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슨 "북, IEAE 사찰단 우라늄 시설 방문 허용키로"

빌 리차드슨 주지사 (자료사진)

북한을 방문 중인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 시설에 대해 유엔 핵 사찰단의 방문을 허용키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무부는 북한이 비핵화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며, 앞으로 북한의 행동을 지켜본다는 입장입니다.

북한을 방문 중인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 주지사는 20일 성명을 통해 북한 고위 당국자와의 회담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북한 고위 당국자들과의 몇 차례 회동에서, 3가지 내용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밝혔습니다.

첫째 북한은 우라늄 농축 시설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찰단의 방문을 허용하고, 둘째 사용하지 않은 핵 연료봉을 다른 나라에 판매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셋째로는 한반도 서해 지역의 분쟁을 감시하고 예방하기 위해 남북한과 미국이 참여하는 군사위원회를 설치하고, 남북한간에도 위기 사태 예방을 위한 직통전화를 개설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16일부터 북한을 방문 중이며,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리용호 부상, 박림수 국방위원회 정책국장 등과 만났습니다.

한편 리처드슨 주지사는 이 날 성명에서 북한이 한국의 연평도 사격 훈련에 대응하지 않은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북한이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에 무척 고무됐다며, 북한 고위 당국자들과의 회담 중 북한이 보복하지 않도록 여러 차례 압력을 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결과적으로 한국은 군사력을 과시하고, 북한은 정치인 같은 방식으로 반응했다며, 한반도 긴장을 낮추기 위한 대화 재개의 신호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빌 리처드슨 주지사의 방북 결과에 대해, 북한의 말보다는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20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IAEA 사찰관 방문을 허용하는 것은 긍정적인 조치가 될 수 있지만, 6자회담에서의 비핵화 의무와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북한의 행동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말 보다는 행동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또 리처드슨 주지사는 개인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했으며, 미국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아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습니다.

한편 리처드슨 주지사는 당초 20일 베이징으로 나올 예정이었지만, 기상 조건 때문에 항공편이 취소되면서 하루 더 평양에 머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