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북 협상 실무자들이 최근 잇따라 자리를 옮기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이같은 인사이동은 미북 협상 진전의 가능성이 낮다는 방증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미북 협상의 실무 책임자인 알렉스 웡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가 12일 유엔 차석대표에 지명됐습니다.
앞서 웡 부대표의 전임자인 마크 램버트 전 대북특별부대표도 지난해 말 국제기구국으로 자리를 옮겨 북한 문제에서 거리를 뒀습니다.
대북 정책 인사들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이같은 인사이동은 낮은 대북 협상 진전 가능성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이미 예상됐던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 재개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북 정책 담당자들이 승진 이동할 것이라고 이미 예상했습니다. 알렉스 웡이나 마크 램버트 같은 인사들이 북한과 관련해 마땅히 할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필립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 선임보좌관은 이번 인사로 대북협상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이 지난해 11월 대북정책특별대표에서 부장관으로 승진할 때부터 예상됐던 일로, 연이은 인사이동에 따라 새로운 대북 협상팀을 제대로 구성할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필립 윤 / 전 국무부 대북정책 선임보좌관
“비건 부장관은 부장관으로서 다른 업무가 주어지게 됩니다. 북한 문제에만 집중하는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맡고 있던 때와는 명확히 다르죠.”
이번 인사는 북한의 대화 거부에 따른 미국 대북 외교의 사실상의 축소나 포기로 읽힐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이번 인사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외교를 축소하거나 포기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북한이 지속적으로 대화를 거부했기 때문이죠.”
미국 외교협회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도 현재로서는 비건 부장관이 북한과 관련해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다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대화에 임할 자세만 돼 있다면, 비건 부장관은 곧바로 협상팀을 꾸릴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익연구소 국장은 국제외교는 시의성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지적하고 미국과 북한 모두 현 상황이 관계 정상화나 비핵화 합의를 끌어내기에 적절한 시점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