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 “북한 권력세습은 내정 문제”

중국 정부가 북한의 권력세습 문제는 북한의 내정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의 개혁개방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가는 한편, 민주선거 확대 등 정치개혁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해 주목됩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5월과 8월 중국 방문 때 셋째 아들 김정은에게 권력을 세습하는 문제를 중국에 설명하고 동의를 얻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오늘 중국 정부가 북한의 권력세습 문제는 북한의 내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지요?

답) 그렇습니다. 장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이 북한의 권력세습 문제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외신기자의 질문을 받고는, 그 사안은 완전히 북한 내부의 사무 즉, 일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이런 발언은 중국이 북한의 권력세습에 반대하지 않고 있음을 밝힌 것으로 풀이됩니다.

장위 대변인은 사회주의체제 하에서 권력세습에 대해 중국은 반대해 온 것으로 아는데 이 같은 입장에 변화가 있느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즉답을 회피했습니다.

문) 북한이 곧 열릴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으로의 후계구도를 공식화 할 것인지가 관심사인데요, 북한이 이번 대회의 의제와 일정 등에 대해 중국 측에 설명했나요?

답) 장위 외교부 대변인은 그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중국은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일관된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어제 (6일) 개막할 것으로 예상됐던 북한 노동당 제3차 대표자회는 개막이 늦어지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한편, 중국 정부가 김정일 위원장의 지난 달 중국 방문 때 김정은의 동행 여부를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어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국제전문지 국제선구도보는 지난 달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 발자취를 집중보도하면서, 후계자로 내정된 셋째 아들 김정은이 동행했다는 평가에 무게를 두었습니다.

문) 화제를 바꿔보죠.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의 개혁개방 1번지’로 불리는 광동성 선전시를 방문해, 앞으로 과감한 개혁개방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요?

답) 네, 후진타오 주석은 어제 광동성 선전시 대학성체육관에서 열린 선전 경제특구 지정 30주년 경축대회에 참석해 선전 경제특구는 전세계의 산업화•도시화•근대화의 역사에서 기적을 창조했으며, 중국의 개혁개방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면서 모두가 잘 사는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경제발전 방식의 전환과 개혁개방의 심화, 조화로운 사회의 구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후진타오 주석은 또 경제특구는 앞으로도 개혁개방의 심화와 경제발전 방식의 전환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1980년 중국 최초의 경제특구로 지정된 선전시는 자본주의 경제실험을 시작해 지난 30년 동안 매년 평균 25.8%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어촌에서 초현대식 국제도시로 탈바꿈했습니다.

문) 후진타오 주석은 특히 민주선거 확대 등 정치개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면서요?

답) 네. 후 주석은 어제 연설에서 사회주의 법치국가의 건설에 매진해야 한다며 법에 의한 민주선거의 확대와 민주적 관리•감독•결정 체제의 구축, 그리고 국민의 알 권리와 참여권, 표현권, 감독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서방국가의 3권 분립 개념과는 거리가 있지만 중국식 정치개혁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중국에서는 빈부격차와 지역 간 격차, 관리 부패 등의 확대로 사회적 안정성이 위협을 받으면서 국민들의 주권행사 방식을 확대하는 정치개혁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서 지난달 말 원자바오 총리도 경제체제 개혁 뿐 아니라 정치체제 개혁도 추진돼야 한다며 정치체제 개혁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경제개혁 성과를 다시 상실할 수 있으며 현대화 건설목표도 실현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문) 끝으로 한 가지 소식 더 들어보죠. 중국의 유명 작가가 김일성 주석의 사망원인을 상세하게 묘사한 글이 중국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는데요, 사망원인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고 있나요?

답) 중국을 건국한 마오쩌둥(모택동) 선집 등을 쓴 유명 작가인 예용리예는 최근 톈진교육출판사가 출간한 ‘진실의 북한’이라는 책에서 1994년 7월 8일 김일성 주석의 사망 원인은 당시 계속된 격무에 따른 과로와 전우의 부고로 인한 충격 등으로 일어난 심근경색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문) 그동안 김일성 주석의 사망원인으로 알려진 병명인 심근경색과 같은 결론인데요, 중국 작가가 밝힌 사망원인을 좀더 소개해 주시죠.

답) 김일성 주석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방북했던 1994년 6월 16일을 전후해 마라톤 회담을 했고 이어 지방으로 내려가 곡식 추수 상황을 점검한 뒤 사망 전날인 7월 7일 여름에 업무를 보는 묘향산 별장으로 돌아왔습니다. 김일성 주석은 당시 극심한 흉년이 들어 식량 문제에 걱정이 많았는데 일선에서 허위보고를 일삼는 바람에 이를 발견하고 격노했었다고 예용리예 작가는 전했습니다. 더욱이 김일성 주석은 그날 밤 남북회담에 필요한 문건을 결재한 뒤 비서로부터 김 주석 자신을 친형처럼 따랐던 빨치산 전우인 조명선 상장이 갑자기 숨졌다는 소식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조명선 상장이 입원한 병원의 의사가 문책당할까 두려워 제대로 수술을 하지 못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엄청나게 화를 냈다는 것입니다. 예용리예 작가는 계속된 과로와 충격 속에 김 주석은 갑자기 바닥으로 쓰러졌다며,원인은 급성 심장발작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문) 김일성 주석이 쓰러진 뒤 병원으로 이송이 늦어졌다는 얘기도 있지 않습니까?

답) 네. 김일성 주석은 과거 심장병을 앓은 적이 없어 묘향산 별장에는 제대로 된 심장병 관련 구급약이 없었다고 예용리예 작가는 전했습니다. 비서진은 헬리콥터를 불러들여 평양에 있는 봉화병원으로 김 주석을 이송하려 했지만 밤에 비바람이 부는 궂은 날씨 탓에 처음에 출동한 헬리콥터가 사고가 났고, 급히 두 번째 헬리콥터를 출동시켜 다음 날 새벽 2시 봉화병원에 도착했지만 이미 김 주석의 심장박동은 멈춰버렸다고 예용리예 작가는 전했습니다.

예용리예 작가는 김일성 주석은 1994년 당시 82세의 나이에도 하루에 10여 시간씩 일할 만큼 업무에 집중했는데, 이는 후계자인 김정일의 몸이 아파 정상적인 업무를 보지 못했던 데도 원인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