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과 일본, 호주를 포함한 아시아 핵 계획그룹 창설을 제안한 미국과 영국, 호주의 전직 고위관리들이 한일 갈등으로 중단된 미한일 3국 공조 체제 구축을 재추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아시아 핵기획그룹을 창설해, 호주와 일본, 한국의 참여를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척 헤이글 전 미국 국방장관, 말콤 리프킨드 전 영국 외무상, 이보 달더 시카고국제문제연구소 회장 겸 전 북대서양조약기구 미국 대사가 최근 미국의 유력 외교안보 전문지인 포린 어페어즈에 공동 기고문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동맹의 핵무장과 차기 확산 위협 예방법’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경색된 한일 관계 때문에 수년간 중단된 일본, 한국과의 3자 공조 체제 구축을 재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이 과정에서 아시아 핵기획그룹을 창설해 호주, 일본, 한국의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또 미국, 호주, 일본, 인도로 구성된 역내 4자 안보 대화 ‘쿼드’에 한국이 참여 의사를 밝힌다면 포함시키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미국과 영국 호주의 전직 고위 관리들은 이어 아시아 내 미국의 확장핵 억제력의 약화를 지적하면서, 핵확산금지조약 NPT에 대한 동맹들의 셈법이 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한국과 일본이 핵무장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상황에 대해 거듭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이들 세 사람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피폭 경험이 있는 일본의 경우 최근 중국의 도발과 북한의 핵 고도화에 따라 미국의 핵 확장 억제력이 계속 유효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일본 정부가 아직 공개적으로 핵무장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가 허용되고 충분한 기술을 보유한 만큼, 결정만 한다면 빠르게 핵무장 국가로 전환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 역시 북한이 지난 2006년 첫 핵실험을 진행한 이후 수 백 가지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핵무장을 하고 있지 않은 한국 현실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으며, 많은 한국인들은 미국이 냉전 이후 철폐한 단거리, 저위력 전술 핵무기의 재도입을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들 전직 고위 관리들은 이런 상황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동맹 재구축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고 핵심 동맹과 호주, 일본, 한국 정상들과의 통화에서 이런 기조를 재확인한 것은 매우 올바른 판단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미국은 많은 국정과제들 중에서도 미국의 억제력과 방어 역량의 전반적 개선과 아시아, 유럽 동맹에 대한 미국의 핵 전략 수립 과정 참여 확대 등을 최우선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세 사람은 앞서 미국과 한국, 일본, 호주, 유럽 등의 전직 외교안보 고위 관리들이 바이든 행정부에 제안하고, 지난 11일 공개한 아시아 핵기획그룹 창설 제안 보고서 작성을 주도했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