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실시된 21대 총선거에서 탈북민 출신의 첫 지역구 국회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이 탄생했습니다. 미국 전직 관리는 북한 정권의 어떤 감시와 세뇌 위협도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한 북한인들의 열망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입증한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 영상편집: 조명수)
지난 2016년 여름, 한국에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주민등록상 태구민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국회의원 선거 지역구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습니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서울 강남갑 선거구에서 2위 후보를 압도적인 표차로 이기면서 지역구 주민 투표로 국회에 입성하는 첫 탈북민이 됐습니다.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때 북한 김일성종합대 경제학자 출신인 조명철 박사가 있었지만 비례대표였습니다.
태 전 공사는 당선 확정 후 지역 주민들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태구민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자 /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
“북한 출신으로 처음 지역구 의원으로 여러분들이 선택해 주신 데 대해 정말 감사드리면서 앞으로 여러분의 민심을 반영해서 여러분의 명령을 따르겠습니다.”(당선 영상)
태 전 공사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은 북한을 이해하지 못한 데서 출발했다며 북한의 실태에 맞는 대북 정책을 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선거 운동 때는 김정은과 자신과의 전쟁이라며 자신의 지역구 당선은 북한 엘리트들과 주민들에게 자유와 희망의 선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 왔습니다.
미래통합당의 자매정당인 미래한국당에서 비례대표 12번으로 출마한 북한 꽃제비 출신 탈북 인권 운동가 지성호 씨도 당선됐습니다.
미국의 전직 고위 관리와 인권 전문가는 출신 성분을 따지는 북한의 고위 외교관 엘리트 출신과 가장 열악한 계층 주민이 함께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는 소식은 북한 주민들에게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환영했습니다.
로버타 코헨 / 전 국무부 인권 담당 부차관보
“탈북민들의 국회의원 당선은 북한 주민들에게 자신이 믿도록 강요받는 것을 믿지 말고 자신의 생각도 김정은 정권에 의해 통제될 수 없다는 메시지 입니다.”
그렉 스칼라튜 /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요즘 대한민국 정부가 남북한 화해를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데요. 이 상황 속에서는 탈북자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두 분의 당선이 확정되면 그만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태 전 공사는 남북한 주민들을 모두 구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한국에서 태구민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했다면서 모두의 명령을 받들어 국회에서 열심히 일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