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김정일 위원장 묵념. 미국 등 서방국 대사들 불참

UN 총회에서 1분간 묵념을 하는 각국 대표들

유엔총회는 22일 본회의에서 북한 측의 요청에 따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위한 묵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한국 일본을 비롯한 상당수 국가 대사들은 묵념에 동참하지 않았습니다. 윤국한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유엔총회는 22일 오후 본회의에서 지난 주 사망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위한 묵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유엔총회 의장인 압룰라지즈 알 나세르 유엔주재 카타르 대사는 본회의 시작 전 발언을 통해 유엔의 관행에 따라 지난 17일 사망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위한 묵념을 제안한다고 말했습니다. 알 나세르 의장은 해당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유엔 회원국 국가원수의 사망에 대해 묵념을 진행하는 것이 유엔의 관행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앞서 유엔 사무국에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묵념의 시간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날 묵념 시작 직전에 미국과 한국, 일본과 유럽연합 회원국들을 비롯한 많은 나라 대사들은 회의장을 빠져나가는 방식으로 참여를 거부했습니다. 이 때문에 25초 동안의 묵념이 진행된 시간에 유엔총회 본회의장은 절반 가량이 비어 있었습니다.

북한은 유엔총회 뿐아니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도 김정일 위원장을 위한 묵념을 제안했지만 거절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엔에 주재하는 한 외교관은 영국의 '로이터 통신’에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을 위한 묵념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고 거부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한편 뉴욕의 북한대표부는 분향소를 마련하고 조문객들을 맞고 있지만 대체로 한산하다고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분향소에는 유엔주재 외교관으로는 리바오둥 중국대사가 처음으로 방문해 조문했습니다. 리바오둥 대사는 조문 뒤 기자들에게 “유엔주재 중국대표부를 대표해 김정일 위원장 사망에 깊은 애도를 표시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직접 조문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대신 아샤 로즈 미기로 사무부총장을 보내 애도의 뜻을 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