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중국의 6자회담 복귀 제안에 응답 없어’

중국이 북한에 6자회담 재개를 위한 3단계 방안을 제시했지만, 아직 북한의 응답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특히 회담 복귀 조건으로 유엔 안보리의 제재 해제를 계속 요구하고 있어 회담 재개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김근삼 기자와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김근삼 기자. 최근 북 핵 6자회담 당사국들의 움직임이 빨라졌지만 회담 재개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고 있는데요, 현재 상황이 어떻습니까?

답) 6자회담 당사국들이 회담 재개를 향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회담에 복귀하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와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북한과의 접촉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3단계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우선 미-북 간 추가 양자대화를 갖고, 이어 당사국 간 예비회담과 공식 6자회담을 단계적으로 개최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아직 이런 방안에 동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6자회담 재개 시기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문) 북한이 6자회담 의장국이자 동맹국인 중국의 제안에 선뜻 동의하지 않고 있는 배경이 궁금하군요?

답) 무엇보다 북한이 자국에 대한 제재 해제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6자회담 복귀에 앞서 제재가 먼저 해제돼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고, 또 평화협정과 관련해서도 회담이 재개되면 우선적으로 논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 두 가지 사안에 대해 북한과 나머지 회담 참가국들의 입장에 여전히 큰 차이가 있어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는 최근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6자회담이 오는 6월까지 재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는데요, 이는 앞서 한국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3월이나 4월 중 회담 재개를 기대한다고 말했던 것보다는 많이 늦춰진 것입니다. 그런데 우다웨이 특별대표는 6월 이전 재개 기대도 실현될 수 있을지 말하기가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상황은 북한이 제재 해제와 관련해 양보할 조짐이 아직은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 그렇다면 미국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답) 미국 역시 북한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북한이 중국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결국 6자회담 복귀에도 동의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 국무부가 최근 공개적으로 북한이 6자회담 복귀에 확실히 동의하면 미-북 간 추가 양자대화를 가질 수 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지난 해 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의 평양 방문 당시 이미 미국 측과 추가 양자대화를 원한다는 입장을 강력히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미국은 북한이 먼저 분명한 회담 복귀 입장을 밝혀야만 양자대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문) 말씀을 들어보면 당사국들의 긴밀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회담 재개 전망이 밝다고 할 수 없을 것 같군요?

답) 그렇습니다. 현재 북한을 비롯한 모든 당사국들이 6자회담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또 회담 재개를 위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분명한 입장 차이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회담 재개가 가시화 되려면 북한이 중국 측의 제안을 받아들여야 할 텐데요, 이를 통해 북한이 일단 회담 복귀로 입장을 정리하면, 앞으로 미-북 간 추가 양자대화와 예비회담에서 제재 해제와 평화협정 논의 조건들을 협의한 뒤 공식회담 재개로 이어질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북한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 미-북 양자대화와 관련해 이달 초 미국 민간단체의 초청으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뉴욕 방문이 추진되지 않았었습니까? 이후 다른 진전이 있었습니까?

답)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방미는 미국 민간단체의 초청을 북한이 받아들이면서 추진됐는데요. 북한은 김 부상의 방미 중에 미국 관리와의 접촉을 희망했지만 미국 정부가 이를 거부하면서 결국 방미 자체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북한과 미국의 결정에 따라 언제든지 다시 추진될 수 있는 사안인데요. 미국의 한 외교 소식통은 미-한 합동군사훈련이 끝나는 이 달 18일 이후에 북한이 중국의 제안에 대한 동의하는 입장을 밝힌다면, 3월 말이나 4월 초에도 김 부상의 뉴욕 방문과 미-북 간 추가대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