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협력해준 국민에 감사' - 김대중 대통령 퇴임사 - 2003-02-24

김대중 한국 대통령은 5년의 임기를 마치고 임기 마지막 날인 24일 오전 대국민 퇴임인사를 통해 5년간 재임중 국정운영에 협력해준 데 대한 감사의 뜻을 밝혔습니다.

지난 98년 2월 25일 한국의 외환위기 속에서 제15대 대통령에 취임했던 김 대통령은 TV로 전국에 생중계 되는 가운데 `위대한 국민에의 헌사(獻辭)'라는 제목의 퇴임인사를 통해 "지난 5년동안 격려하고 편달해 주신 국민 여러분의 태산같은 은혜에 머리숙여 감사 드린다"면서 "우리 국민에 대한 신뢰와 희망을 가지고 떠날 수 있게 돼 저는 더할 나위없이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통령은 "햇볕정책은 한반도 긴장을 크게 완화시켰다"면서 "우리는 북한과 평화적으로 공존하고 평화적으로 교류.협력하다가 서로 안심할 수 있을 때에 평화적으로 통일하는 길로 가야할 것이며 이것만이 민족의 비극을 종식시키고 통일조국을 실현하는 최선의 길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대통령은 특히 "북한의 핵은 반드시 포기되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대통령은 또 "우리의 지정학적 입장으로 봐 동북아의 안정자로서 주한 미군의 존재는 지금은 물론 통일 이후에도 필요하다"면서 "한미 군사동맹은 한미 양국에 모두 이익이 되며 반미(反美)도, 반한(反韓)도 다같이 배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대통령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적극 지지해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후 김석수(金碩洙)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과 청와대 비서실, 경호실 직원들의 환송을 받으면서 청와대를 떠나 동교동으로 향했습니다.

김 대통령과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는 24일 오후 마포구 동교동 사저에 도착해, 골목을 가득메운 동교동 주민과 지인 등 300여명의 환영을 받았습니다.

이에 앞서 김 대통령은 국무위원들과 함께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참배했습니다.

김 대통령의 대통령으로서의 권한과 역할은 24일 자정까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