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폭스뉴스’ 좌담회를 통해, “연내에 백신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는데요. 백신 개발, 현재 어디까지 왔는지 짚어보겠습니다.
현재 임상 시험 단계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은 총 8종입니다. 미국과 중국, 영국, 독일에서 각각 시험 중인데요. 이밖에 아직 임상 시험 단계까지 가지 못한 백신도 최소한 94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특히 미국 정부는 올해 말까지 백신 개발을 완료해, 수억 개 분량 접종이 가능하도록 업계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내에 백신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아주 자신한다”고 지난 3일 ‘폭스뉴스’ 좌담회에서 말했는데요. 전문가들이 예상한 18개월보다 “훨씬 이른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속도를 내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 산하 백신교육센터의 폴 오핏 센터장은 “그렇게 빨리 (백신을) 내놓을 계획이라면, 안전과 효율성에 대한 핵심 사안들을 알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서둘러 일을 진행할 경우 안전 문제도 있고, 백신의 효능을 보장할 수도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세 가지 백신 작용 방식”
앞서 말씀드린 임상 시험단계 백신 8종은, 작용 방식에 따라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전통적 기술을 활용한 방식인데요. 환자의 면역체계를 자극하는 원리입니다. 죽은 바이러스를 인체에 주입해, 실제 바이러스와 싸울 내성을 키우도록 하는 건데요. 중국 내 연구자들이 주로 이같은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바이러스가 서로 싸우도록 만드는 방식입니다. 코로나든 에볼라든 평범한 감기든, 바이러스는 기본적으로 더 많은 바이러스를 만들어내는 정보를 함유하는데요. 특정 바이러스에서 이 정보를 빼내, 코로나바이러스 일부를 만드는 정보로 대체하는 겁니다.
이렇게 조정(modified)된 바이러스는 질병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환자에게 주사하면, 일부 세포를 감염시킨 뒤 코로나바이러스의 일부를 생산해내는데요. 면역체계가 코로나바이러스의 단백질에 반응해, 나중에 실제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중국과 영국에서 이런 방식으로 시험을 진행 중입니다.
“DNA 백신과 RNA 백신”
마지막 세 번째는, 가장 직접적인 방식입니다. 바이러스에 들어있는 정보를 건드리지 않고, 코로나바이러스 일부의 유전자 코드를 직접 신체에 주입하는 건데요. 염기 서열이 기록된 DNA나 RNA를 몸에 주사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현재 두 곳에서 RNA 백신을 시험 중이고요, 또 다른 한 곳에서 DNA 백신을 개발 중입니다.
“작용 방식에 따른 장단점”
앞서 소개해드린 백신 작용 방식마다 각각 장ㆍ 단점이 있습니다.
먼저, 죽은 바이러스를 사용하는 방식은 가장 많은 시험을 거쳤고 효능이 입증된, 검증된 길이라는 게 장점인데요. 하지만 바이러스를 죽일 때 원래 형체가 변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죽은 바이러스에는 인체 면역체계가 실제 바이러스와 다르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DNA 백신의 경우, 접종에 특수 장비가 필요합니다. “주사기 하나만 있으면 되는 정도로 간단치 않다”고 국립 알레르기ㆍ감염병 연구소(NIAID) 측은 설명하는데요. “기기 하나가 통째로 필요한 작업”이라고 강조합니다.
또한 RNA 백신은 활성 물질이 부서지지 않도록 첨가제를 주입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개발 시간이 관건”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전문가들은 짧은 시간에 백신의 안전과 효율성에 대한 확실한 대답을 내놓을 수 없다고 우려합니다.
보통 특정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개발에 20년 정도가 소요되는데요. 일반에 시판하기 전에 수만 명을 상대로 임상 시험을 거친 뒤, 승인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안전 문제는 단기간에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는 건데요. 뎅기열 바이러스 백신의 경우 3만5천여 명 임상 시험 끝에, 9세 미만 어린이들에게는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크다는 점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의 경우, 안전에 대한 기준이 낮아질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합니다.
유례가 드문 ‘세계적 대유행’으로 상황이 위중하기 때문인데요. 오핏 센터장은 “사람들이 이(코로나) 바이러스에 공포를 겪고 있기 때문에, 일정 수준 위험은 감수할 뜻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백신의 효능이 완전히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약 업계가 생산 준비부터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전문가도 있는데요. 현재 미국 정부는 백신 업체 두 곳과 10억 달러 가까운 계약을 맺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모든 임상 시험자들에 대한 결과가 나오려면 아직도 몇 달은 기다려야 합니다.
뉴스 속 인물: 존 랫클리프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존 랫클리프 미 국가정보국(DNI)장 지명자입니다.
랫클리프 DNI 국장 지명자 인사청문회가 지난 5일 상원에서 개시됐습니다. 코로나 사태 와중에 의회가 사실상 휴회를 이어오면서, 정부 고위직 인준 절차가 계속 미뤄져 왔었는데요.
DNI 국장 인사청문회와 함께, 주요 직책에 대한 인준 작업이 속개된 겁니다.
DNI 국장직이 가장 첫 순서인 것은 그만큼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인데요. DNI는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국(NSA), 연방수사국(FBI) 등 정보를 다루는 기구 17곳을 통합 관리· 감독하는 곳입니다.
따라서 DNI 국장은 미국 정보기관들의 총괄 수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새 수장이 되려는 랫클리프 지명자는 법률가 출신 하원의원입니다. 최근 의정활동에서 주요 정치 현안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옹호해왔는데요. 특히 ‘러시아 추문’을 다룬 로버트 뮬러 특검 정국과 ‘우크라이나 추문’으로 촉발된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강렬한 발언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지난해 11월 대통령 탄핵 조사 첫 공개 청문회에서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에 (직접적인) 탄핵 사유가 어디 있느냐”고 증인들을 몰아붙였습니다. 랫클리프 의원의 이 말은 보수 매체들의 기사 제목으로 나갔는데요.
그래서 야당인 민주당과 일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충성파’인 랫클리프 의원을 통해, 정보기관 전체를 장악하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측이 이렇게 주장하는 근거는 랫클리프 지명자의 정보 관련 업무 경력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5일 인사청문회에서도 이런 문제에 대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관련 논란에 대해 랫클리프 지명자는 “과거를 돌아보는 게 아니라 앞으로 나아갈 길에 초점을 맞춰” DNI 국장직을 수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랫클리프 지명자는 1965년 10월 일리노이주 시카고 근교에 있는 마운트 프로스펙트에서 태어났습니다. 만 54세인데요. 1987년 노트르담 대학교 정부ㆍ국제학과를 졸업한 2년 뒤, 법률전문대학원을 마치고 곧바로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그리고는 줄곧 민사소송 관련 업무를 수임했습니다. 러스티 터커 변호사와 함께 법률사무소를 세워, 의료 사건 등을 맡았는데요. 정치ㆍ 행정 경험을 쌓은 것은 지난 2004년 텍사스주 히스 시장 당선 이후입니다.
히스는 댈러스 도심에서 동쪽으로 25마일(약 40km)가량 떨어진 작은 도시인데요. 2년 임기 시장직을 4연임 하면서, 지역 주민들의 신임을 쌓았습니다.
그러다, 2004년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법무부에 발탁됐습니다. 텍사스 동부지역 대테러 조직을 맡았는데요. 2007년부터 해당 지역 담당 연방 검사직을 수행하기도 했습니다. 2008년 다시 민간 변호사로 돌아가, 이듬해부터 존 애슈크로프트 전 법무장관 등과 함께 법률사무소를 운영했습니다.
2014년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해 승리하면서, 본격적으로 정계에 뛰어들었는데요. 이후 2016년과 2018년까지 세 차례 연거푸 당선돼 정치적 기반을 다졌습니다. 특히 2018년 선거에서는 76% 가까운 득표율로, 민주당 후보를 크게 이겼습니다.
이런 경력을 바탕으로,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자리를 맡으려 하는데요. 그동안 9개월 가까이 공석이던 DNI 국장이 새로 취임하면, 어떤 변화가 생길지도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