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G7 정상들이 공동성명을 통해 천명한 내용에는 북한의 비핵화와 대북 제재, 인권 등 북한과 관련해 풀어야할 사실상의 모든 문제가 포함돼 있습니다. 북한은 이런 문제들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반발해온 것들인데, 이번 성명으로 북한은 상황에 따라 대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강경한 움직임을 택할 수도 있다고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형진 / 영상편집: 강양우)
이번 G7 주요 7개국 공동성명에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대북 제재의 완전한 이행, 그리고 북한 내 인권 문제가 포함됐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국제사회가 대북 압박 공조를 공식 천명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한국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G7 공동성명에 북한과 관련한 내용이 담긴 데 대한 입장을 묻는 VOA의 질문에 한국은 초청국 자격으로 이번 회의에 참석해 성명에 서명을 하지 않았다면서 별도의 내용을 전할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다만 G7 정상들이 미국이 외교적 노력을 지속할 준비가 돼 있다는데 대해 환영하고 북한에 대한 대화 호응을 촉구한 내용을 평가한다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해 국제사회와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이번 성명 자체로 북한이 실질적 압박을 느끼지는 않겠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으로 대미 대남 메시지의 책임자격인 김여정 부부장 등이 나서 반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박형중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 입장에서 보자면 일단 추상적으로 미국과 G7의 압박이 세진 걸로 볼 수 있는데, 말로 하는 압박이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크게 달라진 것은 없겠죠. 이번 G7 통해 다시한번 미국의 대북정책이 확인됐는데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한다면 김여정이 1차적으로 나서는 것이 확실하게, 이를테면 미국이나 한국 대상으로 자신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김 부부장은 지난 1월 한국군을 비롯한 한국 정부를 향해 ‘특등 머저리들’이라고 비난했고, 지난해 6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사흘 전에는 자신 명의의 담화로 이를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이 취할 대북 기조에 따라 북한이 앞으로 있을 도쿄올림픽이나 8월 미한 연합훈련에 맞춰 군사적 움직임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신범철 / 경제사회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G7 공동성명은 사실 북한이 예상했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고 봅니다. 다만 북한은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고려해가면서 향후 7월 동경올림픽이나 8월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응해 나가는 수준에서 군사도발을 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봐요. 7월 동경올림픽 전에 북한이 한반도 정세를 경직시키는 군사도발을 할 경우 미국이나 일본은 북한을 설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되거든요.”
노동당 3차 전원회의를 앞두고 지난 11일 열린 중앙군사위에서 나온 내용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박원곤 /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당 중앙군사위에서 나온 내용들을 보면 혁명무력의 전투력을 더욱 높이겠다는 얘기도 있고 전략적 과업과 혁명 무력의 강화 발전을 위한 ‘방도들’을 밝혔다는 애기들도 나옵니다. 그렇다면 지난 1월 8차 당대회 때 북한이 굉장히 다양한 그들의 표현으로 핵 무력을 앞으로 개발하겠다라고 얘기를 했는데 그 과정과 또 앞으로의 지속성 등을 얘기할 가능성 등이 있죠.”
박 교수는 또 북한이 가진 많지 않은 카드 중 하나가 군사력인 상황에서 일종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전술핵 개발과 관련한 움직임이 있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G7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 가지가 모두 언급된 셈이라며 북한이 향후 이와 관련된 대외 협상력을 높이려는 기조를 더욱 분명히 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