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미술 전시회서 탈북자 소재 작품 선보여

이수연씨의 탈북자 소재 작품

미국 중서부의 도시 시카고의 노예스 문화예술센터 (Noyes Cultural Arts Center)에서 열리고 있는 시카고 미술 한인협회의 전시회에 탈북자들의 삶을 소재로 한 작품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올해 시카고 미술대학교 (School of Art Institute of Chicago)를 졸업하는 이수연 씨는 탈북자들의 삶을 주제로 한 미술 작품을 이번 전시회와 졸업 작품으로 각각 1편씩 제출했습니다.

이수연 씨는 자신의 작품이 언뜻 보기에는 탈북자들을 주제로 한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탈북자들이 겪은 삶의 아픔을 발견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벽돌이랑 메이소나이트라고 나무를 압축해서 만든 게 있는데요, 그거랑 아크릴보드를 사용해서 만들었구요, 아크릴보드에다가 레이저로 글자를 새겨서 넣었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글자를 보기 위해서는 아크릴보드 위에 있는 벽돌을 움직여야지만 볼 수 있는데, 벽돌을 움직이면 아크릴 보드가 긁히잖아요. 그 긁힘이 탈북자들의 어떤 상처가 될 수도 있겠구요…...”

이수연 씨는 여러 기회를 통해 탈북자 문제에 관심을 갖고 실제로 접하게 된 것이 탈북자들을 소재로 한 작품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종교가 기독교인데 탈북자들이 한국으로 오면은 돕고 그러는 단체가 기독교 단체가 많더라구요. 지난 번에 차인표 씨 영화 크로싱, 그 영화를 상영하러 저희 학교에 왔더라구요. 그거 보면서도 같이 이야기를 많이 하고 또 특별히 한국도 갔었어요. 어떤 단체에서 탈북자들을 위한 수련회도 같이 하더라구요. 거기 참석해서 탈북자들도 만나고 하는 기회가 있었어요.”

이수연 씨는 작품을 통해 탈북자들의 삶의 고통에 대해 알리는 것이 자신의 의도였다면서도, 예술을 통해 이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대한 우려도 나타냈습니다.

아주 민감한 문제잖아요. 이 사람들에게 아주 어렵고 힘든 일들인데 제가 혹시라도 작품이라는 이유로 잘못 전달하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에, 사실은 이것을 잘 말씀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들구요…”

이번 전시회를 관장하는 시카고 미술 한인협회의 최선혜 회장은 북한 탈북자들의 이야기가 이번 전시회의 주제인 ‘움틈(Sprouting)’과 잘 맞아 떨어져 전시를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움틈’ 그러면 정말 껌껌하고 어둡고 길고 추웠던 땅 속에서 겨울을 견디면서 살아있는 생명력, 죽은 것 같고 희망이 없어 보이는 생명력이 봄이 되면서 그 어두운 땅을 뚫고 올라오는 그 생명력, 그 힘을 얘기한 거예요. 북한의 현재 상황이 죽음과 같고 희망이 없어 보이지만, 사람들은 살아있잖아요, 비록 많이 죽어가고 있긴 하지만…그렇기 때문에 이를 뚫고 올라올 수 있는 그런 힘이 있다고…”

이번 전시회는 다음 달 29일까지 계속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