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북한 주재 대사들 ‘표현의 자유’ 제한”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북한에서 인터넷 사회 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북한 내 소식을 활발히 전하던 서방국 대사들의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의 경고가 있은 뒤부터 그런 모습인데, 북한이 정상 국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등 표현의 자유를 허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 영상편집: 조명수)

평양 주재 콜린 크룩스 영국 대사와 요아킴 베리스트룀 스웨덴 대사는 지난해 북한 주민들의 일상과 내부 소식을 ‘트위터’를 통해 자세히 전해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콜린 크룩스 / 북한주재 영국 대사 (지난해 6월)

“안녕하십니까? 저는 평양주재 영국대사 콜린 크룩스입니다. 여기는 평양 김일성 광장입니다. 이 나라에서 많은 문제를 처리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두 대사는 결혼식을 하거나 운동을 하는 평양 시민들을 비롯해 모내기와 추수하는 지방의 농민들, 결핵요양원 의료진 등 북한의 생생한 모습을 거의 매일 ‘트위터’에 올려왔었습니다.

무관중·무중계로 논란이 컸던 월드컵 축구 남북한 평양 예선전 모습을 생생하게 전했고,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일본인 요리사 실종설이 나돌 때는 그가 운영하는 식당을 직접 찾아가 촬영한 사진을 올려 북한 통신원 같다는 찬사까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두 대사의 이런 활동은 지난해 11월 VOA 보도 이후 북한 당국이 대사관에 공식 경고를 한 것으로 알려진 뒤 사라졌습니다.

트윗 횟수는 크게 줄었고, 북한 주민이나 일터의 모습 대신 대사관에서 키우는 동물이나 동료 외교관과 운동하는 모습, 다른 나라 외교관들과 친목 행사를 갖는 모습으로 바뀐 겁니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은 당시 VOA에, 북한 외무성이 평양의 모든 외국 대사관에 서한을 보내 북한 사회 내용을 ‘트위터’에 공유하지 말라면서 북한 안정을 저해하는 활동을 계속하면 큰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말했습니다.

두 대사는 이후 트윗 횟수와 내용을 제한했습니다.

크룩스 대사는 지난 3일 세계 언론자유의 날을 맞아 전 세계 언론인의 역할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영국 등 유럽 4개국 외무장관의 성명을 올렸습니다.

베리스트룀 대사는 이달 초 평양 주체사상탑과 류경호텔 앞에서 요가 매트를 깔고 탑과 나란히 거꾸로 선 채 홀로 요가를 하는 사진을 올리며 이런 시기에 동기가 부족한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인권단체는 평양 주재 대사들이 다른 나라 주재 대사들과 달리 표현의 자유를 제한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벤 로저스 / 세계기독교연대 동아시아 팀장

“이것은 북한의 현실을 보여주는 명백한 신호입니다. 북한에는 언론의 자유나 표현의 자유가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 정권이 이를 외국 외교관들에게 적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해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로저스 팀장은 북한이 경제를 발전시키고 정상 국가로 나아가려면 외교관들을 존중하고 주민들에게 인터넷 개방 등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