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10일로 이집트 시위 사태가 17일째를 맞았는데요. 이집트 정부가 처음으로 무력 진압을 경고하고 나섰군요?
답) 예. 아흐메드 아불 가이트 이집트 외무장관은 9일 `알-아라비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혼란이 빚어진다면 무장한 군대가 국가를 통제하기 위해 개입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런 발언은 하루 전날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이 타흐리르 광장에서 계속되는 시위를 더 이상 인내할 수 없다고 말한 데 뒤이어 나온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술래이만 부통령은 계엄령 발동을 암시하기도 했었습니다.
문) 이집트 군은 그동안 시위대에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여러 번 밝혔었는데요. 사태가 중대기로에 있는 것 같군요. 하지만 시위대도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있지 않다지요?
답) 예.10일도 수도 카이로의 ‘자유의 광장’과 근처의 의회 건물 앞에는 수 천 명의 시위대가 결집해 있습니다. 의회 건물 앞에는 9일 약 2천 명의 시위대가 진출했는데요, 이들은 즉각적인 의회 해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시위대는 의회 앞에 아예 이불을 깔고 자리를 잡은 상태고요, 의회 건물에는 ‘정권 붕괴 시까지 휴회’라는 간판을 내걸었습니다.
문) 시위대가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 외에 의회 해산까지 요구하는 이유가 뭡니까?
답) 많은 시민들은 지난 해 11월 실시된 총선이 무바라크 정권의 개입 속에 부정하게 치러졌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총선에서는 집권 국민민주당이 전체의 83%가 넘는 의석을 차지했는데요, 무바라크 대통령은 7일 의회와 고등법원에 지난 해 총선과 관련한 부정사례들을 다시 조사하도록 지시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는 상황입니다.
문) 반정부 세력은 11일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죠?
답) 예. 또다시 ‘백만인 시위’를 추진하고 있는데요. 지금까지는 시위대가 ‘백만인 시위’, ‘퇴진의 금요일’ 같이 특별한 날을 정하면 수 십만 명이 모이곤 했습니다. 이번에는 전략을 바꿔서 ‘백만인 시위’를 자유의 광장 뿐아니라 카이로 도심 6곳에서 산발적으로 실시한다는 계획입니다.
문) 반정부 시위와는 별도로 노동자들의 파업도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죠?
답) 예. 이달 초부터 카이로와 수에즈 등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통신, 철강, 운송, 전기, 섬유, 식품 분야로 파업이 번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특히 하얀 가운을 입은 수 백 명의 의사들이 거리 시위에 나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어제는 파업 노동자들의 규모가 전국적으로 2만 명에 달했습니다.
문) 파업도 또 다른 형태의 반정부 시위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답)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파업 참가자들은 임금 체불 등에 불만을 가진 노동자들인데요, 주로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수백억 달러 상당의 재산을 부정축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일반 서민들이 자극을 받은 겁니다. 이집트 인구의 40%는 하루 2달러 미만의 수입에 의지해 살아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노조와 반정부 시위대가 결집하면 국가를 뒤흔드는 폭발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 시위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와 유엔 등 국제사회는 이집트 정부에 정치개혁과 관련해 진전을 빨리 보이라고 압력을 넣고 있는데요. 이집트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답)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있습니다. 아흐메드 아불 가이트 외무장관은 미국 `P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당장, 즉시라고 말하면 상대방에서 자신의 의사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가이트 장관은 이집트가 이미 변화하고 있는데 미국이 변화를 독촉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이집트의 예민함을 잘 이해하고 진전을 이루도록 격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미국은 앞서 조 바이든 부통령이 술레이만 부통령에게 신속한 정치개혁을 당부했던 것으로 아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바이든 부통령은 지난 8일 전화통화에서 이집트 정부가 야권단체들과 약속한 것을 즉각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계엄을 즉각 해제하고, 다양한 야권 인사들과 대화에 나서며, 정권이양 일정 작성에 야당 인사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