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미 의회에서는 한국에서 실시 중인 검진 방식에 의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도입한 ‘드라이브 스루’와 같은 방식을 도입하도록 하는 법안이 상정됐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특히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은 검진의 신속성과 접근성 확대입니다.
미 의회 일부 의원들은 한국에서 실시 중인 ‘드라이브 스루’ 검진 방식의 효율성에 초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드라이브 스루’ 검진 방식은 검사 대상자가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 창문으로 문진과 발열 체크, 검체 채취를 받을 수 있는 ‘자동차 이동형’ 선별진료소입니다.
한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진단 검사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공화당 소속 릭 스콧 상원의원은 한국형 ‘드라이브 스루’ 검진 방식과 같은 선별진료소를 미 정부가 도입하도록 하는 ‘코로나바이러스 이동형 수집소 법안’을 지난 12일 발의했습니다.
이동형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도입해 진단 검사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함으로써 검진 규모를 대폭 늘리고 진단 샘플도 대량 수집해야 한다는 겁니다.
법안은 각 주 정부가 이런 이동형 진료소를 설치,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을 연방 보건 당국이 배상하도록 했습니다.
스콧 의원은 이날 성명에서 “이런 이동형 진료소는 한국과 호주에서 성공적이었다”며, 특히 한국의 경우 “검진을 확대함으로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사망률은 전 세계적 비율인 3.4% 보다 낮은 0.7%에 머물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민주당의 마크 포칸 하원의원은 지난 13일 발표한 성명에서, 미 당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과 관련해 “발병 속도에 맞춰
검진과 진료 절차를 가속화한 한국과 같은 나라들에 비해 미국은 매우 뒤쳐졌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감염 의심 증상을 보일 경우 신속하게 검진 받을 수 있도록 ‘드라이브 스루’ 검진과 같은 접근성이 보다 용이한 방식을 도입할 것을 미 당국에 촉구했습니다.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 위원장인 공화당의 라마르 알렉산더 의원은 지난 12일 의사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미 당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진 속도에 불만을 드러내며 한국을 거론했습니다.
진단검사의 속도 측면에서 미국보다 “한국이 더 잘하고 있다”는 겁니다.
로 칸나 하원의원 등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한국 내 검진자는 하루 당 1만 명인 반면, 미국에서는 아직 8천 명도 검진 받지 못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을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무상의 포괄적 검진’ 의료체계 도입을 우선시할 것을 미 당국에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한국 검진 키트의 신뢰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공화당의 마크 그린 하원의원은 지난 12일 하원 감독,개혁위원회 청문회에서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단 키트가 부정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한국의 진단 키트를 사용하는 것은 응급용으로도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의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관련 법안과 예산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당초 예정됐던 이번 한 주 간의 휴회를 취소했습니다.
미 의회에는 최근 하원 의결을 거쳐 상원으로 넘겨진 ‘이산가족 상봉 법안’ 등 한반도 외교안보 관련 법안과 결의안이 10여건 계류 중인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안건을 제외한 나머지 안건들은 거의 뒷전으로 밀릴 전망입니다.
상원에서 이산가족 상봉 법안을 대표 발의한 민주당의 메이지 히로노 의원은 지난 12일 VOA에, 이 법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잠잠해진 이후 처리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