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한국전 ‘무명용사 유해’ 확인…최대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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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직후 미국으로 송환돼 수십년 동안 안치돼 왔던 미군 무명용사 유해에 대한 신원 확인 작업이 미국 정부의 최대 유해 감식 프로젝트가 되고 있습니다. 송환 당시 방부 처리돼 식별이 불가능했던 유해 650여 구를 모두 분석할 수 있는 신기술이 개발돼 미국 국방 당국은 획기적 성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시영 기자입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강양우)

한국전쟁이 멈춘 뒤 미국으로 송환된 무명용사들은 당시 신원 확인 불가 판정을 받고 펀치볼 국립묘지로 불리는 하와이 호놀룰루 국립태평양 기념묘지에 안장돼 있었습니다.

미국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 실종자 확인국’ DPAA의 제니 진 박사는 최근 VOA에 지난 2018년 8월 이들 무명용사 묘지에 대한 공식 개장 허가가 난 뒤 2단계에 걸쳐 파묘 절차가 진행됐다고 밝혔습니다.

미국땅에 70년 가까이 묻혀 있던 867구의 한국전 참전용사 유해 가운데 이미 개장한 유해를 빼고 모두 652구를 실험실로 옮기는 대작업이 시작된 겁니다.

제니 진 /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 실종자 확인국 박사

“저희 DNA랩에서 새 추출법을 개발해보자고 해서 5년 이상 프로젝트를 시작해서 그 부분이 성공적으로 기술개발이 됐고, 그 과정에서 저희는 저희 랩대로 뼈를 보고 '흉부 엑스레이 비유법'을 개발해서 성공적으로 신원 확인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북한과 남북 접경 지역에서 사망한 미군 유해 867구가 ‘무명’으로 분류된 건 DNA 시료를 채취할 수 없었던 뼈의 특성 때문이었습니다.

송환 당시 일본을 거쳐 하와이까지 긴 항해를 앞둔 시신에 방부용액을 사용하면서 유기물까지 모두 녹아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에 제니 진 박사가 소속된 하와이 소재 감식소는 진전된 DNA 분석 기술과 함께 빗장뼈로 불리는 유해의 쇄골을 70년 전 엑스레이 기록과 비교해내면서 완전히 새로운 신원 확인 기술을 개발해냈습니다.

제니 진 /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 실종자 확인국 박사

“모든 6백 구 넘는 유해들이 다 재개장 될 겁니다. 이 부분은 기존에 해왔던 다른 북한에서 송환받은 유해들보다 규모가 훨씬 큽니다. 저희 기관의 신원 확인을 이끌어 갈 중심이 될 큰 프로젝트가 되지 않을까 기대를 걸어 봅니다.”

진 박사는 전체 개장까지 최대 7년 정도, 유해 감식을 통한 최종 신원 확인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면서, 미군 용사의 마지막 여정을 누구보다 기다리는 유가족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제니 진 /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 실종자 확인국 박사

“유해가 현재 미국 땅에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것을 재개장해서 신원확인을 해 달라, 이런 요청을 오랫동안 해왔고요. 그런 점에서 이제 전체 개장 허가가 떨어지게 된 데 대해서 상당히 반가워하고 있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은 지난 10일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1950년 12월 장진호 전투에서 실종됐던 빌리 로저스 하사의 유해를 9일 최종 신원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올들어 첫 한국전 참전 용사 신원 확인 사례입니다.

이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수십년 동안 미국에 안치돼 있던 한국전 무명용사들에 대한 감식은 미국 국방부의 최대 신원 확인 프로젝트로 다시 떠올랐습니다.

VOA 뉴스 김시영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