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한국 서해 백령도 부근에서 침몰한 한국 해군 초계함 천안함의 실종자 수색 작업이 급한 조류와 기상 악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구조작업을 벌이던 해군 잠수요원 한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수색 작업을 벌이던 잠수요원이 사망했다구요?
답) 네 그렇습니다. 순직한 잠수요원은 해군특수전 즉 UDT 소속 53살 한모 준위입니다. 한국 군 당국에 따르면 한 준위는 오늘(30일) 오후 3시20분쯤 침몰돼 있는 천안함의 머리 부분 즉, 함수 부근에서 탐색 작업을 벌이던 중 의식을 잃고 인접 해역에 있는 미국 살보함으로 긴급 후송됐지만 결국 의식을 찾지 못하고 숨졌습니다. 또 해난구조대 SSU 소속 잠수사 1 명도 실신해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군 일각에선 잠수사들의 작업을 무리하게 독려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 잠수 요원들의 목숨을 건 수색 작업이 참 안타까운데요, 현지 사정이 수색 작업에 매우 어려운 조건인가 봅니다.
답) 네 그렇습니다. SSU 송무진 중령은 오늘 오전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침몰 선체 탐색 작업은 70~80% 완료했지만 선체 진입작업이 굉장히 힘들다”며 “구조 작업의 조류는 3~4노트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우리나라 서해는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알아주는 조류가 강한 지역입니다, 3~4 노트의 조류라는 것은 빌딩 위에서 태풍이 불 때 자기 혼자서 서있는 그런 느낌을 받거든요, 그런데 물이라는 것이 공기의 저항에 대해서 14배의 저항을 받기 때문에 그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문) 실종자 46 명 가운데 구조된 사람은 아직 없는 상황이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현재 해난구조대와 특전사 소속 1백70 명이 배의 머리 부분 즉 함수와 배의 꼬리 부분 즉 함미로 두 동강 난 채 바다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선체를 수색하고 있는데요, 한국 군은 오늘 새벽 2시부터 실종자 상당수가 갇혀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함미 부분 내부로 들어갈 진입통로 확보 작업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급한 조류와 30센티미터에 불과한 시계 탓에 작업은 난항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군 당국은 특히 선체 내부에 밀폐된 칸막이 방이라고 할수 있는 격실이 워낙 많아 격실마다 뚫고 들어가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 선체 외벽을 뚫고 진입을 시도하려 하지만 뚫린 벽으로 물이 밀려들어갈 경우 혹시 있을 생존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도 큰 고민거리입니다.
문) 배 안 밀실에 갇혔을 경우 산소량을 기준으로 일종의 생존시한처럼 여겨졌던 69시간이 이미 훨씬 지났는데요, 군 당국이 이와 관련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요?
답) 네, 군은 이 때문에 어제 밤 함미의 깨진 틈을 이용해 산소통 1개 분량의 공기를 주입했습니다. 해난구조대 송무진 중령입니다.
“양으로 따졌을 때는 양 3,000ℓ가 되겠고, 실제 산소량은 공기 중의 20%가 산소이기 때문에 한 사람이 압력에 노출된 상황에서도 5시간 호흡을 할 수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그 작업을 어떤 가능성을 볼 때, 이 작업은 동시에 이뤄져야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군은 또 선체 진입통로 확보 작업과 함께 함수와 함미 부분에 공기 주입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그런데 천안함 폭발 지점에 대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고 하던데 어떤 내용입니까?
답) 네, 일각에서 천안함이 폭발된 지점이 통상적인 작전 구역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는데요, 이는 사고해역이 깊이가 얕고 조류가 빨라 1천2백t급 천안함 항로로 적절치 않다는 얘깁니다.
이와 관련해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어제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천안함은 사고 해상을 15번 정도 다녔고 항로상으로 운용하는 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사고 당일 기상이 워낙 나쁘고 바람을 막기 위해 간 것으로 보고를 받았다”고 답변했습니다.
하지만 정부 일각에선 북한이 지난 1월 백령도 해상 2곳에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했기 때문에 북한의 군사적 도발 위협에 대응하는 모종의 특수임무 때문에 항로를 변경해 사고 지점을 통과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 사고 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겠군요?
답) 네 그렇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오늘 해병부대가 열상감시 장비로 천안함 폭발 직후 상황을 담은 영상을 공개해 천안함 사고 원인 추정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를 갖게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함미 부분이 떨어져 나간데다 영상이 흐릿해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판명됐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사고원인에 대한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에 오늘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주먹구구식 추측이나 예단은 혼란을 부르게 된다”며 “이른 시간 내 과학적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이명박 대통령도 오늘 사고현장에 직접 갔었다구요?
답) 네 그렇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전용헬기 편으로 오늘 낮 백령도 현지에서 구조작업을 지휘하고 있는 독도함에 도착했습니다. 현직 대통령이 서해 최북단으로 사실상 최전방에 해당하는 백령도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그만큼 이번 사태가 위중하다는 사실을 반영한 행동으로 풀이됩니다.
이 대통령은 이 곳에서 해군 관계자들로부터 현황을 보고 받고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 위로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지금 뭐라고 할 말이 없다”며 “나도 마음이 급해서 국무회의를 마치고 왔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군 장병들에겐 “서해 북방한계선이 가장 취약한 지역이긴 하지만 국군의 방위를 국민들이 태산같이 믿고 있다”며 “앞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까지 철통 같은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고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