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오는 4월 한국의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지역구에 출마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태 전 공사와 앞서 국회의원에 도전했던 탈북민들은 모두 한국에서 마음껏 누리는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북한 주민들도 누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출마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선명)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는 11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는 4월에 실시되는 한국 국회의원 선거에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태 전 공사는 한국 정부가 지난해 탈북민 2명을 일방적으로 북송하는 등 현 대북 정책과 통일 정책이 엉뚱한 방향으로만 흘러가고 있는 데 큰 좌절감을 느꼈다며, 비례대표가 아니라 지역구에 출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태영호 /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
“저는 대한민국의 그 어느 누구보다 북한 체제와 정권에 대해 깊이 알고 있습니다./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하여 남과 북의 진정한 평화통일을 위한 현실적인 통일정책, 국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진정한 통일정책이 입안되고 실천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북한 외무성 유럽국 부국장을 지낸 태 전 공사는 2016년 가족과 함께 한국에 망명한 뒤 최근 민간단체를 설립해 북한의 변화를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회령 출신의 탈북 인권운동가로 과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초대됐던 지성호 나우 대표를 영입했습니다.
북한 `고난의 행군’ 시절 열차에서 떨어져 왼쪽 팔과 다리를 잃은 뒤 탈북한 지 대표는 4월 총선에 자유한국당 비례대표로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성호 / 탈북 인권단체 나우 대표
“대한민국은 국민 그 자체로 자유를 선물 받고 태어난 것입니다. 소중한 것은 소중하게 잘 지키고 좋은 것은 주변에 전해야 합니다. 가장 가까운 (북한의) 우리 형제자매들에게 말입니다.”
탈북민들은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 윤승길 씨가 최초로 한나라당 비례대표 예비후보로 등록했다가 뜻을 접었고, 탈북 여성 박사 1호로 미국 정부의 ‘용기 있는 국제 여성상’을 수상했던 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도 소수 정당인 국민실향안보당 비례대표로 나섰지만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탈북민들의 국회의원 도전은 4년 뒤인 2012년 19대 총선에서 김일성대학 출신 경제학자로 통일교육원장을 지낸 조명철 박사가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의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하면서 결실을 거뒀습니다.
조 박사는 당시 VOA에, 북한의 올바른 변화와 이를 위한 한국 정치권의 통일된 목소리, 통일의 마중물인 탈북민들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은 지난해 말 현재 3만 3천 523명. 한국 국회에 탈북민 출신 두 번째 국회의원이 탄생할지 주목됩니다.
VOA 뉴스 김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