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 월드컵, 남아공 멕시코 1-1 무승부

문) 이연철 기자, 지구촌 최대의 축구 행사, 남아공 월드컵이 드디어 시작됐는데요, 먼저 개막식 소식부터 전해 주시죠?

답) 네, 아프리카대륙에서 최초로 열리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이 어제 (11일)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경기장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리면서 한 달 간의 열전에 돌입했습니다.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대회 개막을 선언하면서, 이번 월드컵은 남아공 만의 월드컵이 아니라 아프리카의 월드컵이라면서, 이제 아프리카의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 피파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아프리카에서 처음으로 월드컵을 개최하는 남아공 국민들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습니다.

문) 주마 대통령의 개회 선언에 앞서 화려한 공연이 펼쳐졌는데요, 아프리카의 전통이 잘 드러났죠?

답) 그렇습니다. ‘우리와 함께 숨쉬는 아프리카’, ‘하나된 아프리카' 등을 주제로 삼아 아프리카 전통을 접목한 공연을 선보였는데요, 화려한 아프리카 전통의상을 입은 2백 70여명의 무용수들은 전통 춤을 선보이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습니다.

이어, 경기장 한 가운데 세워진 6개 대륙을 상징하는 6개의 나무를 둘러싸고, 아프리카의 유명 가수들이 나와 공연을 펼쳤고, 미국의 가수 겸 작곡가R. 켈리가 등장해 월드컵 공식 주제가를 불렀습니다.

30여분 간 진행된 개막식 공연은 32개 참가국 이름과 이번 대회의 휘장을 상징하는 매스게임으로 마무리 됐는데요, 경기장을 가득 메운 8만5천 명의 관중들은 남아공의 응원도구인 부부젤라를 불어대며 환호했습니다.

문) 개막식에는 주마 대통령 등 남아공의 주요 인사들이 모두 참석했는데요,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었나요?

답) 만델라 전 대통령의 증손녀가 어제 자동차 사고로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지난 9일 13번째 생일을 맞은 만델라 전 대통령의 증손녀는 지난 10일 월드컵 개막전야 공연에 참석했다가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사고를 당했는데요, 이 때문에 만델라 전 대통령이 개막식에 불참하게 된 것입니다. 대신

만델라 대통령은 개회 선언을 한 주마 대통령을 통해 메시지를 전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만델라 전 대통령은 자신의 가족의 비극적인 참사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대회는 예정대로 진행돼야 하고, 남아공 국민들은 경기를 즐겨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문) 개막식에 이어서 주최국인 남아공과 멕시코의 개막전으로

한 달 간의 열전이 막을 올렸는데요, 첫 경기부터 아주 흥미진진한 결과가 나오고 있군요?

답) 그렇습니다. 당초 멕시코가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요, 하지만 결과는 남아공이 더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전반전 내내 멕시코에 밀리던 남아공은 후반 들어 매우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멕시코를 강하게 압박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후반 10분 시피웨 차발랄라 선수의 선제골로 1-0으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남아공은 이후에도 여러 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면서 멕시코를 몰아 붙였지만 추가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는데요, 후반 34분에 오히려 멕시코에 한 골을 내주면서 1-1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특히, 남아공은 경기 종료 1분 전, 카틀레고 음펠라 선수가 찬 공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이 없었다면, 무승부가 아닌 2-1 승리로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요, 이 때문에 남아공 선수들은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문) 남아공은 비록 승리를 놓쳤지만 역대 월드컵에서 개최국이 개막전에서 패하지 않는 전통을 이어갔군요?

답) 그렇습니다. 1930년 우루과이 월드컵에서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 그 동안 19차례 개막전이 있었는데요, 주최국은

14승 5무로 단 한 번도 지지 않았습니다. 남아공도 이번에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통산 전적 14승 6무로 전통이 계속 이어지게 됐습니다.

반면, 역대 14번째 월드컵 본선에 나선 멕시코는 개막전에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하는 반갑지 않은 전통을 이어가게 됐는데요, 역대 4차례 월드컵에서 1무 3패였던 멕시코는 이번에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문) 끝으로, 주말 경기 일정 정리해 주시죠?

답) 토요일인 12일에는 한국이 그리스를 맞아 16강 진출을 위한 중요한 경기를 갖습니다. 또 이날 미국과 잉글랜드, 그리고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 경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일요일인 13일에는 알제리와 슬로베니아, 세르비아와 가나, 독일과 호주 등 3 경기가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