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지난 연말부터 세계뉴스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국제기구로, 세계보건기구(WHO)를 꼽을 수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사태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WHO가 어떤 기구인지 알아보겠습니다.
“WHO의 기능과 역할”
세계보건기구(WHO)는 국제연합(UNㆍ유엔) 산하 기관입니다. 유엔이 운영하는 15개 전문 기구(Specialized Agency) 중 하나로서, 공중보건 현안을 담당합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크게 세 가지 활동 분야에서 기능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첫째, ‘보편적인 보건 체계(universal health coverage)’ 구축 사업입니다. 아프거나 다쳤을 때, 세계인 누구나 양질의 필수 의료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겁니다.
이같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 WHO는 특정 국가의 보건 인력을 훈련시키거나, 보건 혜택에 관한 노동 정책을 조언하기도 합니다.
“질병 퇴치 노력”
두 번째 WHO 활동 분야는 ‘건강과 복지(health and well-being)’ 증진 사업입니다. 각 나라 정부와 국제 기구들이 정책을 짜거나 수행할 때, 건강을 최우선에 두도록 지원하는 내용입니다.
특히 질병 퇴치 노력을 중점적으로 진행합니다. 최근 수십 년 동안에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ㆍ에이즈)과 결핵, 그리고 소아마비 등에 초점을 맞춰왔습니다.
이와 관련, WHO는 지난해 10월 ‘세계 소아마비의 날’을 맞아, 소아마비를 일으키는 ‘폴리오바이러스 3형(WPV3)’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발표했습니다.
이같은 성과에 대해 “천연두 박멸 이후 세계 역사상 기념비적인 사건”이라고,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설명했습니다.
이밖에 사회적 약자인 여성ㆍ청소년들의 보건 실태 향상과 세계 각국의 영양ㆍ 위생을 증진하는 사업도 벌입니다.
“감염병 6단계 경보 체계”
마지막 세 번째는 ‘보건 비상(health emergency)’ 대처 사업입니다. 세계적인 보건 위험이 발생하면, 그것을 ‘인지’하고 ‘완화’시키며, ‘관리’하는 역할을 WHO가 담당하는 겁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같은 세계적 감염병이, 이같은 ‘보건 비상’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감염병 확산 범위에 따라 WHO는 6단계(Phase 6) 경보체계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1단계는 동물 간의 한정 감염, 2단계는 동물에서 사람으로 감염되는 상황이고, 3단계는 사람 간 감염이 늘어나는 상태입니다.
이어서 4단계는 사람 간 바이러스 전파가 빠르게 진행되는 공동체 전염, 이른바 ‘에피데믹(Epidemic) 상황입니다. 이 단계는 국제적으로 퍼질 수 있는 초기 상황입니다.
그 다음 5단계는 복수의 국가에서 해당 감염병이 유행할 때 발령합니다.
마지막 6단계, 최상위 경보는 ‘세계적 대유행’입니다. WHO는 5단계와 6단계 상황을 ‘팬데믹(Pandemic)’이라고 부릅니다.
“팬데믹 늑장 선언 비판”
팬데믹에 돌입하면, WHO는 대응 조치를 지역 단위에서 세계 수준으로 확대합니다. 이에 따라 심각한 피해국이나 대응 물자가 부족한 곳에 국제적 지원을 독려하게 됩니다.
WHO는 이번 코로나 사태 초기, 바이러스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의 눈치를 보다가 팬데믹 선언을 뒤늦게 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특이한 폐렴 사례가 발생했다고 WHO에 보고한 것은 작년 12월 말이었습니다. 이후 일주일 만에 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특정해 발표했습니다.
이후 감염증이 이웃 나라 한국과 일본 등으로 퍼지고, 유럽과 미국에서도 빠르게 확산됐지만, WHO는 지난달이 돼서야 팬데믹을 선언했습니다. 사태 초기 이후 석 달여 시간이 흐른 시점이었습니다.
[녹취: 테드로스 WHO 사무총장] “Pandemic is not a word to use lightly or carelessly...."
테드로스 WHO 사무총장은 ‘팬데믹’이 결코 가볍게 다뤄선 안 될 주제였다고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습니다.
“WHO의 역사와 조직”
WHO의 역사는 194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유엔 회원국 외교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국제적 보건 조직 창립을 논의했습니다.
3년 뒤인 1948년 4월 7일, WHO 창설 목적과 의의 등을 규정한 세계보건헌장이 공식 발효됐습니다. 이날은 매년 ‘세계 보건의 날’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이후 70년 넘는 역사를 거치면서 WHO 회원국 수는 크게 늘었습니다.
WHO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194개 나라가 WHO에 가입돼 있습니다. 이들 회원국을 중심으로 매년 세계보건총회(WHA)를 개최합니다.
73번째를 맞는 올해 총회는 다음 달 17일부터 21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WHO 본부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총회에서는 각종 사업 예산 등을 승인합니다. 또한, 주요 정책 수행 방향을 회원국 토의를 통해 결정합니다.
이같은 총회 결정 사항을 실무 진행하는 기관으로 집행위원회(Executive Board)를 두고 있습니다.
현재 조직 전반을 이끄는 테드로스 총장은 아프리카 출신 첫 WHO 수장입니다.
사회보건학 박사로서 에티오피아 보건장관과 외무장관을 지낸 뒤, 중국 정부의 지지를 받아 지난 2017년 WHO 총장에 취임했습니다.
직전 7대 총장은 중국 태생으로 홍콩 보건장관을 지낸 마거릿 챈 박사였습니다.
한국인이 WHO를 이끈 적도 있습니다. 지난 2003년 6대 총장으로 취임했던 고 이종욱 박사입니다. 이 전 총장은 2006년 세계보건총회를 준비하다 갑자기 세상을 떠났습니다.
“중국 편향성 논란”
테드로스 총장 체제 아래서 WHO는 중국에 편향됐다는 비판을 계속 받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이같은 지적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녹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They seem to be very China-centric. And we have to look into that....”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WHO가 “중국 쪽에 매우 치우쳤고”, “중국 중심적인 것 같다”고 최근 백악관 브리핑에서 반복 강조했습니다. 트위터에도 “WHO가 (코로나 방역을) 정말로 망쳐놨다”고 적었습니다.
테드로스 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국제사회의 코로나 방역 활동을 ‘정치화’하지 말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며칠 뒤 WHO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 결정을 발표했습니다. 미국은 그동안 WHO에 가장 많은 돈을 내는 나라였습니다. 지난해에만 4억 달러 이상을 지원했습니다.
이같은 금액은 WHO 한 해 예산의 15%에 해당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의 자금 지원 중단을 비판하는 쪽도 있어서, 논란은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뉴스 속 인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입니다.
혼란을 거듭하던 이스라엘의 연립 정부 구성 협상이 이번 주 극적으로 타결됐습니다. 이에 따라 네타냐후 총리는 5선에 성공했습니다.
제1당인 ‘리쿠드’당과 최대 야당인 ‘청백’당이 코로나 대응을 위해 ‘비상 내각’을 꾸리기로 합의함으로써, 리쿠드 당을 이끄는 네타냐후 총리가 앞으로 18개월 동안 자리를 유지하게 된 겁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건국 이후 최장기 집권자입니다. 지난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총리를 지냈고, 2009년 3월 두 번째 총리직에 오른 뒤 만 11년 넘도록 내각 수반을 지켜왔습니다.
집권 기간 내내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과 이란 등을 상대로 적대 정책을 진행했습니다.
미국을 상대로는 강력한 동맹을 표방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양국 지도자 간의 개인적 친밀감과 유대감을 표시해왔습니다.
[녹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In a moment I will sign a presidential proclamation recognizing Israel’s sovereign right over the Golan Heights....”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 주재 미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고, 골란고원 영유권을 인정하는 등 네타냐후 정권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1949년 텔아비브에서 태어났습니다. 이후 예루살렘에서 자라다, 가족을 따라 미국에 건너왔습니다. 필라델피아 지역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뒤, 이스라엘로 귀국해 5년간 군대에 복무했습니다.
1972년 제대 후 미국으로 돌아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그 후로 워싱턴 D.C.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근무한 뒤, 1984년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가 됐습니다.
그러다가 4년 뒤인 1988년 이스라엘 의회에 진출하며 직업 정치인이 됐습니다. 또다시 4년 뒤인 1992년 보수 우파 정당인 리쿠드당 대표가 됐고, 1996년에 처음 총리직에 올랐습니다.
1999년 총리에서 물러났지만, 2002년 아리엘 샤론 총리 내각에 외무장관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2009년 다시 총리에 취임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의 5선 재임이 순탄치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비상 내각 동반자인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의 정치적 인기가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네타냐후 총리 본인과 주변 인물들이 각종비위 혐의로 기소된 사실도 정국 안정에 걸림돌로 평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