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위대, 카이로서 군통치 종식요구 대규모 집회

군부의 과도통치 종식을 요구하며 수도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 모인 시민들

이집트를 과도 통치하고 있는 군최고위원회의 권력이양을 요구하는 대규모 군중시위가 23일, 수도 카이로에서 벌어졌습니다. 이집트 시민들은 과도 통치도 민간에 넘기라는 겁니다. 좀더 자세히 알아봅니다.

수도 카이로 중심지 타흐리르 광장에 23일 처음 집회가 시작됐을 때 모인 군중은 수 백 명 정도 밖에 안됐었습니다. 그러나 오후가 지나면서 시위대가 수 천 명으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군부의 과도통치 종식을 요구하는 구호도 훨씬 더 커졌습니다.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도 각계 각층으로 매우 다양했습니다. 진보진영, 보수진영, 총선거에서 2위의 지지를 획득한 살라피 알 누르 당 계열 그리고 여성 인권운동가 등이 모두 한 목소리로 군통치 종식 구호를 외쳤습니다.

특히 이날 시위에는 여성 시위자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한 여성은 군최고위원회의 여성들에 대한 인권침해 사례를 적은 구호판을 높이 들고 행진했습니다.

군최고위원회는 이곳 타흐리르 광장에서 시위에 참가한 여성들을 공격했을 뿐만 아니라 이집트의 법이 여성들에게 불공평하다고 이 여성은 강조합니다.

이집트 여성들은 최근 자신들의 인권침해에 항의하는 목소리를 과감하게 높이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또 이전에 비해 수적으로 그리고 조직적으로 시위에 참가하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집트 사회에서 여성들이 얼마나 취약한 위치에 있는지를 큰 소리로 알리고 있는 겁니다.

최근 여성 시위자들에 대한 보안군의 무자비한 진압이 많은 여성들을 분노케 하고 시민들도 함께 분노하고 있습니다. 보안군이 연약한 여성들을 곤봉으로 구타하고 발길로 마구 차는 모습이 동영상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여성들과 함께 시민들이 거세게 항의하며 군최고위원회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여성들을 동정하는 시민들의 수가 며칠 사이에 엄청나게 늘어 났습니다.

그러는 한편에선 시위에 참가했다가 총격으로 사망한 저명한 이슬람 성직자에 대한 추모 시위대가 행진했습니다. 셰이크 에마드 헤파트라는 성직자는 지난 주 카이로에서 시위에 참가했다가 살해됐습니다.

한 시위자는 에파트 성직자의 영정 사진을 들고 행진하면서 이 성직자의 희생이 그리고 그의 죽음에 대한 진압군의 개입 부인이 시민들을 더욱 분노케 한다고 말합니다.

성직자, 에파트는 진압군 저격수의 총격으로 심장을 맞아 사망했는데도 군당국은 부인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한다는 소리가 총탄이 심장에 맞은 게 아니라 복부에 맞았다는 변명을 늘어 놓고 있다고 분개합니다. 그리고 진압군이 성직자를 살해한 게 아니고 누군가 제 3자의 소행이라며 거짓말을 한다는 겁니다.

이날 시위대는 각계, 각층의 다양한 사람들로 이루어졌지만 적어도 한 가지에 대해서는 똑 같은 마음이라고 말합니다. 군최고위원회가 즉각 물러나고 민간 정부에 권력을 이양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집트는 세 차례 총선거중 두 차례 선거를 치렀고 이슬람 성향의 정당들과 보수 세력이 크게 압도하고 있습니다.

군최고위원회는 그런 가운데 대통령 선거를 2012년 7월 이전까지 실시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집트 시민들은 내년 1월로 앞당겨 실시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