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프랑스, 러시아에 군함 판매 결정 파문

프랑스가 러시아에 상륙작전용 군함을 판매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부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국가들이 강력히 반대해왔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프랑스는 이번 결정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 우선 프랑스 정부가 러시아에 판매하기로 한 군함에 대해 설명해 주시죠.

답) 네, 프랑스가 러시아에 판매하기로 결정한 선박은 2만3천 t 규모의 '미스트랄' 급 군함인데요. 상륙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제작됐고, 16대의 헬리콥터와 70여대의 장갑차량, 또 4백50명의 병력을 최대 2만 킬로미터까지 수송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판매가는 6억에서 7억5천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그러면, 프랑스 정부가 판매를 결정한 배경은 어떤 것인가요?

답) 러시아는 지난 해 해군 전력 현대화의 일환으로 프랑스에 이 군함의 판매를 요청했고요, 프랑스는 이를 검토해오다가 이달 초 판매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 프랑스와 러시아 언론들의 보도 내용입니다. 만약 군함 판매가 최종적으로 이뤄진다면, 나토 회원국의 러시아에 대한 첫 무기 판매 사례가 되는데요. 특히 프랑스는 앞으로 러시아와의 협의에 따라 3척의 같은 급 군함을 추가 판매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군함 판매를 놓고 미국과 일부 나토 회원국들의 반대가 거세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프랑스가 판매 결정을 내렸군요?

답) 러시아가 프랑스의 신형 군함을 획득함으로써, 그동안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을 우려해온 인접국들의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 반대 이유인데요.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지난 8일 파리 방문 중에, 미국이 이 거래를 막을 수 없지만 우려하고 있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지난 해 11월에는 미국 의회 일부 상원의원들이 워싱턴 주재 프랑스 대사에게 서한을 보내, 러시아에 대한 군함 판매는 나토 동맹국과 인접국을 불안하게 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러시아 인접국들의 반대는 더욱 거센데요. 남오세티아 독립 문제를 놓고 지난 2008년 러시아와 전쟁을 치렀던 그루지야의 한 관리는, 다른 나라의 영토를 점령했던 나라에 군함을 판매하는 것은 좋지 않은 발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 그러니까 러시아의 전력 증강은 인접한 나토 동맹국들에도 위협이 될 수 있는데, 나토 회원국인 프랑스가 군함을 판매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 아닙니까?

답) 그렇습니다. 특히 프랑스제 군함 도입과 관련해 러시아 해군 사령관의 발언이 논란이 됐었는데요. 블라디미르 비소츠키 사령관은 지난 2008년 그루지야와의 전쟁 당시 이런 군함이 있었다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까지 병력을 이동하는데 26시간이 아닌 40분이면 충분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존 맥케인 의원과 조셉 리버먼 의원 등 미국의 일부 상원의원들은 이 발언을 주목하면서, 러시아가 그루지야와의 전쟁 이후 맺은 휴전협정을 위반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러시아의 호전적인 행위를 묵인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었습니다.

) 프랑스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답) 프랑스는 그동안 군함 판매에 적극적이었는데요, 지난 해 11월에는 해당 군함을 러시아에 보내고, 현지 군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에게 선 보이기도 했습니다. 다른 나라들의 제기한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서는,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프랑스의 입장인데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프랑스를 방문한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에게, 이런 입장을 직접 전달했고요. 프랑스 정부의 한 관리도, 프랑스는 국제사회가 정한 무기판매 협정을 준수하고 있으며, 상륙함 판매는 나토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 그래도 군함 판매가 러시아의 전력 현대화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 아닙니까?

답) 이 군함의 특성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도 군사적 위협은 크지 않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이 배는 군용으로 건조되기는 했지만 강력한 첨단무기나 방어 장치는 장착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대규모 병력을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것이 주 임무인데요. 그래서 일부 전문가는 '단지 회색으로 칠한 대형 여객선으로 봐도 된다'고 말 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다른 두 가지 측면에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는데요. 우선 나토 회원국의 러시아에 대한 첫 무기 수출 사례로, 앞으로 추가적인 거래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이 있고요. 또 프랑스 군함이 대형 화력을 지니지는 않았지만 사양에 따라 다양한 첨단 기술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의 추가 무기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프랑스가 러시아에 기본 사양의 군함 만을 판매할지, 아니면 첨단기술을 포함시킬지에 계속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OUTRO: 그렇군요. 프랑스가 러시아에 상륙작전용 군함을 판매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