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북한 재난 대응 ‘구조적 문제’…개선할 점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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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단 태풍과 홍수로 큰 피해를 입은 북한의 재난 대응에 구조적 문제가 산재해 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왔습니다. 과거보다 재난 대응과 예방 측면에서 다소 발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는 지적입니다. 오택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벤자민 실버스타인 미국 외교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의 최근 재난 대응과 관련해 현시점에서 온전한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과거에 비해 국가 차원의 재난 방지 대응에 있어 일정 부분 진전된 면이 있다면서 TV 중계를 주목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보편적으로 이뤄지는 재난 대응 중계이지만 북한은 이번에 처음으로 태풍 현장에 취재진을 보내 과거에 없던 재난 보도를 했는데 실버스타인 연구원은 이 같은 보도와 조기 경보를 통해 일반 대중들에게 상황을 알려 생명을 살리고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재난 관리 능력 전반에 혁신적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원을 투자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이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북한의 재난 대응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습니다.

제롬 소바쥬 전 유엔개발계획 평양사무소장은 북한의 폐쇄적인 특성이 홍수 등 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외부 지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제롬 소바쥬 / 전 유엔개발계획 평양사무소장

“대부분 나라들은 매우 다양한 분야의 정보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는데 북한은 그렇지 않아 여러 국제단체들이 북한에 조기 경보시스템 설치를 위한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소바쥬 전 소장은 또 북한은 대민 경보 시스템에서도 한계를 보이고 있으며 평양 같은 대도시를 제외한 지역에는 라디오나 휴대전화 같은 통신망이 갖춰지지 않아 재해 정보를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최운섭 미국 밀워키-위스콘신대 지리학 교수는 VOA에 지난 2014년과 2017년 위성 사진을 활용한 연구를 통해 북한의 산림 파괴 현상이 심각한 것을 확인했다며 홍수 피해 발생의 근본적 원인이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운섭 / 밀워키-위스콘신대 지리학 교수

“산림이 있을 때와 없을 때와는 지표면에서 물이 흘러가는 속도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일단 속도에 영향을 많이 줍니다.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면 지표면이 받는 충격이 훨씬 적죠. 결국 쉽게 말하면 확률이 커지는 즉 홍수의 위험도가 커지는 거죠.”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국장은 재난 대응에 있어 자원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현재 북한 체제 아래서는 충분한 자원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제재에서 벗어나 외부 세계와 관여하며 재난 대비와 관련한 자원과 전문성을 얻어야 재난에 대처할 수 있는 사회기반시설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