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연방정부 공무원들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습니다. 최근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해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림픽을 개최 중인 일본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코로나 재유행에 따른 제한 조치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29일 연방정부 공무원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 “Every federal government employee will be asked to attest to their vaccination status. Anyone who does not attest or is not vaccinated will be required to mask no matter where they work, test one or two times a week to see if they’ve acquired covid. Socially distance and generally will not be allowed to travel for work.”
바이든 대통령은 “모든 연방정부 공무원들이 백신 접종 상태를 증명해야 하며, 증명하지 못하는 경우 일주일에 1회 또는 2회의 코로나 검사에 응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미접종자는 장소에 관계없이 근무 시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며, 공식 출장을 가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 정부의 계약직 근로자에게도 비슷한 기준을 적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국방부에는 코로나 백신을 의무적으로 접종해야 하는 백신 목록에 포함시킬 방법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민간 기업들에게도 이러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할 예정입니다.
AP 통신에 따르면 미국 민간 기업인 구글이 이미 직원들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고,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이 직원들에게 백신을 맞으라고 권고하며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해 높은 백신 접종률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도 27일 마스크 착용을 다시 권고했습니다. 백신접종을 완료한 경우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지침을 두 달 만에 번복한 것입니다.
지방 정부도 백신 접종 의무화에 나섰습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와 개빈 뉴솜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주 공무원들이 백신을 맞거나 매주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미국에서 신규 확진자 수가 하루 20만명을 넘었지만, 빠른 백신 접종 속도로 지난달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1만명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달 들어 백신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델타 변이가 퍼지면서 하루 확진자는 6만명 이상으로 급증했습니다. 28일 기준 미국의 코로나 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6만 8천 771명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백신 접종률이 높아 확진자 증가세에 비해 중증자나 사망자 증가율은 높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성인 10 명 중 6명이 코로나 19 백신 접종을 완료했습니다.
여러 국가들 코로나 백신 접종 의무화
전파력이 강한 인도 유래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미국 외에도 많은 국가들이 의료인들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은 10월부터 요양원 근로자들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할 예정입니다. 앞서 그리스와 호주도 요양원 근로자들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습니다.
지난 7월 12일 프랑스의 엠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모든 의료인들과 보건 요원들이 코로나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녹취: 마크롱 대통령] (프랑스어)
마크롱 대통령은 12일 TV로 중계한 대국민 담화에서 “취약계층과 접촉이 잦은 보건 업계 종사자들, 즉 병원, 요양원, 장애인 시설에서 일하는 모든 의료인들과 비의료인들은 지체없이 반드시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 이탈리아와 헝가리도 약사와 의료인들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습니다.
‘올림픽 개최’ 일본... 코로나 긴급사태 확대 계획
올림픽을 개최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확진자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코로나19 긴급사태도 확대될 계획입니다.
29일 일본에서는 신규 일일 코로나 확진자가 처음으로 1만명을 넘었습니다. 사흘 연속 최다 기록을 경신한 것입니다
올림픽 경기가 주로 열리는 도쿄 지역에는 이미 긴급사태가 발표된 가운데 일본 정부는 수도권 3개 광역자치단체와 오사카에도 긴급사태를 추가 발령할 계획이라고 교도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도쿄 올림픽, 패럴림픽 관계자 중 코로나 감염자는 29일 24명 늘어 총 193명이 됐다고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밝혔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27일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고 올림픽 경기를 TV로 관전해 달라고 국민들에게 당부했습니다.
[녹취: 스가 총리] (일본어)
스가 총리는 교통 통제와 자택 근무 등의 노력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외출을 줄였다며, 이런 상황에서 올림픽 중도 취소에 대한 우려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달 들어 코로나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28일 일일 신규 확진자는 1천896명으로 1년 6개월 만에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이달 초부터 일일 확진자 수가 연일 네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작된 4차 대유행은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지금까지 인구의 13.9%가 2차 접종까지 마쳤습니다.
브룬디 백신 접종 선언... 미접종국 북한, 에리트리아 남아
한편 코로나 백신을 거부하던 아프리카 브룬디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접종 캠페인을 곧 시작할 예정입니다.
AFP 통신에 따르면 29일 브룬디 보건부 장관이 백신 공평 배분 프로젝트인 코백스를 통해 세계은행이 제공하는 백신을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입장은 국제통화기금(IMF)가 코로나 대응 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뒤에 발표된 것입니다.
다만 브룬디 정부는 제약사들이 요구하는 부작용에 대한 배상 면제 조항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밝혀 백신 전달이 실제로 이뤄질 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미접종국이었던 중남미의 아이티도 이달 17일 미국에서 50만회 분의 백신을 공급받아 접종을 시작했습니다.
아직까지는 전 세계에서 브룬디, 에리트리아와 북한 등 세 나라만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AFP 통신은 29일 현재 전 세계적으로 40억 회 분의 코로나 백신이 접종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중 40%인 16억회 분이 중국에서 접종됐습니다. 이어 인도에서 4억5천100만회 분이 접종됐고, 미국에서 3억4천300만회 분이 접종됐습니다.
인구 대비로는 아랍에미리트, 우루과이, 바레인 순으로 백신을 많이 맞았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100명당 52회 접종이 실시된 가운데 세계은행 기준 고소득 국가들은 100명당 97회, 저소득 국가들은 100명 당 1.6회 접종으로 큰 격차를 보였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