엔 평화유지 활동이 배치된 지역에서는 분쟁이 끝난 뒤에도 치안 부재로 조직범죄 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인터폴이 갖고 있는 경험을 적용함으로써, 평화 정착과 범죄 근절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분쟁지역과 정치불안 지역 등에서 유엔 경찰 활동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협력은 매우 중대한 도구가 될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문) 그러니까, 인터폴의 정보와 경험을 활용해서 유엔이 보다 효과적으로 치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거군요?
답) 그렇습니다. 분쟁지역 등은 정부가 제 기능을 못하면서 치안이 결여돼 있고, 테러범이나 조직범죄자들은 이를 악용해서 범죄의 거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또 이들의 범죄와 불법 활동은 비단 해당 국가 뿐만 아니라, 주변지역에까지 위협을 미치고 있는데요. 법치가 취약한 아이티와 라이베리아, 코소보 등에서는 유엔 경찰 활동의 확대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엔도 지난 2005년 이후 유엔 평화유지 활동과 관련된 경찰 병력을 6천 명에서 1만 2천 명으로 늘렸고, 올해 말까지 다시 1만5천 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이렇게 유엔 경찰의 역할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인터폴과의 협력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문) 전쟁 지역에서 유엔의 평화유지 활동도 중요하지만, 전쟁과 관련해 증가하는 범죄에 대해서도 국제적인 관심이 늘어나고 있군요?
답) 그렇습니다. 유엔 평화유지 활동을 담당하는 알랭 르로이 사무차장도 이번 회의에서 그 점을 강조했는데요. 범죄 조직들이 전쟁에서 불법으로 무기 공급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조직을 확장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전쟁이 끝난 뒤에도 법치와 안보를 위협한다는 것이죠. 또 반대로 조직범죄 활동이 제한된 곳에서는 분쟁이 더 빨리 종식된다는 것도 과거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기 때문에, 이들 지역에서 범죄 근절을 위한 국제적 차원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문) 앞으로 협력 계획은 어떻습니까?
답) 싱가포르에서 열린 이번 인터폴 연례총회에는 60여 회원국의 법무장관과 외무장관을 포함해서 1백53개 회원국 관계자들이 참석했는데요. 이번에 발표된 유엔과 인터폴의 정보 공유 외에도, 각국의 경찰 정보 표준화 등을 통해 치안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들의 논의됐고요, 노르웨이는 이를 위해 2백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또 인터폴은 보다 원만한 국제수사 공조를 위해 요원 6백 명을 대상으로 보다 신속한 출입국이 가능한 전자 여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고요, 유엔 평화 활동도 앞서 말씀 드린 경찰 병력 확대 외에 여성 요원들의 비율을 늘여서 여성과 어린이 등 난민 대상 범죄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처한다는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