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한국에서 일어났던 주요 뉴스를 통해 한국사회의 흐름을 알아보는 강성주 기자의 서울통신입니다. 서울의 강성주 기자가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문) 이번 주 한국에서는 ‘미니 총선’이라고 할 수 있는 재보궐 선거가 5개 선거구에서 실시됐고, 또 지난 1년 이상 논란을 빚었던 미디어 관련법안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오는 등 일이 많았습니다. 먼저 지난 28일 실시된 5개 지역 재보궐 선거 결과에 대해 알아보지요. 이번 재보궐 선거는 야당인 민주당의 승리라고 말 할 수 있겠지요?
답) 그렇습니다. 야당인 민주당이 5개 지역 가운데 3개 지역에서 승리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집권 한나라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견제 심리가 발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재보궐 선거는 5개 지역에서 치뤄지는 지역 선거이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가 경기도 2개 지역, 경남 1개, 강원 1개, 충북 1개 등 호남을 제외한 지역에서 골고루 치러진다는 생각에 여,야당이 다같이 총력을 기울여서 선거운동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개표를 해보니, 야당인 민주당이 경기도 수원 장안과 안산시 상록 을 등 2개 지역과 충북 진천 음성 증평 괴산 지역 등 3개 지역에서 이겼고, 여당인 한나라당은 경남 양산과 강원도 강릉에서 이겼습니다.
문) 선거가 끝난 현재의 의석 분포는 어떻습니까?
답) 네, 현재 국회 의석 분포는 전체 2백94석 가운데 여당인 한나라당이 1백69석으로 절반이 넘는 57%, 제 1 야당인 민주당이 86석으로 29%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밖에 자유선진당 17석, 친박연대 5석, 민주노동당 5석, 창조한국당 2석, 진보신당 1석, 무소속 9석 등 모두 2백94석입니다.
문)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야당이 재보궐 선거에서 유리하다는 전통이 있다면서요?
답) 그렇습니다. 한국 유권자들은 총선거나 대통령 선거에서 여당에게 힘을 실어 줬다면, 나머지 재선거나 보궐 선거에서는 야당에 힘을 실어 주면서 여당의 오만함 혹은 일방독주를 견제하도록 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는 것이 정치권의 설명입니다.
실제로 지난 2003년부터 지난 4월 29일 재보선까지 6년 동안, 한국에서는 13차례의 재보궐 선거가 있었는데, 모두 야당이 승리하는 선거였습니다.
그동안 27석의 국회의원을 놓고 실시된 7차례의 재보선에서 여당은 단 한석도 건지지 못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장으로까지 범위를 넓혀도 그동안 1백3개 선거구에서 실시된 재보궐 선거에서 여당은 겨우 9명을 당선시켜 승률이 8.7%에 불과했습니다.
이번 재보궐 선거를 제외하고 가장 최근이었던 지난 4월 29일 재보궐 선거에서는 국회의원 5곳, 기초단체장 1곳 등 6개 지역에서 모두 야당이 승리했습니다.
문) 여당과 야당이 총력을 기울여서 선거운동을 했다고 했는데, 그럴만한 이유라도 있었습니까?
답) 네, 현재 한국에서는 지난 2002년 대통령 선거 당시 고 노무현 대통령이 공약하고 공사가 시작된, 충남 공주시 일대의 행정중심복합도시를 그대로 건설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와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 강 정비 공사 시행 문제 등을 두고 여당과 야당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은 지금 야당인 민주당이 집권당일 때 약속한 것이고, 4대 강 정비 공사는 지금 여당인 한나라당이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시행하는 사업이어서, 여당과 야당이 양보하기 어려운 입장입니다.
또 한나라당은 정몽준 의원이 지난 9월 초 새로 당 대표가 돼 치르는 첫 선거이어서, 지지 않아야 한다는 부담을 갖고 있었습니다.
또 민주당의 정세균 대표도 당 장악력을 의심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선거에서 꼭 승리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문) 그럼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야당이 승리하면서 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입지는 더욱 단단해지고,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약화됐습니까?
답)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입지가 단단해졌지만, 정몽준 대표는 그렇게 약화된 것 같지는 않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좀 전에 말씀드렸듯이 야당이 3석, 여당이 2석이라는 결과가, 야당의 승리는 분명한데, 그렇다고 여당의 패배라고 하기에는 좀 석연찮은 구석이 있기 때문입니다. 즉, 최근의 재보궐 선거에서는 여당이 한 석도 건지지 못할 정도였는데, 그래도 이번에는 2석이라도 건진 것 아니냐 하는 주장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선거 결과에 대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의 각오입니다.
“한나라당이 다수당으로서 국정을 책임진 당으로서 많은 의석 수에 걸맞는 정치를 보여줬는가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평가라고 보여집니다. 우리 한나라당은 앞으로 달라지겠습니다”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각오입니다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은 국정운영 기조를 바꾸어야 합니다.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합니다. 저희 민주당은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받들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문) 28일의 재보궐 선거에 이어 29일에는 헌법재판소에서 야당 국회의원들이 청구한 미디어 관련법에 대한 결정이 있었지요?
답) 네, 한국 헌법재판소는 29일 언론관련 개정법안은 지난 7월 22일 국회 본회의 가결 과정에서 잘못된 점이 상당히 있었지만, 이 법을 무효로 할 수 없다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습니다.
민주당 등 야당의원 93명은 법안이 국회에서 강행 통과된 뒤 국회의장을 상대로, 여당 의원들이 지난 7월 강행 처리한 언론관련법안의 가결 과정이 적법했느냐와 만약 적법하지 않았다면 그래도 그 법이 효력을 갖느냐 여부를 가려 달라고 헌법재판소에 청구했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신문법과 방송법의 국회 가결 과정에서 대리투표와 일사부재의 원칙을 어긴 점이 있지만, 가결 절차의 일부 하자가 다수결 원칙 등 헌법이 정한 국회의 의결 절차를 어긴 것은 아니므로 법을 무효화할 정도는 아니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