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 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세계 대유행, 즉 팬데믹을 선언한 뒤 한국인 입국을 제한하는 나라가 140개국으로 늘었습니다. 한국 내 감염 증가 추세는 주춤해졌지만, 사망자가 잇따르면서 치사율이 높아지고 있는데 쉽게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형진 / 영상편집: 김선명)
한국인들의 입국을 막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한 나라가 16일 오후 2시 현재 142개국으로 늘었다고 한국 외교부가 집계했습니다.
남미의 볼리비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4개 나라가 추가된 것인데, 이에 따라 아예 입국을 막거나 한국을 떠난 뒤 일정 기간이 지나야 입국을 허용하는 등 명시적 입국 금지 국가와 지역은 80곳에 이릅니다.
한국발 여행자들을 격리 조치하는 지역과 국가는 중국 등 17곳으로 특히 중국 내 22개 지방정부가 포함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증가 추세는 하루 백 명 아래로 주춤해졌지만,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치명률은 급증했습니다.
16일 0시 기준으로 확진자 8천236명 가운데 75명이 사망하면서 치명률은 0.91%, 지난 1일 0.4%대의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중증 환자가 9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추가 사망자 수는 더 늘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문가들은 현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경증 환자와 중증 환자를 제대로 분류해 치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종혁 /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가정의 전문의)
“사망률을 낮추려면 경증과 중증 환자를 분류하는 것에서부터 제대로 되어야만 해요. 만약 이 분류조차 잘 안 된다 그러면 의료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해서 사망률을 최소로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박 대변인은 그러면서 더 중요한 것은 감염자 수라며, 이는 ‘방역’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이고 덧붙였습니다.
사망자 수가 더 나올 수 있겠지만 한국의 의료시스템 수준이 좋아 사망률이 급격히 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정기석 교수 /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전 질병관리본부장
“우리가 사망을 어차피 하더라도 사망에 도달할 때까지 날짜를 늦추고 있어요. 쉽게 안 돌아가신다는 거죠. (의료진이) 끝까지 하기 때문에. 앞으로 좀 더 올라갈 순 있는데 사망률이 더는 많이 안 올라갈 거예요.”
하지만 대구처럼 의료기관 포화로 환자를 수용 못 하는 일이 수도권에서도 발생한다면 치사율은 올라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16일 경기도 성남의 소규모 교회에서 목사와 신도 등 47명이 집단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정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서울 구로구 콜센터 확진자 128명에 이은 수도권 내 집단 감염으로 보건 당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지의 바이러스인 만큼 금방 사라질 것이라고 쉽게 단언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