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북한 ‘탈북민 비난’…탈북민 ‘영향력’ 방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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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연일 관영매체와 군중집회를 통해 탈북민들을 비난하는 것은 탈북민들의 높아진 영향력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미국 내 탈북민들이 말했습니다. 정보 유입 활동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을 위한 탈북민들의 인권과 정치 활동이 북한 내 동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미국에서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탈북민 갈렙 씨는 북한 수뇌부와 기관 매체들이 연일 탈북민들을 비난하는 것은 그만큼 탈북민들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한국 내 탈북민들의 국회의원 당선 등 높아진 영향력을 의식하면서 북한 수뇌부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탈북민들의 활동을 두고만 본다면 커지는 내부 동요를 막기 어렵다고 판단해 거칠게 반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갈렙 / 탈북민 출신 미국 공무원

“저는 북한 보도를 보면서 탈북자로서 분노보다는 북한이 어느 정도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는생각을 더 많이했습니다. 그만큼 ‘탈북자’라는 말을 대중화시켰다는 것은 이번에 (한국에서) 당선된 두 국회의원들을 비롯해 탈북자들의 영향력을 많이 의식했다는 거죠.”

미국에서 대북 인권운동가로 활동 중인 탈북민 박연미 씨는 탈북민들이 북한 정권에 중대한 위협으로 부상했기 때문에 전례없이 표적으로 삼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탈북민들의 대북 정보 유입과 인권 개선 활동이 북한에서 금기시되는 김씨 일가의 정체성과 부정부패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수뇌부가 거칠게 반발한다는 것입니다.

박연미 / 탈북민 출신 대북 인권운동가

“항상 북한 정권은 비난할 대상을 찾잖아요. 미국 때문에 일제 때문에, 안기부 때문에 힘든 거야. 요즘은 그게 탈북자들에게 불똥이 튄 것 같아요.”

실제로 대형 풍선을 통해 북한에 전단을 보내는 탈북민 단체들은 북한 수뇌부 문제 등의 정보를 담은 전단이 최근 자동항법장치인 GPS 기술 발달로 평양 시내에 떨어지는 횟수가 늘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특히 평양은 지방과 달리 주요 기관과 대학생 등 엘리트 집단이 많아 북한 수뇌부가 상당히 긴장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과거 평양시 군중집회에 자주 동원됐던 탈북민 켄 씨는 군중대회에서 탈북민 비난 구호를 외치지만 속으로는 탈북민들을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며 당국의 사상교육과 구호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는 북한 주민들이 한국인 등 지구촌 주민들과 정기적으로 소통하도록 허용할 것을 북한 당국에 촉구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VOA에 보낸 성명에서, 왜 북한에 풍선을 통해 정보를 보낼 수밖에 없는지 그 이유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면서 북한 주민이 외부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면 탈북민들이 풍선을 통해 정보를 북한에 보낼 필요도 없다며 북한 주민들의 자유로운 정보 소통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VOA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