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인권유린으로 빈곤 심화

아프가니스탄의 빈곤문제가 인권유린 때문에 더 심화 되고 있다고 유엔이 지적했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 사무소 는 3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아프가니스탄 유력자들의 부패와 정실주의, 처벌 면제 그리고 단기적 치안확보에 대한 과도한 관심 때문에 빈곤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자세한 소식입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30일 발표한 보고서는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인들에 관해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수 십 년간의 분쟁을 마감하고 새로운 출발을 약속한 본 협정이 지난 2002년 체결된 후 8년이 지난 지금도 아프가니스탄 국민 대다수가 여전히 가난하고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의 루페르트 콜빌 대변인은 아프가니스탄이 지난 2002년에서 2009년 사이 약 3백50억 달러라는 막대한 자금을 지원받았지만 현재 전체 인구의 약 36%가 절대 빈곤 상태에 있고 37%는 빈곤선을 약간 웃도는 수준의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가난한 아프간 주민들은 가뭄이나 홍수, 지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보건소에 의약품이 떨어지는 작은 사건에도 극도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콜빌 대변인은 아프가니스탄의 산모사망률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고 유아 사망률도 세계 3위에 이른다며 전체 인구의 23%만이 안전한 식수를 먹을 수 있고 15살 이상의 인구 가운데 읽고 쓸 줄 아는 사람은 전체의 24% 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아프가니스탄의 빈곤문제가 우연히 생긴 것도 아니고 불가피한 것도 아니라고 분석했습니다. 계속되는 분쟁과 치안불안이 원인이기도 하지만 총체적인 인권 유린이 더 큰 이유라는 겁니다.

콜빌 대변인은 아프가니스탄 빈곤 문제의 주범은 권력 남용이라는 게 이번 보고서의 핵심 결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법과 국가정책, 자원 분배 등과 관련한 의제를 기득권 세력이 주로 결정한다는 겁니다. 그 결과 정부가 치안이나 식량, 대피소 같은 기본적인 대국민 서비스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콜빌 대변인은 지적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많은 아프가니스탄 국민은 국제사회가 아프간의 뿌리깊은 권력남용 구조를 타파하기 보다는 단기 적인 목표들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 니다.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시간만 허비했 다는 사실을 아프가니스탄 국민이 잘 알고 있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이 때문에 아프가니스탄 국민들 사이에서 환멸감이 생기고 과연 앞으로 민주적인 아프간 사회가 건설될 수 있겠냐는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